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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지 인턴의 특이점은?

* 게임 회사 사람들, 그들이 사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피플온] 시리즈에서는 크래프톤 직원들의 이모저모를 낱낱이 살핀다.

‘2020 KRAFTON INTERNSHIP’이 시작됐다. 이번 인턴십 프로그램은 크래프톤과 펍지주식회사(이하 펍지)에서 모집. 성공적으로 인턴 과정을 수료한 후, 현재 펍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게임 디자이너 다현 님과 프로그래머 도영 님을 만났다. 펍지 인턴, 실제로 해보면 어때요?

반갑습니다. 두 분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권다현(이하 권): Game Dev본부 World Design팀에서 밸런스를 담당하고 있는 권다현입니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의 블루존, 아이템 스폰 등 기반 시스템 세팅과 관련된 밸런스를 다루고 있어요.
황도영(이하 황): Console Dev본부에서 콘텐츠 엔지니어링 업무를 맡고 있는 황도영입니다. 주로 배그의 콘텐츠를 콘솔 기기에 맞게 최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두 분 모두 펍지 인턴 전형을 거쳐 입사하신 거로 알고 있는데요, 도영 님이 2019년, 다현 님이 2018년이시죠? 펍지 인턴에 지원했던 계기가 궁금해요.

황: 제가 학생 때 가장 재밌게 했던 게임이 배그예요. 게임 퀄리티도 좋고, 당시 배틀로얄 시스템도 기발했죠. 저는 대학에서 게임 소프트웨어 공학을 전공했는데, 처음부터 꿈이 게임 개발자였습니다. 작년에 제가 대학교 4학년이었거든요. 1학기에 졸업 작품 심사를 통과한 후 바로 펍지 인턴에 지원했죠. 그 후 회사를 다니며 4학기 2학기 수업을 온라인으로 들으며 학업을 병행했어요. 학생 때 유니티나 DirectX만 공부했는데, 펍지에서는 언리얼 엔진을 다룰 수 있어서 꼭 펍지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권: 저는 대학에서 AI 관련 공부를 했어요. 다른 IT 회사 취업을 준비하다가 당시 배그에 빠져서 게임 회사에 관심이 생겼고, 펍지에 지원했죠. 제가 배그를 좀 잘했거든요. (웃음) 아마추어 랭커 2~300등까지 올라가서 친구들이 진지하게 프로게이머나 스트리머를 권유하기도 했죠. 하지만, 제 생각에 프로 선수로 뛸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 대신 공부했던 것을 살려서 게임 회사로 왔습니다.

펍지의 게임 개발자 황도영 님
펍지의 게임디자이너 권다현 님

도영 님은 학업과 인턴 활동을 병행하셨다고 했는데, 어렵지는 않았나요?

황: 조금 바쁘긴 했어요. 펍지 인턴으로 일할 때 매주 과제가 있었거든요. 첫 달에는 과제와 학술회가 병합되어 있어서, 매주 인턴들이 학습한 것을 문서화해서 발표했죠. 학술회가 종료된 후에는 실무와 가까운 과제를 받았어요. 모든 과제와 작업물을 종합해서 최종 평가를 받고 전환 여부가 결정되죠. 학교 수업은 열심히 안 들으면 학점이 안 나오는데, 인턴 과제는 미래가 달려 있어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웃음)

다현 님은 2018년도 인턴이었는데, 그때도 과제가 비슷했나요?

권: 2018년은 배그 출시 직후라 조직의 업무량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실무와 굉장히 밀접한 과제를 수행했죠. 저는 당시 기획실 소속이었는데, 주로 게임 이벤트 모드 관련 콘텐츠를 기획했어요. 매주 다른 직원분들의 피드백과 컨펌을 받았죠.

실제로 펍지에서 인턴으로 일해보니 기대했던 것만큼 재밌었나요?

권: 평소에 내가 열 시간씩 하던 게임 시스템을 실제로 만져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아무리 게임을 잘해도 유저일 땐 모르는 것들이 있잖아요. 백그라운드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는지 등 그런 것들을 알아가는 게 재밌었죠.

황: 저는 펍지 입사의 가장 큰 이유였던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일하면서 배우는 게 많아서 제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올해 선발하는 인턴은 4개월 근무지만, 두 분이 인턴으로 근무했을 당시에는 8주였다고 들었어요. 짧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권: 인턴으로 일한 8주 동안 디테일한 것까지 다 익힐 수는 없었지만, 내가 일하는 직무와 회사의 프로세스에 대해 전반적으로는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황: 맞아요. 회사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죠. 이번에는 4개월로 근무 기간이 늘어서 더 면밀히 파악할 수 있겠네요.

