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스팀’. 아직 플레이하지 않은 게임이 라이브러리에 수두룩한데도, 할인율 높은 게임만 보면 손가락은 정신을 못 차리고 결제 버튼을 누른다. 오늘은 매일 저녁 스팀 접속하는 게 일상인 유저 3인을 만났다. 보유 게임 수가 200개 이상인 님들! 실제로 다 플레이는 하고 있는 거죠?
스팀에 쓴 돈 300만 원
하나도 안 아까워요
저는 워낙 오래전부터 게임을 즐긴 올드 게이머 세대로,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플레이하기 위해 2000년대 중반 스팀을 시작했습니다. 스팀의 편의성 때문에 그 후로 쭉 정착했어요. ‘문명’, ‘어쌔신 크리드’, ‘풋볼 매니저’ 등 대작들도 스팀에 발매되었기에 안 할 수 없었죠. 보유한 게임은 200개가량 되는데요. 지금까지 스팀에 300만 원 정도 지출한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엔딩은 못 보더라도 구매한 게임들은 거의 다 플레이해보는 편이에요. 보유한 게임 중, 30% 정도는 엔딩을 봤습니다.
잡식성 게이머라 이것저것 다 플레이하는 편인데, 주로 RPG 게임이나 시뮬레이션 장르를 좋아합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이야기를 듣고 대리 체험하는 것을 즐기는데요. 누군가 만든 이야기 속에 주인공이 되는 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제 최애 게임은 ‘레드 데드 리뎀션 2(레데리 2)’와 ‘다크소울’ 시리즈입니다. 레데리 2는 우선 그래픽이 아름답고, 카우보이 시절 서부극을 리얼하게 즐길 수 있어요. 디테일한 게임성, 감동적인 스토리 등 뭐 하나 거를 게 없죠. 다크소울 시리즈는 다소 진입 장벽이 높지만, 게임이 주는 순수한 재미와 도전 정신을 느낄 수 있어 좋아합니다. 최근 가장 빠져있는 게임은 ‘프로스트펑크’와 ‘풋볼 매니저 2021’인데요.
프로스트펑크는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빙하기가 와버린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용광로 같은 거대 보일러를 만들고 그 위에 건물을 지어 노동하며 생존해야 하는 게임이죠. 풋볼 매니저는 한때 영국에서 이혼 사유로 거론된 적 있을 만큼 중독성으로 유명한 축구팀 운영 게임이죠.
스팀은 원래 잦은 할인이 큰 장점이었는데요. 지금은 예전 같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게임을 가장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인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PC에서든 내 계정만 있으면 게임을 설치해서 즐길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습니다. 37세, 문성식
라이브러리 채워가고
프로필 꾸미는 재미가 쏠쏠
어릴 때부터 국내외 여러 가지 게임을 플레이했습니다. 스무 살 때, 2008년쯤 처음 스팀을 이용했어요. 초기에는 저도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플레이하기 위해서였고, FPS 장르를 좋아해서 ‘콜 오브 듀티’ 시리즈도 열심히 했죠. 2010년 즈음에 스팀이 할인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게이머들이 많이 유입된 거로 알고 있어요. 그때부터 제 라이브러리도 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웃음)
현재 보유한 게임은 244개인데, 중간에 계정을 다시 생성한 거라 더 많을 거로 예상합니다. 그래도 할인할 때 구매한 게 많아서 저는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진 않았습니다… (웃음) 제 회사 동료 중에는 보유 게임 수가 1,000개가 넘는 분도 있어요.
사실 많은 게임 중에 설치조차 안 해본 타이틀도 있습니다. 할인할 때 사 놓고, ‘이번 연휴 때 해야지’ 하다가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요즘은 게임 구매를 줄이고 이전에 구매한 명작을 플레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웃음)
저는 공포 게임 장르만 빼고 평가가 좋은 게임은 다 구매하고 플레이하는 편인데요. FPS와 RPG, 어드벤처 장르 게임을 주로 합니다. 스토리와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은 다 좋아요. 최애 게임은 ‘배틀그라운드’,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 ‘하데스’입니다. 배그는 베타 버전부터 플레이해서 총 플레이 시간이 1,800시간 정도 됩니다. 위쳐 3는 사람들이 보통 ‘붉은 남작 퀘스트’까지가 이 게임의 문턱이라고 하는데요. 정말 저 문턱을 넘고 나서 정신없이 달렸어요. 캐릭터와 스토리, 세계관이 워낙 탄탄해 제 인생 게임으로 꼽습니다.
