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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최전선, 커뮤니티 반응을 살핍니다

* 게임 회사 사람들, 그들이 사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피플온] 시리즈에서는 크래프톤 직원들의 이모저모를 낱낱이 살핀다.

말 많고 탈 많은 게임 세계. 로열티 높은 게이머들은 애정하는 게임에 대해 직설적인 의견을 서슴지 않는데. 펍지에서 게임 관련 글로벌 커뮤니티 반응을 분석하는 이원혁 님을 만났다. 왠지 극한 직업일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떤가요?

안녕하세요 원혁 님,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Game Dev본부 Publishing HQ에서 PM 역할을 맡은 이원혁입니다. 게임 관련 글로벌 커뮤니티 반응을 수집하고 정리해 필요한 부서에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서비스 기획을 제안하기도 하죠.

반응을 수집하는 ‘커뮤니티’는 어떤 것들을 일컫는지.

저희 게임 유저들이 모여 있는 곳을 모두 커뮤니티라고 합니다. 배틀그라운드 공식 카페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공식 SNS 채널은 기본이고,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이나  ‘디스코드’처럼 게임 플레이어들이 모여서 노는 곳을 다 포함해요. 이러한 커뮤니티를 각국의 커뮤니티 매니저들이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그럼 커뮤니티별로 담당자가 정해져 있나요?

현재 국가별로 담당자가 지정되어 있어요. 국가에 따라 한 분이 아닌 여러분이 활동하기도 하죠.

특정 국가의 게임 유저 수가 많으면 매니저분들이 많이 투입되나요?

커뮤니티가 커진다고 해서 모니터링하는 사람이 꼭 많아질 필요는 없어요. 대형 커뮤니티에서 많은 대화가 쏟아지지만, 사실 의견보다는 문의가 많은 편이죠. 문의 해결을 담당해 주시는 분들은 유저 수에 따라 많이 투입되곤 해요.

국가별로 커뮤니티의 분위기도 다양한데, 유저 반응도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요.

국가 때문이라기보다 하드코어 유저와 캐주얼 유저의 비율 차이 때문인 것 같아요.

하드코어 유저가 가장 많은 곳은 단연 한국인가요?

수로 보자면 동양권 중 한국 커뮤니티죠. PC 배그에 한정된 부분이겠지만 일본은 캐주얼 유저가 많아요. 그래서 발생하는 동향의 분위기가 서구권 동향과 비슷하죠. 서구권은 하드코어 유저들도 동양권의 캐주얼 유저와 같은 방향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아요. 가볍게 한 두 시간 플레이하는 용도로 즐기죠. 대신, 화려한 스킨을 내보내면, ‘우린 이런 걸 바라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시는 경우가 종종 있죠. (웃음) 반면 한국과 중국 유저들은 화려한 스킨을 사용하면서 아주 경쟁적으로 플레이합니다.

커뮤니티 올라오는 글 중에 수집할 만큼 가치 있는 의견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기준이있나요?

커뮤니티의 모든 글들이 가치가 있지만 모든 내용에 동시 대응할 수는 없기에 우선 순위의 설정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모든 커뮤니티 매니저분들은 배틀그라운드 게임을 가장 많이 하고 가장 잘 아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렇기에 의견의 내용과 가치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죠. 또한, 1차 2차 필터링을 거치며 유의미한 자료들을 뽑아내고 있어요. 그 다음에는 내용들을 종합해 글로벌 전반적인 동향이 어떤지를 파악하고 애매할 경우 결론을 내리거나 대응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확실히 어렵기는 합니다. 평소에 여러 개의 모니터를 이용해 여러 국가의 스트리밍들을 모니터링하거나 직접 동향 관련 게임 내용을 경험해 보기도 하고 하루 종일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면서 결론을 내기 위한 인사이트를 얻고 있어요.

커뮤니티를 모니터링하면서 담당자로서 답답한 순간도 있을 것 같은데.

유저분들이 답답함을 표출하는 글도 있고, (웃음) 저희가 볼 때 답답한 글도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떠한 것을 왜 빨리 대응하지 않냐는 글이 올라와요. 사실 이미 대응했던 것이거나, 개발 리소스에 의해 더 급한 문제들을 다뤄야 하거나 혹은 이미 준비하고 있지만 대외비인 경우가 있죠. 그런 글들을 볼 때면 “곧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답변을 하면 고객 분들의 오해를 살 수도 있어서 글로벌로 정리된 메시지나 이미 공지된 내용으로 커뮤니케이션합니다.

