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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단 하나의 게임만 한다면?

* 게임 회사 사람들, 그들이 사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피플온] 시리즈에서는 크래프톤 직원들의 이모저모를 낱낱이 살핀다.

재밌는 게임이 너무 많은 세상. 게임을 사랑하는 게임 회사 직원들에게 물었다. 남은 평생 단 하나의 게임만 해야 한다면 어떤 게임 하실래요?

10년 차 브론즈도 평생 플레이하면 골드가 될 수 있겠죠?
‘리그 오브 레전드’

이미지 출처: 리그 오브 레전드 공식 인스타그램

저는 아무래도 ‘리그 오브 레전드(롤)’를 평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즌2부터 지금까지 10년 가까이하고 있는데… 아직도 브론즈거든요~ 하하! 물론 제 목표는 처음부터 골드였답니다. 그래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는데요. 죽을 때마다 비수가 꽂히는 각종 말을 듣다 보니 죽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최선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최대한 몸을 사리며 하고 있어요. 몸을 사리다 보니 팀원들이 싸울 때도 그냥 바라보는 경우가 많아요. 예, 저는 아주 안 좋은 팀원입니다(여러분 죄송합니다!).

이미지 출처: 본인 제공

이러나저러나 어차피 전 많이 죽더라고요. 그래도 절대 항복은 하지 않습니다. 그 덕에 욕을 더 많이 먹지만 말이죠. 저는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고 생각해서 지더라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것에 의의를 두거든요. 가끔 너무 심하게 말씀하시는 분들에게 ‘브론즈한테 뭘 바라~’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 브론즈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저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남들이 10일 만에 터득할 걸 10년 동안 터득하고 있지만… 그래도 10년 더 하면 저도 골드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언젠가는 모든 캐릭터를 마스터하겠다는 목표도 있어요. 지금은 할 줄 아는 캐릭터가 10개도 안 되거든요. 그러고 보면 1년에 한 개씩 배운 셈이네요? 에잇, 브론즈한테 뭘 바라~껄껄 Accelerator실, 서임

스토리 탄탄한 NO.1 게임, ‘보아 인 더 월드’ 

이미지 출처: 본인 제공

민망하지만 어렸을 때 재밌게 했던 ‘보아 인 더 월드’를 선택하겠습니다. 보아를 동경했던 초딩때 시작했지만 요즘도 가끔 플레이하는데, 지금 봐도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에요. 특히 그림체가 귀엽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보아 팬으로서 귀여운 보아 캐릭터를 보는게 즐거웠거든요. 내가 직접 좋아하는 가수를 세계적인 가수로 키운다는 것도 정말 행복했어요. 다른 게임에 비해 애정을 담아서 했습니다.

게임 속에서 1년 동안 보아의 매니저가 되어 스케줄을 관리하고 여러 능력치도 개발해요. 타자 치기, 퍼즐 게임 등으로 연기, 댄스, 예능 점수를 올려야 해서 소소한 재미가 있죠. 보아와 선물을 주고받으며 친밀감도 쌓을 수 있어요. 마지막에는 한·중·일 3개국 가수, 배우, 예능인 총 시상식이라는 거창한 시상식이 열리는데요. 거기서 보아가 1위로 호명되면 크~ 정말 뿌듯하답니다. 다양한 엔딩이 없는 건 아쉽지만, 여러 번 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어요. 누구나 재밌게 할 수 있는 단순하고 귀여운 게임이니 계속 플레이해도 지겹지 않을 것 같아요. PR팀, 쪼니

게을러도 괜찮아! 평화로운 대농의 길, ‘헤이데이’

이미지 출처: 구글 플레이 스토어

평소 즐기는 게임이 많아서 하나를 꼽는 게 어려웠지만 저는 모바일 게임 ‘헤이데이’를 고르겠습니다. 이미 8년째 하고 있는데 여전히 애정 하는 게임이에요. 소소한 재미가 있는 게임이거든요. 농장을 꾸리는 게임인데, 단순히 농식물만 재배하지는 않아요. 가축 돌보기, 낚시, 생산품 판매, 미션 수행 등을 통해 돈을 벌고 농장을 키울 수 있죠. 저는 부농을 꿈꾸기 때문에 농장의 땅을 넓히고 달걀, 고기, 치즈 같은 생산품을 판매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어요. 일정한 패턴으로 미션을 수행하면서 농장의 생산량을 늘려가는 재미가 커요.

