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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입문을 고민하는 당신을 위해

지난 9월, 페이스북이 개발한 ‘오큘러스 퀘스트 2’ 발매 소식에 게임 커뮤니티가 온종일 시끄러웠다. VR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물론, 가격 때문에 구매를 망설였던 이들도 열광했는데. 이를 계기로 VR 게임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오늘은 VR 입문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VR 게임의 기초적인 정보를 정리해봤다. 

VR 게임, 지금 입문해도 될까?

VR 게임은 말 그대로 가상 현실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2015년부터 기어 VR, 오큘러스 리프트, HTC VIVE 등 VR 기기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성능 PC가 필요하고 기기들의 가격대가 높아서 거리를 좁히기 어려웠다. 또한, 머리에 기기를 쓰는 낯선 형태, 그에 따른 피로도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에디터처럼 배경지식이 없고, 제대로 접할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은 오락실에서 잠깐 VR 게임을 해보고, ‘그저 그렇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하지만, 그 정도 경험은 현재 VR 게임 세계의 1/1000도 안 되는 것! VR 게임의 진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모바일 VR, PC VR, 무선 독립형 VR

VR 기기는 보통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모바일 VR, PC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PC VR, 그리고 콘솔처럼 자체적으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독립형 VR이 그것이다.

우선 모바일 VR은 PC VR과 무선 독립형 VR에 비해 성능이 좋지 않다. 게임용보다는 영상 감상 정도로 활용하기에 좋다. 삼성 기어 VR이나 카드보드류 VR로 대표되는 모바일 VR은 PC VR보다 가격이 저렴해 입문용으로 많이들 구매하곤 하는데, VR 게임을 제대로 즐기길 원한다면 PC VR과 무선 독립형 VR이 답이다. 그래야 스팀에 출시된 다양한 VR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삼성 기어 VR. 이미지 출처. 삼성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기존에 출시된 PC VR의 가격은 정말 후덜덜하다. 가장 인기 많았던 ‘오큘러스 리프트’의 정가는 599달러였고, ‘바이브 프로’는 184만 원이었다. 게다가 한국에 정식 발매되지 않는 제품은 프리미엄이 붙어 더 비싸게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PC VR 기기들을 제대로 연동할 수 있는 비싼 고성능 PC를 구비하는 것도 큰 과제였다. 플레이 스테이션과 닌텐도 전용 VR도 출시되었는데, 콘텐츠의 한계 때문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무선 독립형 VR은 기기 자체에 모바일 AP, 즉 자체 시스템을 내장한 것이다. ‘오큘러스 퀘스트’ 시리즈가 여기 속하는데, 유선 연결이 가능해 PC VR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즉, PC와 케이블 등을 사용하지 않고 헤드셋 착용만으로도 오큘러스 퀘스트 자체 VR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PC에 연결하면 다양한 스팀 VR 게임도 즐길 수 있다는 것. 또한, 오큘러스 퀘스트 이전 모델은 별도 외부 트래킹 센서가 필요했는데, 오큘러스 퀘스트 시리즈부터 외부 센서 없이 사용자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능이 탑재되어 장비가 간소화되었다.

오큘러스 퀘스트 2. 이미지 출처. 오큘러스 공식 홈페이지

이번에 출시된 ‘오큘러스 퀘스트 2’도 가격 대비 성능으로 큰 주목을 받았는데, 이전 모델보다 해상도는 물론, 시스템의 성능이 전체적으로 높아졌다. 신형 터치 컨트롤러 2대도 함께 포함되어 더욱 편안하게 조작할 수 있다. 가장 큰 이점은 바로 가격. 두 가지 옵션이 있는데, 64GB 41만 4000원,  256GB 55만 3000원으로, 기존 VR 기기와 비교했을 때 분명 ‘혜자’다!

아직 고민 많은 이들을 위한 VR Q&A

Q. VR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이 필수 아님?
A. PC VR을 이용한다면, PC가 있는 방에 VR을 유선 연결해야 해서 공간의 제약이 크다. 하지만 오큘러스 퀘스트 같은 무선 독립형 VR을 이용한다면, 내가 플레이할 수 있는 공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PC가 있는 방이 아닌 거실에 들고나와서 해도 된다. 참고로, 오큘러스 퀘스트가 권장하는 공간은 가로세로 2m다. 즉, 4㎡의 공간만 확보한다면 게임 플레이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 또한, 오큘러스 퀘스트로 스팀 VR 게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오큘러스 링크’라는 케이블이 필요한데, ‘버추얼 데스크탑’이라는 유료 앱을 이용해 무선 연결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Q. 스팀 VR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한 PC의 최소 사양은?
VR 기기, 게임마다 PC 권장 사양이 다르다. 게임별 권장 사양을 파악하는 게 정확하며, 일반적으로 고사양 PC를 필요로 하는 PC VR 전용 기기 ‘오큘러스 리프트 S’의 권장 사양은 아래와 같다.

CPUi5-4590 / Ryzen 1500X 이상
그래픽 카드GTX 1060 / RX480 이상
메모리8GB 이상
비디오 출력HDMI 1.3 비디오 출력 호환
USB3.0 포트 3개 + 2.0 포트 1개

무선 독립형 VR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를 이용해 PC VR 게임을 플레이할 경우, PC 권장 사양은 아래와 같다. 

