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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고통의 천국,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

정글게임랩 포스터 이미지

지난 8월 16일 각자 다른 배경을 가졌지만, ‘대중에게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뭉친 29명이 경기대학교 수원캠퍼스에 모였습니다. 바로 몰입 경험, 자기주도적 학습, 팀 협업이라는 크래프톤 정글(바로가기)의 철학을 기반으로 탄생한 예비 게임 개발자를 위한 프로그램,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의 입소식 현장이었는데요. 게임 개발의 기초부터 개발의 전 과정을 압축한 22주간의 결과물로 2024년 1월, STEAM에 6개의 게임이 출시되었습니다. 팀을 대표해서 일정을 관리하고, 출시를 책임지는 역할을 담당한 각 팀의 제작 관리자들은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을 ‘고통의 천국’, ‘터닝포인트’라고 회고했습니다. 각 팀의 제작 관리자 인터뷰를 통해 STEAM에 출시한 게임 소개부터 치열했던 22주를 마친 소감까지 함께 만나 볼까요?

Frostrain 고정우님

  • 팀: 스튜디오(STEWDIO)
  • 장르: 덱빌딩, 전략, 시뮬레이션
  • 설국열차에서 모티브를 얻은, 계속 이동하는 ‘열차 세계’를 관리하여 생존하는 게임입니다. ‘이동’하는 ‘직렬구조’의 ‘세상’이라는 특이한 테마의 재미에 중점을 둔 로그라이트 덱빌딩 장르의 게임입니다.
Frostrain을 개발한 팀 STEWDIO.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팀 STEWDIO의 고정우입니다. 저는 심리학과를 졸업했고 재밌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주로 담당하는 포지션은 기획 쪽이며, 제작 관리자를 맡아 Frostrain이라는 게임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게임을 출시했을 때와 출시한 후 유저분들의 반응을 볼 때 어떤가요?

감개가 무량합니다. 처음 출시할 때는 저희 스스로 ‘아, 이 요소들만 추가되었다면 더 재미있었을텐데!’를 생각하며 끊임없이 아쉬워했습니다. 그러나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게임을 재밌게 즐겨 주셨고, 큰 감동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재밌는 게임들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에픽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에픽 프로젝트는 특성상 위계나 서열이 존재하지 않는 프로젝트이기에 이 점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작용했습니다. 팀원간 의견이 조율되지 않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이를 조율하기 위해 며칠이고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저희 역시 극복했다기보다는… 그냥 ‘납득’했습니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순간이 오면 어느 순간 일단 달리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달렸기 때문에 무사히 출시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에픽 프로젝트는 정글 게임랩의 커리큘럼으로, 2개월 간 팀을 이뤄 게임 제작 후 STEAM에 출시하는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Necro Rumble 김민재님

Necro Rumble을 개발한 팀 테세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팀 태세파의 제작 관리자 김민재입니다. 게임랩에서 최고령자이고 LG전자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관리와 팀 조율에 집중하였습니다. 개발력이 필요할 때 개발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게임을 출시했을 때와 출시한 후 유저분들의 반응을 볼 때 어떤가요?

팀원들과 함께 출시 버튼을 누르는 순간의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첫 키스처럼 오래도록 남을 행복한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출시한 후 매일 스팀 통계페이지에 접속하여 유저수를 확인하고 유저들의 글과 영상을 찾아봅니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저희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점이 신기하고, 특히 아프리카에서 온 트래픽을 확인하였을 때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부정적인 의견이 있으면 가슴이 철렁하기도 하고 게임을 어떻게 하면 더 잘 만들 수 있었을까 아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에픽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설득입니다. 게임개발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였지만, 게임에 대한 취향은 각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만들고 싶은 장르도 다르고, 같은 장르라 하더라도 어떤 재미를 추구해야 하는 지 달랐습니다.  팀을 이루어서 게임을 같이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합의가 필요했고, ‘다수결은 없다’는 원칙 아래에서 서로가 설득될 때까지 끝장 토론하였습니다. 치열한 토론 끝에, 서로의 의견을 좁혀 나갔고 마침내 현재의 게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Gravitia 배주형님

Gravitia를 개발한 팀 Vuzzle.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비주얼 중심의 퍼즐게임을 만드는 버즐(Vuzzle)팀의 제작 관리자 배주형입니다.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예술공학을 전공한 후 게임에 대한 꿈을 갖고 정글 게임랩에 참여했습니다.

실제로 게임을 출시했을 때와 출시한 후 유저분들의 반응을 볼 때 어떤가요?