인턴으로 일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이 있다면?

황: 일하다가 내가 모르는 게 생겼을 때, 정확히 어떤 걸 모르는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작업하다 막히면 누군가에게 물어봐야 하는데, 어떤 걸 물어봐야 할지 정확히 모르면 해결이 어렵더라고요. 내가 모르는 걸 파악하고 잘 질문할 수 있는 연습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권: 일을 잘하는 방법이라기보다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배웠어요. 특히 팀플레이에서 각자의 업무 상황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특히 인턴은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해요. 답을 찾지 못하거나 시간 안에 작업을 못 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구성원들이 상황을 인지하고 있어야 문제가 생겨도 해결이 가능하죠.

반대로 힘들었던 적은 없나요?
권: 인턴 때는 아니고, 제가 기획한 콘텐츠가 피드백과 컨펌을 거쳐 라이브 됐는데, 유저들의 부정적인 피드백을 처음 받았을 때가 생각나네요. (웃음) 전 세계에서 피드백이 오니까 조금 마음 아프더라고요.

황: 저도 인턴 때는 아니고, 정규직 전환 전 수습 기간에 생긴 일인데요. 제가 작업한 코드에 버그가 발생해서 급히 수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어요. (쓴웃음) 나중에 해외 유저들의 반응을 하나 번역해서 봤는데, 조금 아픈 말이 있어서… (웃음) 이제 다시는 그런 실수 안 할 거예요.

현재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데, 인턴 때와 가장 달라졌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요?

권: 일단 급여 통장에 찍히는 게 다르죠. 삶이 조금 윤택해졌고… (웃음) 매주 평가를 받던 인턴 시절보다는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 것 같아요.

황: 저는 정규직으로 전환된 지 5개월 정도 됐는데요. 제게 주어지는 일과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많이 생겼어요. 기여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커졌고요. 인턴 때는 내가 하고 있는 일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조금 더 큰 것들이 보이더라고요.

올해 펍지 인턴 지원자들을 위해 팁을 준다면?

황: 펍지의 인턴 전형은 기본기를 많이 요구해요. 실제 기술 면접에서도 기본기 위주의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면접관분들이 퀴즈도 많이 내시는데, 제가 자소서에 잘한다고 써 놓은 것들만 제외하고 다 물어보시더라고요. (웃음)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는 아니었고, 문제 해결 능력을 보는 것 같았어요. 탄탄한 기본기와 순발력이 중요한 면접이죠.

권: 저는 펍지 면접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는 상태로 인턴 지원을 했어요. 처음 시험을 보러 갔는데 정말 듣지도 보지도 못한 문제가 나왔죠. (웃음) 기획자로 지원했는데, 게임적인 사고의 확장 가능성을 보는 문제들이 나왔어요. 당시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비현실적인 답변을 썼죠. 리스크나 비용, 제작 기간을 스스로 검수해야 하는 항목이 있었는데, 4개월이라 답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몇 년은 걸리는 일인데. (웃음)
인턴 지원자는 당연히 경험이 없으니 현실성 있는 답변보다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면접에서는 평소 게임을 플레이할 때 콘텐츠를 어떻게 분석하는지, 얼마나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는지 등의 질문을 주로 받았어요.

채용 과정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권: 저는 자기소개서에도 배그를 잘한다고 어필했는데요. 당시 면접관분이 지금 제 상사인데, 면접 시작하자마자 노트북으로 OP.GG에 접속하시더니 제 아이디를 물어보시더라고요. (웃음) 그러고는 “아 잘하네!” 얘기하고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셨어요. 팩트 체크를 정말 제대로 한다고 느꼈죠.

벌써 마지막 질문인데요. 과거로 돌아가도 펍지 인턴에 지원하실 건가요?

권: 당연하죠. 앞으로 게임 업계에서 일하면서 어떤 고난과 역경을 만날지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산다는 게 정말 즐거운 것 같아요. 게다가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을 수 있고, 충분한 보상도 있고요. 종종 제가 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황: 맞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지금 일하는 것이 다사다난하긴 한데, 지나고 나면 늘 재밌었던 것 같아요. 성취감도 느낄 수 있고, 사람들이 내가 한 것을 알아주니까 더할 나위 없어요. 망설임 없이 다시 지원할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고, 그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것. 누군가에게는 판타지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게임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일하는 그들. 앞으로도 평범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피플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

에디터 클토니: 게임 좋아해요. 게임 회사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장인정신 넘치는 게임 유니온, 크래프톤 직원들을 탈탈 털어보려 합니다. 자칭 크래프톤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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