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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이 말하는 드라이빙 게임

자동차와 운전을 사랑하는 자타공인 차덕들. 아무리 차덕이라 해도 게임까지 드라이빙 게임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건 편견…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많은 차덕들이 드라이빙 게임을 즐겨 한단다. 차덕들에게 드라이빙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실에서는 탈 수 없는 차들을 마음껏 골라 탈 수 있잖아요!
다양한 차를 선택할 수 있는 그란 투리스모 (이미지 출처. 인터뷰이 제공 인게임 캡처)

어릴 때부터 차를 좋아했어요. 직접 운전대를 잡고 운전을 해보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었죠. 그러다 고등학생 때, 친구 집에 있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그란 투리스모’라는 게임을 접하게 됐어요. 그 이후로 드라이빙 게임의 세계에 빠져들었어요. 대학생 때는 자취방에서 주변의 차덕 친구들과 함께 하루 종일 ‘그란 투리스모2’를 했어요. 지금은 자동차 전문 에디터가 되어 나름 성공한 차덕이 되었지만 여전히 드라이빙 게임을 좋아해요. 현실에서는 탈 수 없는 차들을 마음껏 골라 탈 수 있다는 점이 드라이빙 게임의 매력이죠. 차를 험하게 몰아 사고가 나더라도 다칠 일도, 차를 수리할 일도, 누군가에게 돈을 물어낼 일도 없다는 것도 드라이빙 게임만의 장점이랄까요. ‘그란 투리스모’, ‘아세토 코르사’, ‘아이레이싱’ 같은 시뮬레이터 성격이 강한 게임에서는 차의 서스펜션, 기어비, 에어로파츠 등의 세팅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데, 이 세팅에 따라 차의 움직임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차의 기계적, 공학적인 부분을 직접 체험하며 알아갈 수 있다는 점도 무척 매력적인 부분이죠.

인터뷰이가 그란 투리스모 포토 모드로 촬영한 이미지 (이미지 출처. 인터뷰이 제공 인게임 캡처)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제가 여전히 가장 애정하는 게임은 여전히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랍니다. 요즘은 라이벌 게임의 퀄리티가 워낙 좋아져서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어릴 때부터 이 게임을 꾸준히 플레이하며 쌓은 팬심은 무시 못 하겠더라고요. 게다가 실제로 촬영하는 것처럼 현실감 있게 차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별도의 포토 모드가 잘 구현됐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PC용 포맷인 ‘아세토 코르사’, ‘포르자 호라이즌’, ‘아이레이싱’도 가끔 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육아를 하면서 현실판 ‘프린세스 메이커’를 하는 중이라 요즘은 게임을 자주 할 형편이 못되네요. 40세, 주태환

거친 논두렁 길을 빠꾸 없이 달리고, 드리프트 하고, 점프(?) 하고
비포장도로를 달릴 수 있는 더트 랠리 (이미지 출처. 인터뷰이 제공 인게임 캡처)

자차가 생기면서 자동차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내 차의 기계적, 전기적 원리가 궁금해서 혼자 공부를 많이 했거든요. 덕분에 연비대회에 나가서 1등도 하고, 자가 정비 관련 글을 많이 올려서 동호회 우수회원으로 제조사 행사에 초대받기도 했어요. 운전과 자동차는 알면 알수록 더 재밌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매번 장거리 드라이브를 나가는 건 쉽지 않더라고요. 시간의 제약도 있지만, 주말에는 도로 상황 등으로 인해 제대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웠죠. 그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레이싱 휠을 구매하면서 본격적으로 드라이빙 게임을 시작하게 됐어요.