개발 단계에서 유저들에게 전달하고자 한 경험이 잘 전달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출시 이후 저희가 드리고자 했던 경험을 느낀 유저분들의 피드백들에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또한, 얼마 전 디스이즈게임 기자님께서 저희 게임에 대한 기사를 분석과 함께 써 주셨는데, 고민하며 제작했던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짚고 긍정적인 평가를 해 주신 것을 보며 앞선 걱정들이 온전히 해소되었던 것 같습니다.

에픽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팀원들 모두가 공감하는 재미를 찾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팀원들이 즐기는 게임의 장르들이 조금씩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로 게임의 주제 선정 가운데 4~5번의 기획이 만들어지고 엎어졌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배운 것은 재미의 규정을 장르에 국한하는 것이 아닌 자기 경험 중심으로 확장하게 되면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매력적인 세계관’, ‘자기 효능감을 주는 퍼즐’, ‘시스템과 컨셉이 맞아 떨어져 생기는 몰입감’ 등 팀원들이 공감하는 재미의 요소들이 나오게 되었고 이들의 교집합을 통해 Gravitia를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BoardLand 송수찬님

BoardLand를 개발한 팀 Highfish.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자반 고등어를 좋아하는 저희 팀은, 하이피시 팀입니다. 그리고 저는 하이피시팀에서 제작관리자를 맡고 있는, 송수찬입니다.

실제로 게임을 출시했을 때와 출시한 후 유저분들의 반응을 볼 때 어떤가요?

우선 저희 게임을 예상보다 많은 유저분들이 플레이 해 주셔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의도하고 추구하고자 했던 재미를, 유저가 그대로 느끼면서 플레이하고 리뷰를 달아주었을 때 가장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에픽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초반에 게임을 기획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팀원 모두가 인정하고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획을 결정한다는 것이, 불확실함으로 잘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에픽 프로젝트 이전, 약 2달의 교육 기간 동안 배웠던 지식들과 재미를 검증하는 경험 그리고 코치님들의 조언들이 의견을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어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Maneuver 이민석님

Maneuver를 개발한 팀 Penguin.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메뉴버를 제작한 팀 펭귄의 제작 관리자를 맡은 준비된 개발자(?) 이민석입니다. 저희 팀은 액션과 3D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모였고 프로그래밍 4명, 기획 1명 모두 공대생 출신이 만들어지게 된 팀입니다.

실제로 게임을 출시했을 때와 출시한 후 유저분들의 반응을 볼 때 어떤가요?

유저 분들이 토론 창이나 평가에 부족한 점을 남겨 주시는 게 마음은 아팠지만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유저와의 소통과 패치를 해본 경험입니다. 게임에 대한 피드백을 주신 분께 바로 다음날 해당 부분에 대해서 수정을 해서 답변을 드렸더니 다시 플레이 후, 긍정적 평가로 변경해주시고 플레이도 1시간 더 해 주셨던 게 가장 뿌듯했습니다.

에픽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3D에 아예 무지한 상태여서 게임에 어울리게끔 아트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게임 특성상 하나의 캐릭터가 1인칭과 3인칭 애니메이션을 혼용하는 등 관련 지식이 없으니 어려웠습니다.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AI를 활용하며 극복을 한 것 같습니다.

Underminer 이지훈님

Underminer를 개발한 팀 공명.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람들의 마음 속에 공명을 일으키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5명의 건장한 청년들이 똘똘 뭉친 팀 공명에서 일정 관리 및 밸런싱 작업을 담당한 제작관리자 이지훈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게임을 출시했을 때와 출시한 후 유저분들의 반응을 볼 때 어떤가요?

생각보다 많은 국적의 유저분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너무 놀라웠습니다. 2달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제작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공부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유저분들이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을 더 굳히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에픽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일정 조율입니다. 처음 단계에서 현재보다 더 큰 볼륨의 게임을 기획했고 그에 맞춰 팀 전체가 열심히 개발하며 달리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러나 팀 인원 모두가 순차적으로 코로나에 확진 되었고, 무리하여 개발에 집중하다 보니 또 다른 건강 문제가 발생하여 일정이 더 소모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획 단계에서 중요도가 높다고 생각한 부분을 우선적으로 개발하고 우선도가 낮은 부분은 차후에 개발을 도모하는 방식으로 일정을 조율하여 현재의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다른 곳들과는 차별화된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만의 특징이 있다면?

