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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에는 만화책 읽어주는 직원이 있다?

크래프톤에는 만화책을 속성으로 읽어주는 직원이 있다! 매달 사내 홈페이지에 파워 블로거 뺨치는 필력으로 만화책 핵심 요약 리뷰를 업로드한다는 오늘의 주인공 손효지 님. 그를 만나, 크래프톤 타워 13층에 자리한 만화 라운지 카툰 존의 이용 방법부터 크래프톤 직원들의 만화 취향까지 파헤쳤다.

안녕하세요, 먼저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시는지 소개해주세요.

워크스페이스(WorkSpace)실 워크커넥트(WorkConnect)팀의 손효지라고 합니다. 임직원이 최적의 근무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서로, 저는 헬프데스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직원분들에게 필요한 문서 수발, 비품과 사무용품 관리 및 카툰 존을 비롯한 층별 라운지와 사무실 공간 전반을 관리하고 있어요.

사실 어릴 적에 만화책방 주인이 꿈이었는데요. 그래서 카툰 존 담당자의 일과가 더 궁금해요.

크래프톤 타워의 각 층별 라운지는 액티비티, 소셜, 게임과 같은 각각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제가 담당하고 있는 카툰 존은 소셜 라운지에 있어요.
원래 카툰 존은 작은 서가 형태로 있었는데요. 지금과 같은 규모로 커지고 제가 관리를 맡게 된 지는 1년 정도 되었어요. 정기적으로 만화책의 실시간 재고를 파악하고, 검색을 통해 쉽게 찾으실 수 있도록 인트라넷에 만화책 목록을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이용하실 수 있게 인트라넷에 매월 만화책 리뷰도 업로드하고 있고요.

카툰 존은 어떻게 이용할 수 있어요?

사내 도서관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크래프톤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워킹 타임에는 언제든 223종 2,127권(2020년 8월 1일 기준)의 책들을 라운지에서 자유롭게 읽을 수 있어요. 단 주의사항이 있어요. 대여 신청 없이 만화책을 사무실로 가져가거나 외부로 가지고 나가는 것은 안 돼요. 대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메일이나 메신저로 저에게 신청하시면 제가 직접 챙겨서 15층 헬프데스크에서 책을 전달해드리고 있습니다. 최대 10권까지 빌리실 수 있지만, 대여는 주말에만 가능하고요. 주말 동안 다 읽지 못한 만화책은 평일에 반납했다가, 주말에 다시 대여하실 수 있어요. 외부의 만화 카페와 달리 카툰 존은 이 모든 게 무료라는 점!

평일 업무 시간에 카툰 존에서 만화책 읽어도 괜찮아요? 눈치 안 보일까요?

그럼요. 의자도 장시간 만화책 보기에 최적화되어 푹신푹신하고요. 점심 먹고 식곤증이 찾아오는 1~2시나, 업무하기 지치는 5시 무렵 많이들 방문하세요. 다만 권수가 많은 명작이 대부분이라, 중간에 끊고 업무 복귀하기 힘드실 수 있어요.(웃음)

카툰 존의 만화책들을 어떤 기준으로 입고되나요?

현재는 만화책을 추가로 구매하여 입고하고 있진 않아요. 다만, 보유 리스트는 직원분들의 자발적인 기증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죠. 기증해주신 다음 달부터 등록이 되고, ‘이 달의 기증목록’으로 새로 입고된 리스트만 따로 소개가 돼요. 기증 왕을 뽑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다섯 달 전에는 <흑신>이랑 <아이실드21>을 포함해 거의 100권 정도 기증하신 분도 있었어요. 유명한 ‘원나블’ 중 <원피스>와 <나루토>는 있어서 리뷰를 썼는데 아직 <블리치>만 리뷰를 못 썼어요. 제가 리뷰를 완성할 수 있게 도와줄 새로운 기증 왕도 기다리고 있습니다!(웃음)

만화를 사랑하는 구성원들이 많다고 체감하실 때가 있나요?

인트라넷에 리뷰를 올리려고 어떤 작품을 읽고 있으면, 지나가시다가 조언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기억나는 건 <원피스> 리뷰를 할 때인데요. 명장면을 이미지로로 넣어 달라고 추천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극장판 리뷰를 제안해주는 분도 계셨고요. 그럴 때 크래프톤 인들의 만화에 대한 찐 사랑을 느끼죠. 아쉽게도 알려주신 명장면들이 전부 스포일러이다 보니, 싣지는 못했어요.

직접 쓰신 추천 리뷰를 보니 <원피스>를 비롯해 <나만이 없는 거리>, <요츠바랑> 등 전부 명작이더라고요.

지금까지는 제가 감명받은 작품, 많은 분들이 사랑하는 작품 위주로 소개해 왔는데요. 이제 1년째 추천 리뷰를 쓰다 보니, 작품 고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요즘은 장르가 겹치지 않도록 선정하고 있어요. 저번 달에 액션 작품을 소개했다면, 이번 달에는 순정 작품을 소개하는 식으로 고루 다루려고 노력하죠.

