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BIC Festival)은 2015년을 시작으로 매년 부산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디게임 행사로, 올해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인디 게임 개발팀의 도전과 장인정신을 후원하고, 게임산업 생태계 선순환에 공헌하기 위해 크래프톤은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을 후원하였습니다.
얼마 전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BIC Festival 2020 – Untact Live)이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올해도 다양하고 참신한 게임들이 많이 소개되었는데. 그중, 루키 부문 라이징 스타 상을 수상한 ‘아웃사이더키즈’ 팀을 만났다. 아웃사이더키즈 팀은 게임 ‘리플이펙트‘를 개발한 팀으로, 카메라 시점 전환을 핵심으로 내세운 스타일리시 액션 탄막 슈팅 게임이다.
전부 20대로 구성된 인디 게임 제작팀 아웃사이더키즈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리플이펙트 게임 개발 히스토리와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
반갑습니다. 각자 성함과 맡은 직책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민혁(이하 김): 안녕하세요. 저는 아웃사이더키즈 팀 팀장 김민혁입니다. 게임 기획자, 감독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김기태(이하 기): 저는 아트 디렉터 김기태입니다.
진현서(이하 진): 프로그래머 진현서라고 합니다.
세 분 모두 학생이신가요?
진: 저는 졸업생이고요, 팀장님은 휴학생, 아트디렉터님은 재학생이에요. 세 명 모두 20대고, 제가 27살로 저희 팀 최연장자입니다. (웃음) 가장 어린 팀원은 24살이에요.
아웃사이더 팀은 어떻게 결성된 건가요?
김: 저희 모두 서강대학교 게임 교육원 소속이에요. 친하진 않지만, 학교에서 대충(?) 알고 있는 사이였죠. 초기 멤버는 저랑 여자 그래픽 디자이너님, 그리고 여기 있는 프로그래머님이에요. 제가 군대에 있었을 때 사회 나가면 꼭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었는데, 전역 전에 휴가 나와서 팀을 꾸렸죠.
팀은 모두 몇 명으로 구성되었는지.
김: 총 7명이에요. 같은 게임 교육원 소속이지만 전공은 다 다르죠. 건너건너 잘하는 친구들을 소개받아서 영입했어요.
‘아웃사이더키즈’라는 팀명은 무슨 뜻인지.
김: 처음 초기 멤버 세 명이 모였을 때, 팀원을 더 모으기 위해 서로의 인맥을 얘기했는데… 세 명 모두 아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고요. ‘우린 아싸네…’라고 말한 게 팀명이 되었죠. (웃음)
세 분 모두 게임을 만드는 게 꿈이었나요?
김: 저는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취업도 생각한 적이 있는데, 직접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언제나 앞섰죠.
기: 사실 저는 게임을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웃음) 게임에 한정하지 않고, 여러 가지 재밌는 것을 시도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팀장한테 연락이 왔죠. 기획서도 보고, 얘기 들어보니 재밌어 보여서 같이 하게 됐어요.
진: 저도 늘 게임 제작하고 싶었어요. 취업을 생각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직접 만드는 게 훨씬 즐거운 것 같아요.
게임 ‘리플이펙트’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요?
김: 전역 후, 18년 가을부터 제작을 시작했어요. 팀을 꾸리고 제가 쓴 기획서를 바탕으로 개발에 들어갔죠. 처음이 가장 어려웠어요. 근본이 없는 상태에서 게임을 만드니까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죠. 레퍼런스도 별로 없었고요. 수정의 연속이었어요. 힘들었던 만큼 가장 뿌듯하기도 했고요.
아트 디렉터님은 그래픽 만들어가는 과정이 힘들지 않았나요?
기: 저는 캐릭터를 만드는 사람인데, 합류 후에 게임 배경 그래픽을 맡게 됐어요. 일단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당시에는 퀄리티가 안 좋았죠. 그래서 나중에 다 갈아엎었어요. 지금은 배경이 3D로 바뀌어서, 배경보다 다른 쪽을 담당하고 있어요.
프로그래밍은 어땠나요?
진: 저는 원래 뭔가 정해져 있고, 순서대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좋아해요. 근데 리플이펙트는 레퍼런스가 없는 게임이라서 처음엔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런데 이게 재밌더라고요. 맨땅에 헤딩하는 일이 저한테 은근히 잘 맞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갈등은 없었는지.
기: 처음에는 초기 멤버인 다른 디자이너님과 조율하면서 했어요. 저희 팀이 한 명 한 명 맡은 일이 명확하게 있는 게 아니라, 다 같이 하는 구조예요. 그래픽 하는 사람이 네 명이거든요. 그래서 게임 기획자인 팀장 의견 들으면서 큰 갈등 없이 함께 만들어나갔죠.