CPUIntel i5-4590 / Ryzen 5 1500X 이상
그래픽 카드GTX 970 / RX 400 이상
메모리8GB 이상
USB3.0 이상 

Q. 게임방에서 한 번 해봤는데, 재밌지만 멀미가 나던데 괜찮을까?
A. VR 멀미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멀미는 이동과 평형감각을 주관하는 전정기관(세반고리관)과 시각 정보가 불일치할 때 발생하는데, 쉽게 말해서 몸은 가만히 있는데 시야가 계속 변할 때 발생한다. 차멀미, 뱃멀미도 같은 이유. VR의 큰 화두 중 하나가 이 멀미를 해소하는 것인데, 새로운 기기들은 멀미를 억제하기 위해 기술을 향상하고 있다.

오큘러스 퀘스트 시리즈는 색수차(파장에 따라 렌즈의 초점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전체적인 형상이 흐려지는 현상, 예를 들면, 버스에서 책을 읽을 때 글씨가 흔들려 어지러운 것)를 자동으로 보정하고, 프레임 저하 방어를 위한 부스터 기능을 탑재했다. 멀미를 잘 느끼는 사람이라면, VR 기기 구매 전 오프라인 매장에서 먼저 VR 게임을 시연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양 눈의 간격을 뜻하는 IPD. 이미지 출처. zennioptical 블로그

IPD(양 눈의 간격)도 멀미와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자신의 IPD와 기기의 IPD 범위가 적합해야 어지러움 없이 VR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본인의 머리가 너무 크거나 작다면… 안경점에서 IPD 수치를 재보는 것도 방법. VR 기기의 IPD 조절 방식은 물리적으로 조정하는 기계식, 단일 액정인 경우 소프트웨어로 조정하는 방식이 있으며, 오큘러스 공인 VR에 적합한 IPD는 61~65 정도다.
 
Q. 안경 쓰고 VR 헤드셋 착용 가능?
A. SSAP가능! 안경 쓰고 플레이해도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종종 안경에 습기가 찰 수도 있음. 내 도수에 맞는 VR용 렌즈를 안경점에서 맞춰서 기기에 부착하는 방법도 있다.

오큘러스 퀘스트2를 구입할 예정이라면?

기기가 생각보다 비싼데, 뽕 뽑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대표적인 VR 게임들을 추천한다.
 
 (스팀)

이미지 출처. 스팀

밸브 코퍼레이션이 2016년 4월 5일에 무료로 출시한 VR 게임으로, VR 기기 작동의 감을 잡는 데큰 도움이 된다.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스팀)

이미지 출처. 스팀

레이싱, 운전 장르는 VR의 장점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장르다. ‘유로 트럭 스뮬레이터 2’는 트럭 운전, 운송 회사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실제 화물차 기사처럼 각종 회사로부터 배송 의뢰를 받고 그 의뢰에 따라 화물을 운송하여 돈을 버는 게임이다. VR 모드가 지원되며, 속도감보다는 현실적인 트럭 운전이 가능한 게 특징. 화물을 의뢰 시간 안에 배송해야 하며, 교통 법규를 위반하면 벌금이 나온다. 화물 손상 시 출장 수리도 요청해야 하는 리얼 현실 반영 가상 현실 게임.
 
하프라이프: 알릭스(스팀)

이미지 출처. 스팀

2020년 3월에 출시된 하프라이프 시리즈의 VR 게임. 하프라이프와 하프라이프 2 사이에 일어난 이야기를 다룬다. 수많은 게이머들이 VR 게이밍은 ‘하프라이프: 알릭스’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갓게임으로 불린다. 최근 출시된 VR 게임 중, 가장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VR을 구매했다면 꼭 플레이해봐야 하는 필수 게임.
 
비트세이버(스팀, 오큘러스 퀘스트, PSVR)

이미지 출처. 스팀

체코의 하이퍼볼릭 마그네티즘(Hyperbolic Magnetism)에서 제작하고 유통하는 VR 전용 리듬게임. 두 손에 라이트 세이버를 들고 리듬에 맞춰 노트를 자르면 되는 간단한 게임이다. 이동할 필요가 없어서 공간 확보가 필요하지 않다. 운동량과 재미 모두 보장된 레전드 VR 게임.

+오큘러스 퀘스트2 발매가 발표될 때, 오큘러스 퀘스트용 게임에 대한 정보도 함께 공개됐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유비소프트의 띵작 ‘어쌔신 크리드’와 ‘스플린터 셀’ VR 게임. 또한, ‘스타워즈: 테일즈 프롬 더 갤럭시 엣지’, ‘쥬라기 월드 애프터매스’, ‘암벽 등반 VR 신작 클라임 2’, ‘워해머 40,000 배틀시스터’, ‘워킹 데드: 세인트&시너’ 등 인기 IP를 기반으로 한 VR 신작 다수가 공개됐다. 앞으로 오큘러스 퀘스트 자체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종류가 점점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높은 비용, 공간의 제약 때문에 VR 게임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이 많았지만, 오큘러스 퀘스트의 등장으로 VR 시장의 새로운 세대가 열렸다. VR이 점점 더 대중화되면, VR은 마우스와 키보드처럼 PC의 필수 주변기기가 되거나, 게임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차세대 소셜 플랫폼이 되지 않을까? 어쩌면 VR은 이미 우리 곁에 매우 가까이 와 있는지도 모른다. 크래프톤은 앞으로도 다채로운 게임 소식을 [컬처온]에서 꾸준히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