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는 쭉쭉 빵빵 캐릭터가 아닌 걸크러시 캐릭터! 5월 출시 예정인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의 메인 빌런도 바로 귀부인 드미트리쿠스라는 여자 캐릭터다. 포스 철철 넘치는 마녀의 등장에 게이머들은 환호했는데. 이렇게 넘사벽 능력치를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게임 속 멋진 언니들을 소개한다.
핫팬츠는 쓰레기통에!
툼 레이더 ‘라라크로프트’
역사적인 여성 캐릭터, ‘툼 레이더’ 시리즈의 라라크로프트. 1996년 처음 시작된 툼 레이더 시리즈는 당시 획기적이었던 3D 그래픽과 액션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각종 스핀오프와 리메이크 시리즈, 리부트 시리즈를 통해 현재까지 그 명성을 잇고 있다. 그리고 이 게임의 일등 공신은 말해 뭐해! 바로 주인공 라라 크로프트다.
게임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와 스토리가 유사하다. 라라 크로프트는 강력한 힘을 지닌 숨겨진 보물을 찾는 주체적인 모험가로, 극강의 생존력과 전투력을 자랑한다. 툼 레이더 시리즈 초반에는 라라 크로프트의 비현실적인 몸매와 노출 의상이 부각되며 게임의 ‘섹시 아이콘’으로 다뤄졌다. 하지만, 당차고 독립적인 라라 크로프트의 설정 덕에 여성 팬들이 대폭 증가하면서 캐릭터의 방향성도 바뀌었다.
특히 리부트 시리즈 중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에서 라라 크로프트는 제대로 걸크러시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몸매도 드디어 정상인처럼 묘사되고, 핫팬츠를 버리고 현실적인 옷을 입었다. 야망 넘치고 남자 캐릭터에게 의존하지 않는 기존의 라라 크로프트 캐릭터성과 찰떡!
툼 레이더 시리즈는 역사가 깊은 만큼 작품이 나올 때마다 캐릭터의 설정도 조금씩 바뀐다. 우리의 라라 언니, 이미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앞으로도 강인하고 지적인 대표 게임 여성 캐릭터로 계속 우리와 함께하길❤
레전드 다크히어로
스타크래프트 ‘사라 케리건’
스타크래프트를 실행하면 처음 만나게 되는 그 얼굴, 사라 케리건. 사라 케리건은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의 최강자로, 원래 인간(테란)이었지만 저그에 감염되어 저그 종족의 여왕이 되었다. 별명은 ‘칼날 여왕’. 케리건은 다양한 면모를 지녔는데, 저그를 통합한 위대한 군주이며 우주를 구한 영웅이지만, 막강하고 무자비한 면도 있다.
그녀는 원래 뛰어난 초능력을 가진 선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 초능력 때문에 테란 연합에 끌려가게 되고, 각종 실험을 당하며 착취당한다. 테란 연합에서 구출된 후에도 다른 나쁜 놈들에게 이용당하고 휘둘리며 비극적인 시절을 보낸다.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다 설명하기도 힘들다… 대충 흑화할 만하다는 뜻.)
후에 케리건은 죽음의 위기를 넘고 저그의 일족으로 부활, 칼날 여왕이 된다.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죽이며 업보를 쌓는다. 그 후 선한 인물로 탈바꿈, 칼날 여왕 시절을 후회하며 돌아와 최종 보스를 쓰러뜨린다. 대충 요약한 스토리지만, 케리건은 ‘과거의 아픔 – 흑화 – 선한 존재로 돌아옴 – 영웅 등극’이라는 기승전결을 갖춘 전형적인 다크 히어로다. 결국 우주를 구하는 센캐는 ‘여성’ 케리온인 것. 또한, 방대한 스토리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고민과 아픔은 유저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하다.
거침없는 여전사
바이오하자드 ‘질 발렌타인’
캡콤의 역작 ‘바이오하자드’의 주인공. 바이오하자드는 2020년 9월 기준 1억 500만 장이 팔린 레전드 시리즈다. 서바이벌 호러 장르로, 거대 기업이 몰래 개발하던 바이러스가 유출되어 괴물로 득실대는 세상을 처단하고 탈출하는 것이 주 스토리다. 질 발렌타인은 가상의 도시인 라쿤 시의 특수임무부대 소속으로각종 신체 능력과 지식을 겸비했다.
질 발렌타인이 입대한 이유를 보면 그녀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데, 겉으로는 ‘악의 무리를 처단하기 위함’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도록 긴장감을 느끼기 위해’라고 한다. (정말 겁 없고 저돌적인 언니… 저도 지켜줘요…)
질 발렌타인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서 메인 캐릭터가 되기도 하고, 조연급으로 출연하기도 한다. 특히 작년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RE:3’에서 달라진 외형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캐릭터의 페이스 모델이 건강미 넘치는 새로운 얼굴로 변경되었다. 섹시함이 강조되던 기존 의상도 벗어 던지고! 민소매 티셔츠와 바지를 입고 나온다. (환호) 우리의 여전사 질 발렌타인은 여전히 적의 배를 사정없이 걷어차고, 고층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등 거침없이 구른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환각을 보고, 구토하고 쓰러지기도 하지만 언제나 다시 일어나는 발렌타인 언니. 게임이 계속 이어지는 한, 계속 응원하게 되는 우리 언니다.
계획된 걸크러시 캐릭터
미러스 엣지 ‘페이스’
미러스 엣지는 파쿠르를 접목한 FPS 게임이다. FPS 게임 하면 ‘총 게임’이 먼저 떠오르지만, 미러스 엣지는 주로 파쿠르 액션을 사용해 빌딩 위를 달리고 벽을 달리며 각종 격투 기술을 사용한다. 게임의 배경은 가상의 나라로, ‘시티즌십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개인정보가 완벽하게 통제되고 감시받는 곳이다. 여기서 법망과 감시를 피해 정보를 퍼뜨리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러너’라 부르는데, 우리의 주인공 페이스도 러너이다. 페이스는 유능한 러너로, 매 시리즈 등장하는 음모를 파헤치며 세상을 위해 싸운다.
미러스 엣지 시리즈는 2008년 ‘일렉트로닉 아츠’에서 출시한 게임이지만,주인공 페이스의 외모는 동양적이다. 특히 다른 게임의 여자 캐릭터와 달리 섹시함이나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아 화제가 되었다. 이는 게임 제작자들이 의도한 것인데, 외모보다 캐릭터의 행적과 스토리를 통해 유저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또한, 페이스의 강인하고 저항적인 이미지도 잘 담아냈다. 유저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한 것이 아닌, 애초부터 계획된 걸크러시 캐릭터인 셈! 게임은 예상만큼 흥행하지 못했지만, 독특한 게임성과 캐릭터 덕분에 마니아층이 형성되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외모와 의상, 성격도 변화하는 게임 속 여성 캐릭터. 게임은 시대를 반영하는 문화이기에, 이러한 변화는 당연한 것이 아닐까? 앞으로도 획일화된 여성 캐릭터가 아닌, 다양한 면모를 가진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하며, 다양한 게임 속 이야기를 [컬처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