유저 의견 수집과 분석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일 단위로 각 지역의 커뮤니티 매니저분들이 동향 자료와 자신의 의견을 보내주세요. 바탕이 되는 로우 데이터도 주 단위로 정리해 분석합니다. 로우 데이터가 중요한데, 요약본만 있으면 게임 데이터와 동향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총기가 세다는 컴플레인 글이 있고 동조하는 댓글도 많이 달렸어요. 그런데 실제 게임 플레이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해당 총기가 그리 세지 않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거든요. 그럴 때 로우 데이터를 보고 되짚어가는 과정이 필요해요. 이런 의견이 왜 나왔는지 면밀히 분석해보고, 커뮤니티 매니저들이 이런 의견을 왜 중요하다고 생각했는지 근거를 강화하기 위함이죠.

말씀하신 사례를 보니, 역으로 유저들에게 질문하고 싶은 순간도 있을 것 같은데.

저희가 얼마 전에 만우절을 맞아 배틀그라운드에 특별 이벤트 모드인 ‘판타지 배틀로얄’을 한정 기간 선보였어요.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즐겨주셨지만, 처음 티저 영상이 나갔을 때는 반응이 다 좋기만 하진 않았어요. 정말 이 서비스가 싫은 건지 물어 보고 싶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뛰어들어서 묻는 순간 커뮤니티 동향의 흐름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망설여집니다. 예를 들자면 부정적인 의견을 나무라거나 반대로 비난의 장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을 것 같아요.

가계정을 만들어서 일반 플레이어인 양 글을 쓰거나 댓글을 달지는 않나요?

다양한 이유에 의해 그런 방식은 쓰지 않아요. 잘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있거든요. 다른 회사에서 있었던 사례지만, 실수로 계정을 바꿔야 하는데 운영자 계정으로 ‘난 괜찮은데?’라고 댓글을 단다거나… (웃음) 그리고 개별적으로 의견을 파헤치다 보면 자료 수집이 편중될 수 있어 커뮤니티 그 자체를 두고 전반적인 데이터를 보려 노력하죠.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직업은 굉장히 매력적일 것 같아요.

그렇죠. 업무상 게임을 해야 하고, 게임을 잘할수록 업무도 잘 할 수 있죠. 게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니까요. 예를 들어, 하드코어 유저들의 의견을 캐주얼 유저들을 이해 못 할 수도 있어요. 특정 레벨이 되어야 이해할 수 있는 케이스도 있죠. 게임 실력이 좋을수록 보이는 게 많아져요.

그럼 채용할 때 배그 실력을 검증하기도 하나요?

면접에서 같이 게임을 해볼 수 없으니… (웃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잘하는 것보다 많이 플레이해본 경험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너무 잘하면 캐주얼 플레이어를 이해 못 하는 경우도 생기니까. 실력 상관없이 배틀그라운드를 굉장히 많이 플레이했다면 강점이 될 거라 생각해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도 있죠?

배틀그라운드 유저가 워낙 많은데, ‘이런 게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도 정말 많이 들어요. 언제나 몸 둘 바를 모르겠고, 정말 감사하죠. 감동적이고요.

지금까지 일하면서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서비스나 사업 부서에서 의견을 물을 때가 있어요. 제가 모은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통해 결단 내리고 예측해야 하죠. 그 예측이 맞아떨어질 때 가장 보람 있어요. 지금까지 헛일하지 않았구나 싶죠.

문제가 생겼거나 고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 원혁 님인 것 같아요.

보통 문제가 생기면 찾죠. 사실 서비스라는 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임무인데 문제가 생기면 빛을 발하는 일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해야 하죠. 저희가 일을 잘하고 있으면 문제가 안 생기는데, 그럴수록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잊히는 존재가 돼요. (웃음)

지금까지 일하시면서 빛을 발했던 순간이 있나요?
빛을 발하려면 우선 사고가 나고, 잘 수습해야 하는데. (웃음) 그런 게 있었을까요…? 다양한 일들이 있었지만 크게 기억에 남는 건 없네요.

일을 잘해서 잊히고 계시네요.

(웃음) 저조차 잊어가고 있는… 다행인 것 같기도 하네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유저들의 의견을 잘 듣고,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를 분석하고 제공해 쭉 잊힐까(?) 싶어요.

의견을 말한다는 것은 에너지가 꽤 많이 소모되는 일이다. 관심과 애정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 오늘도 커뮤니티 매니저분들과 원혁 님은 유저들의 말하는 의견의 가치를 알고 꼼꼼히 살피고 있다. 어쩌면 그들이 하는 일은 유저들과 관심과 애정을 주고 받는 일이 아닐까? 앞으로도 다양한 사람들의 따뜻한 노력을 [피플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

에디터 클토니: 게임 좋아해요. 게임 회사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장인정신 넘치는 게임 유니온, 크래프톤 직원들을 탈탈 털어보려 합니다. 자칭 크래프톤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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