합숙

(Frostrain 고정우) 합숙입니다. 심리적으로 굉장히 큰 걸림돌이 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렇기 때문에 게임에 큰 열정을 가진 사람들만 모이게 됩니다. 22주간의 합숙을 통해 동료들과 정말 친해질 수 있었고, 그것이 값진 경험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Necro Rumble 김민재)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는 점입니다. 기숙사가 옆에 있고 강의실이 24시간 열려 있습니다. 이러한 여건 덕분에 게임잼을 하는 날에는 밤을 세워 개발하는 분위기가 됩니다. 

(Gravitia 배주형) 합숙을 통해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에 모두가 놓이며 이러한 몰입이 개개인의 성장에 큰 힘을 주는 것 같습니다.

“게임의 재미를 위한 몰입과 탐구” “게임 개발의 전 과정 경험”

(Necro Rumble 김민재) 취업을 위한 커리큘럼이 아닌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지’에만 집중합니다. 그래서 게임개발에 진심인 사람들만 모일 수 있었고, 게임의 본질에 대한 질적인 대화들이 늘 오고 갑니다.

(BoardLand 송수찬) 쉴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커피를 마실 때도, 심지어 잠을 잘 때도 게임을 개발하는 동료들과 함께 지내게 됩니다. 게임개발자로 둘러싸인 정글 게임랩은, 게임 개발에 몰입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Maneuver 이민석)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닌 재미를 탐구한 것이 가장 좋았습니다. 취업을 위해 다른 게임에 있는 기술을 구현해보고 저의 구현 능력에만 집착을 했던 과거를 반성하게 됐습니다.

(Underminer 이지훈) 다른 곳은 대부분 취업을 우선시하다 보니, 개인의 결과물에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하지만 정글 게임랩은 개인의 결과물이 아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스팀 출시를 위한 과정을 거치며 게임 개발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최고의 코치진”

(Maneuver 이민석) 현업 경험이 출중한 코치님들과 함께한다는 것 역시 저의 좁은 시야를 넓혀주는 계기가 되었고, 정글 게임랩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 코치진. (좌) 조기철, 최준혁, 임성진.

마지막 질문입니다. 22주간 달려온 정글 게입랩에서의 경험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Necro Rumble 김민재) ‘고통의 천국’입니다. 왜 재미가 없을까 고민하는 고통, 능력의 모자람에 아쉬워하는 고통, 잠을 줄여 개발하는 육체적인 고통, 나와 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을 설득하는 고통, 다른 목표를 가진 이들을 하나의 목표로 뭉치게 하는 고통. 그러나 열정과 의지로 그것들을 감싸 안으며, 마음껏 게임 개발을 누릴 수 있는 천국이었습니다.

(Frostrain 고정우) ‘인생의 터닝포인트입니다. 저는 전공도 게임과 관련이 없고, 주변에 저만큼 게임개발에 열정을 보이는 사람들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글 게임랩을 통해 게임개발에 열정이 있는 동료를 만나 직접 협업을 통해 게임을 만들며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Gravitia 배주형) 게임을 알게 해준 곳입니다. 22주간 게임을 좋아하는 29명의 동료들과 함께 생활하며 게임에 대한 견문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즐기지 않던 장르의 게임을 해보며 다양한 게임의 재미들을 알았고, 게임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을 접하며 편협했던 게임의 시야를 넓혀 주었습니다.

(BoardLand 송수찬) 게임랩이라는 정글은 다소 거칠고 힘들 수 있지만, 경험 그 자체입니다 버그를 고치기 위해 밤을 새고, 마감을 위해 밥을 거르며, 때론 하루 종일 개발하던 게임을 뒤엎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생전 안 해본 코딩도 해보고, 재밌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탐구를 수도 없이 했습니다. 다소 거칠고 힘들었지만, 모든 게 경험이 되었습니다

(Maneuver 이민석) 정글이라는 이름 답게 ‘적자 생존’이 떠오릅니다. 협업을 해야 하고 상황이 변하는데 ‘자신의 능력이 아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한다.’라는 생각으로는 도태되고 모두가 꺼려하는 팀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적응해야만 정글에서 살아남고 원하는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Underminer 이지훈) ‘게임 개발자가 되기 위한 최고의 수련의 장’입니다. 정글 게임랩을 통해 게임 개발에서 어떤 재미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것이며, 유저가 어떻게 체험하게 할 것인지 진심으로 고민하는 경험부터,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팀과 협업하여 제한된 기간동안 게임을 출시해 보기까지 많은 경험으로 단단해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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