다양한 주행을 시도해볼 수 있는 것이 드라이빙 게임의 장점 (이미지 출처. 인터뷰이 제공 더트 랠리 인게임 캡처)

드라이빙 게임은 매번 새로운 드라이빙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저는 아케이드보다는 시뮬레이션 성향의 게임을 좋아하는데요. 기어비를 조절하거나 스태빌라이저 강성을 조절하는 등 현실에선 손대기 어려운 부분을 손쉽게 튜닝할 수 있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죠. 같은 차로 동일한 코스를 달려도 한 번은 뒷바퀴를 마구 날리며 슬라이딩을 하고, 다음에는 쫀득한 그립 주행을 하며 달릴 수 있으니 여러 번 플레이해도 지겹지 않아요. 제가 주로 플레이하는 건 랠리 경주 게임(서킷이 아닌 정해진 구간을 각자 달려서 기록을 경쟁하는 경주)인데요. 저는 ‘더트 랠리’로 드라이빙 게임에 입문했어요. 잘 닦인 아스팔트 트랙 위를 달리는 것보다는 시골 비포장도로에서 흙먼지를 날리면서 정신없이 카운터스티어링(뒷바퀴가 미끄러지는 쪽으로 스티어링 휠을 돌려 차량을 제어하는 운전 기술)을 하는 랠리 게임이 저한테는 더 매력적이더라고요. 거친 논두렁길 위를 빠꾸 없이 점프하고 드리프트 하며 단 한 번의 충돌이나 실수 없이 깨끗하게 결승선을 완주할 때면 정말 짜릿합니다. 33세, 제쿠 

레이서부터 면허 없는 초등학생까지 누구나 마음껏 달릴 수 있으니까요
2004년 12월 28일 발매한 그란 투리스모4 (이미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저는 초등학생 때 드라이빙 게임을 시작했어요. 원래 ‘철권’을 좋아했는데, 우연히 격투 게임은 집중력 저하를 일으키지만 레이싱 게임은 집중력 저하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뉴스를 봤거든요. 뉴스에서 하지 말라는 건 안 하는 착한 어린이라 ‘플레이스테이션 2’로 최신 게임이었던 ‘그란 투리스모4’를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그란 투리스모4’가 레이싱 게임 중 리얼함이 최고였고, 차종도 가장 다양했어요. 외국 게임에 국산차가 나온다는 게 신기해서 더 열정적으로 했죠. 그리고 제가 산 한정판에는 가이드북도 들어있었는데, 실제 레이싱에 사용하는 드라이빙 테크닉과 자동차 공학 기초 지식이 나와 있었어요. 가이드북을 통해 배운 지식과 게임으로 체험한 드라이빙이 재밌어서 본격적으로 자동차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자동차 관련 학과에 재학 중이에요.  자작차 동아리에서 포뮬러 카를 만들어 세계대회에 출전하기도 하고 자동차 관련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죠. 드라이빙 게임이 제 인생에 큰 역할을 한 셈이에요.

그란 투리스모4는 700대 이상의 자동차 옵션을 제공했다 (이미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드라이빙 게임과 현실 드라이빙은 분명 차이가 있어요. 하지만 서킷(속도 제한이 없는 경주용 도로) 주행 연습에 도움이 되기도 해요. 실제 카레이서도 레이싱 시뮬레이터로 연습을 하는 경우가 많고, 레이싱 프로 게이머가 카레이서도 데뷔한 사람도 있죠. 저도 처음 서킷을 주행할 때, 인스트럭터(서킷 주행을 안내하는 전문 인력)에게 서킷을 처음 타는 것치고는 잘 탄다고 코멘트 받은 기억이 있어요. 서킷 주행은 처음이었지만, 레이싱 게임을 통해 브레이킹 포인트나 주행 라인을 익힌 것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레이싱 휠 구입 비용을 제외하면 비용적인 부담 없이 서킷 주행의 감을 익힐 수 있다는 부분도 크죠. 실제 레이서부터 운전면허가 없는 초등학생까지 누구나 쉽게 운전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드라이빙 게임의 장점이자 매력이라 생각해요. 25세, 박성훈 

지금까지 ‘오늘 할 덕질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말을 충실히 하고 있는 차덕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짧은 질문에도 애정이 듬뿍 담긴 장문의 답변을 보내주는 모습에서 드라이빙 게임에 대한 그들의 애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달릴 때 가장 신난다는 그들의 드라이빙을 응원하며, 앞으로도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컬처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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