그리고 ‘모여봐요 동물의 숲’과는 다르게 대출 없이 시작한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농장 관리에 며칠 소홀해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그 자체로 평화로운 게임이죠. 아낌없이 우유와 고기를 주는 동물들을 보고 있으면 힐링이 된답니다. 마침 올해가 서비스 10주년이라 큰 이벤트가 있지 않을까 기대중인데요. 전보다 유저가 많이 줄어서 다른 유저들과 함께하는 플레이가 적어진 게 아쉽지만, 저는 대농을 꿈꾸며 열심히 농장을 가꾸려고요.  BX실, 군고구마맛탕

이기든 지든 뭐 어때?
함께 하는 맛이 쏠쏠한 ‘철권’

이미지 출처: 스팀 커뮤니티

‘철권’이요! 1999년 처음 접한 이래 요즘도 가끔 플레이하고 있어요. 저는 원래 FPS 계열 게임을 좋아해요. 나에게 맞는 무기를 선택해서 상대방보다 먼저 방아쇠를 당기는 그 짜릿한 쾌감이 좋아요. 하지만 철권은 철권 나름의 재미가 있죠. 오직 캐릭터의 피지컬과 기술을 활용해서 대결하는 대전 격투 특유의 묘미를 즐길 수 있거든요. 근데 뭐 저는 그동안 많이 졌고 지금도 많이 져요. 예전에 철권 세계 랭킹 1위인 분과 만난 적이 있는데, 고수들은 눈과 손이 동시에 움직이더라고요.

위기 상황에 처해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플레이하는 걸 보며 감탄이 절로 나왔죠. 하지만 저는 기록에 대한 목표가 없어요. 오히려 기록을 신경쓰지 않아서 오래 플레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기록에 연연하기 시작하면 게임의 즐거움보다는 고단함이 커지더라고요.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사람들과 함께 철권을 플레이할 때 가장 즐거워요. 같이 게임할 가족, 친구들이 있는 한 철권은 평생 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Comm본부, 40대 중반의 회사원 아저씨

크래프톤에서 돈 벌고 크래프톤 게임에 돈 쓰기
‘테라 히어로’

이미지 출처: 테라 히어로 공식 홈페이지

‘테라 히어로’를 고르겠습니다. 마음 편히 나갈 수 없는 시기다 보니 테라 히어로의 방대한 세계를 여행하고 있거든요. 처음에는 비주얼에 끌렸는데 요즘에는 스토리에 놀라고 있어요. 스토리가 정말 탄탄하더라고요. BGM도 훌륭해요. 현실에서 이어폰 꽂고 산책하는 대신 BGM 들으며 게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죠. 힐링 게임이 따로 있나요? 이런 것도 나름의 힐링이라 생각해요.
 
보통 온라인 게임을 하는 사람은 다 하드 유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저는 특별한 목표를 설정해두지 않고 일과를 마무리한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플레이하는 걸 좋아해요. 물론 가끔은 도전 모드를 즐기기도 하는데요. 도전 모드에서 황금 골렘의 보물창고가 정말 재밌더라고요. 황금 골렘의 보물 창고는 ‘황금 골렘’을 공격해서 골드를 획득하는 모드에요. 전투를 시작하면 황금 골렘이 반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순찰을 하는데, 한 바퀴를 완전히 다 돌기 전에 쓰러트려야 해요. 맵 중앙에 나오는 몬스터를 빠르게 처치하면서 60미터를 이동하기 전에 스킬을 잘 넣어주는 게 핵심이죠. 이 외에도 재밌고 긴장감 넘치는 도전모드가 많아요. 크래프톤에서 퇴근하면 크래프톤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 제 삶의 작은 낙이랍니다. 펍지 Console Dev본부, 성주현

역변의 아이콘 망나뇽 포레버!
‘포켓몬스터’

이미지 출처: 포켓몬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저는 지난 20년 동안 플레이한 ‘포켓몬스터’를 선택할래요. 게임보이부터 닌텐도 스위치까지 20년 동안 포켓몬 시리즈를 플레이할 수 있는 기기는 계속 변해왔지만, ‘포켓몬과 떠나는 주인공의 성장기’라는 포켓몬 시리즈 스토리의 뼈대는 변하지 않았죠. 그래도 포켓몬 시리즈는 늘 새로워요. 새로운 지역에 도착하면 ‘저 수풀에서는 어떤 포켓몬이 나올까?’, ‘저 트레이너는 어떻게 나한테 승부를 걸까?’ 상상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요. 그동안 800마리가 넘는 포켓몬을 모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시즌 1부터 함께한 망나뇽! 예, 포켓몬 시리즈 역변의 아이콘으로 유명한 그 망나뇽 맞습니다!