김: 갈등이 있어야 재밌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모여서 작업하면 매우 시끄럽거든요. 의견 충돌도 잦은데, 저는 그게 아름다운 소란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없다면, 게임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뜻이니까요. 의견 다툼하고 빈정상한 적도 없어요. 합리적으로 마무리되죠. 목소리가 큰 사람이 힘이 세긴 하지만… (웃음)
게임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을 때, 이만큼 잘 될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기: 안되지 않을 거란 건 알았어요. (웃음)
진: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안 되진 않겠다. 어디 가서 무시당하진 않겠다! 생각했죠. (웃음)
처음 계획했던 대로 잘 나온 케이스인지?
김: 아뇨. 처음 생각한 건 되게 간단한 모바일 게임이었어요. 한 손으로만 조작하는 게임이었죠. 그런데 PC 게임으로 구현하는 게 더 재밌을 것 같다는 프로그래머 의견을 반영해서 방향을 바꿨어요. 그렇게 게임을 수정하다 보니까, 작은 몬스터를 추가하고, 스테이지를 추가하고… 어드벤쳐 게임으로 바뀌면서 처음과는 많이 달라졌어요. 저희는 늘 재미를 우선으로 했어요. ‘이게 더 재밌을 것 같은데?’라는 의견이 나오면, 그 방향으로 우선 수정했죠.
국내에서 인디 게임을 제작하는 게 쉬운 길은 아닌데, 고민은 없었나요?
진: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만류해도 제가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 사람도 아니고… (웃음) 하고 싶어서 한 거니까 후회는 없어요.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더 재미가 붙어서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어요.
기: 저도 주변 말 안 듣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인데… (웃음) 개발 기간이 길어지니까 조금 조바심이 나긴 했어요. 저는 아직 군대도 안 갔다 왔고, 다른 하고 싶은 것들도 있었거든요.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했죠.
김: 저는 확고했어요. 불안하기보다는 그냥 게임만 재밌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컸죠. 아직 잘 모르겠어요.
올해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에서 수상했는데, 예상했나요?
기: 조금 기대했죠.
김: 소소한 상 하나 정도는 받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쟁쟁한 게임이 정말 많았거든요. 그런데 너무 큰 상을 받아서 얼떨떨했죠.
수상 후에 다양한 곳에서 연락이 왔을 것 같아요.
김: 투자 관련한 연락이 많았죠. 그런데 국내 퍼블리싱은 저희가 직접 하고 싶어요. 기기나 플랫폼 부분은 도움을 받고 싶지만, 퍼블리싱은 일단 알아서 해보고 싶거든요. 그래서 투자보다는 펀딩을 선택했어요. 이번 달 안에 개발 자금 확보를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오픈할 예정이에요. 저희가 굿즈도 많거든요. 인형, 스티커, 장패드… 후원금에 따라 다양하게 드릴 예정이니 많이 후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세 분에게 ‘인디 게임 제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김: 인디 게임 만드는 건… 재밌는데 힘들어요. 달릴 때, 목표 지점이 보이는 것과 안 보이는 것은 다르잖아요. 저는 목표 지점이 보여서 크게 불안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그 지점이 너무 멀어서 가끔 힘들어요. 끝없이 달려 나가야 하니까. 그래도 다른 이유 없이 그냥 재밌으니까 해요.
기: 제게 인디 게임 제작은 수많은 목표 중 하나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가능성을 많이 열어 놓는 스타일이거든요. 아직 젊고, 하고 싶은 것이 많아요. 그중 하나가 인디 게임 제작이라고 생각해요.
진: 요즘 같은 틀로 찍어낸 것처럼 비슷한 게임들이 많아요. 하지만, 인디 게임 제작은 새로운 시도를 다양하게 해볼 수 있죠. 틀에 박힌 것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좋아요. 언젠가는 비슷한 게임들보다 개성 있는 게임이 성공하는 시대가 올 거라 생각해요.
아웃사이더팀의 최종 목표는?
김: 리플이펙트의 성공. 그리고 대한민국 인디 게임 내수 활성화! (웃음) 저는 곧 인디 게임 붐이 일 거라고 확신해요. 요즘 정말 잘 만든 인디 게임이 많거든요. 리플이펙트가 그 대열에 합류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희 팀의 확고한 색을 성립하고, 7명 다 함께 계속 꾸준히 게임을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그게 목표입니다.
쉬운 길이 아닌 것도 알고, 가끔은 힘들지만 ‘재밌어서’ 계속 한다는 그들. 그들이 인디 게임을 만드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그냥, 지금 현재 마음을 따라가는 것. 에너지 넘치는 아웃사이더키즈 팀을 응원하며,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앞으로도 [컬처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