하데스는 제가 액션 게임을 잘 못 해서 별로 끌리지 않았는데, 이 게임이 2020년 고티를 많이 수상했어요. 갓겜이라는 입소문도 많아서 플레이해봤는데, 정말 갓겜입니다. 하면 할수록 잘 만든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누가 주변에서 ‘요즘 무슨 게임이 재밌냐?’고 물어보면 주저 없이 추천합니다.
요즘 스팀 외에도 ‘GOG’나 ‘에픽 스토어’에서 게임을 많이 할인하는데요. 특히 스팀에서는 게이머들의 평가를 한 눈에 보고 비교할 수 있어서 구매 전에 많은 참고가 됩니다. 스팀 리뷰에 진심인 분들이 많아요. 멀티플레이 게임의 경우 더욱 다양한 유저들과 만날 수 있죠. 게임의 종류도 다양하고, 라이브러리를 채워가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미니 게임처럼 본인의 프로필을 꾸미고 친구들과 공유하는 점도 매력적인데요. 주변에 스팀 프로필에 열중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제 프로필은 아직 소소하지만, 점차 꾸며갈 예정입니다. 33세, StezyGo
친구랑 선물 주고받고
놀 수 있는 곳=스팀
대학생 때 처음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되고 스팀을 알게 됐어요. 이전에도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게임을 즐겨 플레이했기에 신작이 나오면 꼭 해야 직성이 풀리거든요. 그 후 두 번째로 구매한 게임은 지금 찾아보니 ‘포탈’이라는 게임이네요. 당시 유튜버의 게임 추천 영상을 보고 같이 게임하던 친구와 포탈을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스팀을 계속 이용하고 있어요. 저는 게임으로 만난 친구들이 많은 편인데, 스팀에 ‘게임 선물하기’ 기능이 있어서 자주 주고받곤 해요.
보유한 게임은 200개 정도인데요. 스팀은 할인 이벤트가 많아서, 총 100만 원 이하로 결제한 것 같아요. 최근에는 한 사람만 게임을 구매해도 같이 플레이할 수 있는 서비스가 도입되어서 앞으로 더 절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
저는 숨겨진 명작을 찾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추천을 받아 게임을 구매하는 스타일이에요. 인기 있는 게임은 이유가 있더라고요. 제 최애 게임은 리듬 게임 ‘A dance of fire and ice(얼불춤)’인데요. 피쳐폰 시절에도 ‘리듬스타’, ‘알투비트’, ‘오디션’에 열광한 찐 리듬 게임 유저입니다. 얼불춤 신규 스테이지가 나올 때마다 무조건 들어가서 플레이하고 있어요. 노래도 좋고 조작도 간단해서 스팀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Ori’ 시리즈를 개인적으로 애정하는데요. 난도는 악랄하지만, 플레이하고 나면 이만한 대작이 있나 싶을 정도로 감격스럽습니다. 최근에는 ‘블랙 서바이벌: 영원회귀‘를 매일 플레이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롤은 잇는 갓겜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팀은 게임 고인물들의 평가가 핵심인 것 같아요. 저처럼 다른 사람의 평가가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람에게는 스팀처럼 리뷰가 활발한 커뮤니티 공간이 특별해요! 잘 알려지지 않은 띵작을 찾는 재미도 있고요. 할인 매장으로 따지면, 스팀은 접근성 좋은 이마트나 홈플러스보다 괜찮은 제품을 스스로 발품 팔아 찾아야 하는 코스트코 같은 느낌이 드네요. (웃음) 25세, 날고 싶은 오리
게임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인 곳, 스팀! 인터뷰이들은 유저의 진심 어린 평가와 새로운 게임을 무한대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스팀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로 꼽았다. 게이머들의 천국 스팀, 앞으로도 게임의 다양한 길을 열어 주길 바라며, 앞으로도 게임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컬처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