제 눈에는 어릴 때나 커서나 특유의 둥글둥글한 몸이 귀엽게 느껴져요. 게다가 꽤 강해서 많은 승리를 안겨주기 때문에 트레이너로서 좋아할 수밖에 없죠. 물론, 포켓몬이 강하다고 해서 무조건 대전에서 이길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멤버를 잘 짜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상대 포켓몬의 특성을 잘 고려해서 대전 멤버를 짜야하죠. 공격과 동시에 캐릭터를 교체하는 ‘유턴’ 과 같은 기술을 익혀서 전투력에 반전을 꾀할 수도 있어요. 귀여운 포켓몬이지만 대전은 언제나 치열하거든요. 매 시리즈마다 새로운 포켓몬이 등장하는데 저는 아직 못 만나본 포켓몬이 많아요. 싸워보지 못한 트레이너는 더 많겠죠. 아무래도 평생 해도 부족할 것 같네요. 테라 QA실, 블루피

나는 배 당신은 항구?
빠져나올 수 없는 악마의 게임, ‘풋볼매니저’

이미지 출처: 스팀 커뮤니티

평생 하려면 할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게임을 골라야겠네요? 저는 ‘풋볼매니저(FM)’를 선택하겠습니다. FM은 팀을 고르는 것에서 시작해요. 구단주가 부자라 넉넉한 지원을 해주는 팀,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팀, 아마추어 팀 등 다양한 컨셉의 팀 중에서 고를 수 있죠. 팀을 고른 후에는 운영 방식과 전략을 정해요. 유망주를 데려와서 몸값을 키우고 다시 비싸게 팔지, 아니면 유명 선수를 데려와 빠르게 성적을 낼지 등을 고민해야 하죠.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 언제나 새로울 수밖에 없어요. 저처럼 평소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헤어나올 수 없는 ‘악마의 게임’이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처음 시작할 때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는 게 흠이지만, 게임 속 데이터가 현실 축구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에 축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재미를 붙일 수 있어요. 하지만 현실에서 강한 팀과 선수를 선택한다고 해서 언제나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건 아니에요. FM에서는 영원한 강팀도 없고 영원한 약팀도 없어요. 약팀이라도 전략과 투지로 충분히 승리할 수 있거든요. FIFA에 비해 그래픽이 아쉽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FM을 사랑하는 이유죠. 장르 불문 재밌는 게임이 많지만 아무래도 저는 FM의 매력에서 오래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아요. 제가 배라면 FM은 항구라고나 할까요? 펍지 Ingame Design팀, 김기현

‘아직도 그 게임을 해?”
앞으로도 계속할건데요? ‘쿠키런’

이미지 출처: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아직도 쿠키런을 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지만 저는 늙어 죽을 때까지 쿠키런을 하고 싶습니다. 2012년, ‘쿠키런 for kakao’부터 시작된 저의 질주는 ‘쿠키런 : 오븐브레이크’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죠. 쿠키런은 시각적으로 예쁜 요소가 많은 게 매력적이에요. 일단 쿠키 캐릭터가 귀여워요. 맵 디자인이나 스토리도 동화 같죠. 캐쥬얼 러닝 게임이라 플레이가 어렵지 않은 것도 장점이에요.

보상으로 귀여운 쿠키와 펫을 쉽게 획득할 수 있어서 수집 욕구를 채울 수도 있어요. 새로운 쿠키가 출시되면 관련 스토리가 이벤트를 통해 공개되는데, 이벤트에 참여하다 보면 마치 한 편의 동화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답니다. 그래서 계속 모으고 싶은 마음을 멈출 수 없어요. 맵만 자주 업데이트해준다면 앞으로도 저는 평생 쿠키런을 할 것 같아요. 저는 아직 더 달리고 싶습니다! QA본부, 혁신

아이언포지 뒷산을 등반할 때의 감동을 아시는 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미지 출처: 와우 공식 페이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우)’를 고르겠습니다. 여러 번 다시 해도 재밌는 게임이 와우에요. 결말이 고정된 게임이 아니라서 언제나 다른 이야기를 써내려 갈 수 있죠. 아직 유저가 많아서 주변 사람과 함께 즐길 수도 있어요. 

워낙 오래 사랑받아온 게임이다 보니 영화나 소설로도 만들어졌지만 이건 썩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팬심으로 봤지만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은 서막이 아니라 종막이었다고 생각해요. 기대를 많이 했는데, 오크들의 터질듯한 근육만 멋있더라고요. 와우는 게임으로 즐길 때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만약 제가 평생 와우를 한다면 뉴비들을 멱살 잡고 업어 키우는 고인물의 화신이 되고 싶어요. 저는 현실에서 한라산 등반했을 때보다 아이언포지 뒷산 등반했을 때가 더 감동적이었거든요. 많은 분들이 이 세계를 아셨으면 좋겠네요. 아제로스를 위하여! 테라QA실, 김가빈

은근슬쩍 본인이 애정하는 게임의 영업을 시도하는 크래프톤 직원들. 평생 단 하나만 해도 괜찮은, 오래오래 하고 싶은 게임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다행히도 남은 생 동안 수많은 게임을 할 수 있는 우리이기에, 앞으로도 다양하고 즐거운 게임 라이프를 [피플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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