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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지가 말하는 e스포츠

배틀로얄 e스포츠 개척자이자, 글로벌 e스포츠의 한 축이 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UBG, 이하 배틀그라운드; 배그). 한국이 제작한 게임이 e스포츠로 자리 잡고, 세계적인 흥행을 이어가는 건 최초인데. 전무후무한 이 기록과 쭉 함께해온 펍지 e스포츠팀 김우진 팀장님을 만나,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크래프톤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펍지 e스포츠팀 김우진입니다. 배틀그라운드의 한국 e스포츠 사업을 총괄하고 있고, 글로벌 e스포츠를 담당하는 e스포츠 TF 소속으로도 참여해 다양한 대회 준비를 맡고 있습니다.
 
펍지가 진행 중인 e스포츠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2017년 배틀그라운드 얼리 억세스(론칭)와 함께 동시에 e스포츠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2017은 기반을 다지는 기간이었고, 2018년부터 공격적으로 e스포츠 사업을 펼치기 시작했죠. 연간으로 진행되는 글로벌 대회가 있고, 우승팀에 글로벌 대회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지역 대회들이 있어요. 한국, 중국, 북미, 유럽, 동남아 등 많은 지역에서 진행되죠. 이 지역 대회는 상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글로벌 대회인 펍지 콘티넨털 시리즈(PCS)를 권역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e스포츠가 종목사의 의지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니죠. e스포츠가 흥행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어요. 먼저 유저가 확보되어야 하죠. 배그는 얼리 억세스 때부터 많은 유저를 확보했기에 조건이 성립됐고, 팬들이 늘어나면서 콘텐츠들이 많이 생산됐어요. e스포츠 사업의 필수 조건들이 게임 출시와 동시에 성립된 셈이죠.

그리고 파트너사와 함께 협업하며 e스포츠 사업이 추진되었습니다. 파트너사들은 게임을 보고 투자를 하고, 또한 e스포츠 대회와 방송을 만들고 운영하는 파트너사들이 다수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프로팀들도 생겼죠.

배그는 배틀로얄 형식이라서 초반에는 중계를 보는 게 조금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고민은 없었나요?
배틀로얄 장르의 e스포츠가 기존에 없었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e스포츠 경기는 대전 게임이죠. 두 팀의 승부가 펼쳐지고, 라이벌 구도가 생겨요. 그에 따른 스토리도 만들어지죠. 하지만, 배그는 한 섬에 백 명이 동시에 떨어져서 최후의 생존자를 가리는 게임이에요. 기존 e스포츠의 문법과는 맞지 않았죠.

새로운 e스포츠 문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고, 레퍼런스 없이 하나부터 열까지 새로 다 만들었어요. 지금 배그 경기를 보면, 킬과 순위 점수에 따른 누적 포인트로 순위를 가려서 우승 팀을 뽑는데, 그런 요소와 구조를 만드는데 1~2년이 걸렸죠.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작업이었네요.
그렇죠. 많은 유관부서와 협업의 연속이었어요.
인게임 룰셋이나 포인트 시스템, 데이터 분석 등의 개발을 하는 이스포츠 개발 유닛 부서가 따로 있어요. 또한 PR팀에서는 대회 홍보, 미디어 관리, 외부에 안내되는 e스포츠 관련 모든 업무를 챙겨주고, 저희 e스포츠팀은 전체적인 대회 플랜을 짜고 운영하고, 방송사, 프로덕션과 긴밀히 함께 일하고 있어요. 한 팀이 할 수 없는, 모두가 똘똘 뭉쳐야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죠. e스포츠 관련 유관부서분들에게는 언제나 감사한 마음이 있어요.

레퍼런스가 없는 상태에서 여러 구성원과 협업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내부에서 이견을 조율하는 것은 시간이 걸렸지만 어렵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외부 파트너사와 맞춰 나가는 게 조금 어려웠죠. 내부 직원들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만, 외부 파트너사는 그렇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e스포츠의 흥행을 위해서는 스타플레이어나 팀이 필요한데, 배그는 이 부분도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저희가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죠. 말씀드린 것처럼 라이벌 구도를 보여줄 수 있는 대전 게임이 아니다 보니까, 스타 메이킹이 쉽지 않아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팀에 포커스를 두고 경기를 운영하고 있어요. 현재는 대회 자체가 4인 스쿼드 형태로 진행되죠. 그리고 정해진 전장에서 게임이 진행되지만, 자기장에 따라 전략과 전술이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보는 재미를 충분히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주목하고 계시는 팀이나 선수가 있다면?
최근 성적을 보면, 사실 작년까지는 한국이 우승을 많이 했는데 올해는 중국의 강세가 뚜렷해요. 팀 수도 많고 실력도 좋죠. 물론 다른 종목도 중국이 휩쓸고 있는 상황이지만… (웃음) 올해는 중국의 인팬트리라는 팀이 잘하고 있고, 한국 팀 중에는 작년 챔피언이었던 젠지도 계속 주목하고 있어요. 지난 PCS2에서는 T1이 활약하기도 했죠. 2017~2018년은 유럽 팀이 강세였는데, 페이즈 클랜이라는 팀을 주목하고 있어요. PCS3에 출전해서 명예 회복을 다짐하는 젠지의 피오 선수 주목하고 있습니다. (웃음)

올해 PCS 대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이전과 차별점이 있다면?
저희도 온라인 진행이 처음이라서 고민해야 될 부분이 많았어요. 팀들은 각각의 연습실에서 경기하고, 방송은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죠. 각 팀 연습실 모니터에 카메라를 설치해서 화면을 받아 방송하고, 인터뷰도 화상으로 진행해요. 연습실로 한 명씩 심판도 보내야 하죠. 기존에 해왔던 방식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하고 있어요.