권수가 많고 볼륨이 큰 작품 리뷰 중심인데요. 개인 취향이 반영된 작품 리뷰도 하셨나요?

카툰 존의 다른 작품들이 섭섭해 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인 최애는 역시 순정입니다.(웃음) 정리하다 보니 제가 순정 리뷰를 하나도 안 썼더라고요. 초등학생 때 정말 재미있게 본 <궁>이 있어서 바로 썼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궁>도 권수가 많군요.

가장 술술 써졌던 리뷰, 반대로 창작의 고통을 느꼈던 리뷰도 있을까요?

거침없이 술술 썼던 리뷰는 제일 처음으로 썼던 <나만이 없는 거리>예요. 흔할 수 있는 타임리프 소재를 흔하지 않게 풀어낸 작품이라 소개해드리고 싶었어요. 애정을 담아서 쓴 리뷰인데 올리자마자 바로 대여하겠다는 분들이 계셔서 더 뿌듯하더라고요. 반대로 <나루토>와 <강철의 연금술사> 리뷰가 가장 힘들었는데요. 워낙 유명하고, 팬층이 두꺼운 작품이다 보니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이 컸던 것 같아요. 실제로도 사내에 팬분들이 많아 혹시 잘못 전달하는 내용이 없을까 꼼꼼히 봤던 기억이 있네요.

크래프톤에서 가장 사랑받은 리뷰를 들으니, 가장 사랑받은 작품도 궁금해요.

<일곱 개의 대죄>, <용비불패>, <꼭두각시 서커스> 세 작품의 대여가 압도적이에요. 공교롭게 리뷰를 쓰지 않은 작품이라, 저도 아직 인기 요인은 분석해보지 못했네요.(웃음)

대화를 나누다 보니, 카툰 존의 어머니처럼 느껴져요. 스스로도 만화방 주인 같다고 실감하신 적 있나요?

카툰 존의 어머니 정말 좋은 말이네요. 지나가면서 책이 넘어져 있거나, 흐트러져 나와 있으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더라고요. 옛날에 봤던 사장님들처럼 꼭 멈춰 서서 정리하게 돼요.(웃음)

카툰 존을 관리하면서 당황하셨던 순간들은 없었나요?

어느 날 대여 신청이 들어왔는데, 재고 확인을 했을 때와 달리 1~10권 중 9권 한 권이 빠져 있었던 적이 있어요. 신청한 직원분께 양해를 구했고, 그분도 함께 나서서 찾았는데 결국 안 나오더라고요. 카툰 존에서 이 책을 읽으셨던 분의 서류 등에 휩쓸려 갔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인터뷰를 보고 계시는 직원분들, <토끼 드롭스> 9권을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혹시 <토끼 드롭스>를 읽은 기억이 있다면, 책상 정리를 하시면서 한 번씩 살펴봐 주세요!

이용한 분들 덕분에 흐뭇했던 순간도 있으시죠?

얼마 전에 한 직원분이 새롭게 기증해 주셔서, 제목 및 저자 정보를 등록하려고 검색을 했는데요. 번역자에 그 직원분 성함이 쓰여 있더라고요. 본인이 직접 번역한 책을 기증해 주셨던 거죠. 기분 좋은 놀람이 있었어요. 

만화와 카툰 존에 대한 애정이 뿜뿜 묻어나요. 본래도 만화를 좋아하셨나요?

그럼요! 초등학교 때 만화책에 빠진 이후로 추억의 월간지 <윙크>를 매달 구매했어요.  이후에는 <데스노트> 극장판 애니메이션에도 빠졌었고요. 운명처럼 이 업무를 맡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 업무 분장이 된 이후, ‘어떻게 좋아하는 걸 아셨지?’ 신기했어요.
 
그렇다면 갑자기 분위기 게임 vs. 만화, 당신의 선택은?

음…엄마냐, 아빠냐 같은 질문이네요. 만화책을 좋아한 역사와 게임을 좋아한 역사가 비슷해요. 게임도 진짜 좋아하지만, 담당자로서 오늘은 만화책을 선택하겠습니다. 진짜 속마음은 비밀이에요.

게임 회사의 카툰 존 담당자, ‘덕업일치’를 하셨네요!

맞아요. 업무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100점 만점에 90점! 10점을 뺀 이유는 아직 카툰 존에 <데스노트>가 없기 때문이에요. 인터뷰를 보신 덕이 많은 분이 기증해주신다면, 그 힘들다는 업무 만족도 100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기증 영업 굉장한데요. 게임과 만화의 이로움을 모두 아시는 만큼, 카툰 존 영업도 해주세요!

게임과 만화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업무하다 막히실 때, 게임을 개발하실 때, 카툰 존에 자주 들러 주신다면 스토리나 세계관, 그림체 등에서 다양한 영감을 받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대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10권 MAX로 신청하셔도 바로 들고 올 수 있으니 부담없이 알려주세요!

에디터 클토니: 게임 좋아해요. 게임 회사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장인정신 넘치는 게임 유니온, 크래프톤 직원들을 탈탈 털어보려 합니다. 자칭 크래프톤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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