시청자들이 온라인으로 경기를 시청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Pick’Em Challenge’라고, 승자 예측 이벤트가 반응이 좋아요. 예전에는 팬들이 단순히 경기를 시청하는 게 전부였다면, 승자 예측 이벤트에 참여하며 경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죠. 각자의 방법으로 경기를 분석하고 순위를 예측해야 하니까요. 그 과정에서 스토리도 만들어지고요.

그리고 오프라인 경기 직관을 못 해서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해 랜선 응원 이벤트도 진행했습니다.
 
PCS를 진행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요즘 팬들이 보고 싶어 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프로 선수들이 대회에서 치킨 먹는 실제 화면은 어떤지, 선수들 시점에서 경기는 어떻게 보이는지 등의 콘텐츠를 만들었죠. 그리고 재미있는 클립을 모아서 내보내기도 하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어요. 보통 이러한 콘텐츠들은 경기 브레이크 타임에 나가는데 실시간 댓글이 많이 달리더라고요 

팬들이 적극적인 편이라, 경기 운영에 대한 의견도 많이 주고, 이런 영상 만들어 달라고 요구도 많이 해요. 그럴 때마다 그냥 넘기지 않고 다 담아둬요. 팬들은 언제나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포인트를 짚어주니까요. 저희는 아무래도 대회를 만드는 공급자 입장에서 보는 시각이 있어서 100% 팬들의 입장에서 경기를 보지 못하거든요. 실시간 팬들의 반응을 늘 주의 깊게 보고 있어요.
 
곧 PCS3가 시작되네요. 주목할 점이 있다면?
현재 각 지역 참가 팀들이 선발되고 있어요. PCS 채리티 쇼다운부터 PCS1, PCS2도 재밌었지만, PCS3는 가장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돼요. 이미 선발된 팀들과 선수들만 봐도 최강팀들이 포진되어 있거든요. 올해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의 정점을 PCS3로 찍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보는 즐거움을 더할 수 있게 준비하는 건 물론이고,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던 랜선 응원 이벤트를 비롯해서 시청자 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많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경기 시청 시간에 따라 포인트가 쌓이고 그것으로 배그 인게임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 등도 진행 예정입니다. 


* PCS3 주요 일정
PCS3는 11월 5일부터 22일까지 아시아, 아시아퍼시픽, 유럽, 북미 각 권역에서 온라인으로 펼쳐집니다.

구분1주차2주차3주차
아시아 & 북미11/5(목)~6(금)11/12(목)~13(금)11/19(목)~20(금)
아시아퍼시픽 & 유럽11/7(토)~8(일)11/14(토)~15(일)11/21(토)~22(일)

 보다 자세한 사항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해 주세요. (링크)

지금까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를 운영하시면서 가장 큰 성취감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요?
작년, 펍지 네이션스 컵(PNC)이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됐어요. 미국 오클랜드에서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PGC)도 열렸죠. 글로벌 팬들과 함께 열광하고 호흡하니까 정말 가슴이 벅찼어요. 팬들에게 그런 순간을 선사했다는 게 말할 수 없이 뿌듯했죠. 올해는 아쉽게 온라인 경기로 진행되지만, 작년보다 팬들의 실시간 반응이 훨씬 좋은 편이라 성취감을 느끼고 있어요. 급변하는 e스포츠 환경이 하루하루 숙제처럼 느껴지지만, 노력하면 팬들이 분명 알아주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앞으로 어떤 미래를 계획하고 있나요?
팬들이 e스포츠를 계속 보게 하려면 가치 있는 콘텐츠가 필수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해야 할 것은 보는 즐거움을 계속 선사하는 것이죠. 글로벌 대회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 연간 대회는 계속 운영할 계획이고요.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봤을 때, 단순 경기 콘텐츠뿐만 아니라 e스포츠를 통해 파생되는 모든 콘텐츠가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e스포츠는 시청하지만 게임은 하지 않는 사람, 게임은 하지만 e스포츠는 시청하지 않는 플레이어, 둘 다 즐기는 사람들 모두 e스포츠의 매력에 빠지게 만들고 우리의 팬으로 만들고 싶어요.

매년 발전하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머리를 맞대어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고 성공시켰지만, 더 큰 발전에 대한 고민은 아직 깊어 보였다. 한국 게임이 글로벌 e스포츠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애정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앞으로도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을 [피플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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