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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지’라는 세계의 시작, 그 첫걸음

# 우리는 변화가 필요했다
# 펍지 브랜딩의 핵심 아이덴티티를 고민하다
# 적자생존, 확장성, 모던함
# 새 옷을 입은 펍지 (로고)
# ‘PUBG: BATTLEGROUNDS’의 새로운 얼굴 (서체/심볼)
# 펍지는 멈추지 않는다 

# 우리는 변화가 필요했다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가  4년 동안 급성장하면서 유저들의 마음속에 ‘배그’가 견고히 자리 잡았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PUBG(펍지)는 IP를 확장하여 앞으로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기 때문에 브랜딩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었다.

각각의 콘텐츠가 ‘펍지 유니버스’라는 하나의 세계관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큰 그림을 그렸다. 마치 마블 스튜디오에서 각기 다른 스토리를 가진 영화가 개봉되더라도, 대중들은 마블 세계관 안에서 모든 스토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것처럼 말이다. 펍지라는 하나의 브랜드 아래 다양한 장르의 게임과 영화, 소설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트가 존재하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유저들이 쉽게 펍지 프랜차이즈를 인식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리뉴얼을 시작했다.  

또한, 서구권에서는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 프로덕트를 부를 때 ‘PLAYERSUNKNOWN’S BATTLEGROUNDS’를 줄여 ‘PUBG(펍지)’ 라고 부르는 반면, 국내에서는 ‘배틀그라운드’, ‘배그’라고 부르고 있었다. 부가적으로 국내외 명칭 차이를 정리할 기회이기도 했다. 이를 위해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에 맞는 비주얼 크리에이티브를 재정비하자는 데 구성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Central Creative실의 비디오 콜 회의 모습

Central Creative 실이 주축이 되어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Central Creative 실은 크래프톤에서 제작되는 여러 국내외 게임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를 총괄)하는 팀으로, 게임의 타이틀 로고뿐만 아니라, 트레일러 비디오, 다양한 소셜 콘텐츠 등을 제작한다. 전체 실 인원 25명 중 절반은 서울에서, 절반은 산타모니카에서 근무하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서울에서 근무 중인 3명과 산타모니카에서 근무 중인 3명, 총 6인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시차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치열하게 고민한 8개월간의 여정을 소개한다. 

# 펍지 브랜딩의 핵심 아이덴티티를 고민하다

가장 먼저 펍지라는 브랜드가 앞으로 가지고 가야 할 핵심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게 우선이었다. 이를 위해 펍지의 세계관을 담당하는 PUBG Universe실 등 여러 유관 부서와 함께 논의했다. 여러 의견을 듣고, 방향성을 좁혀 나가면서 단 하나의 지향점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수차례 회의를 거치며, 유관부서뿐만 아니라 전체 구성원과 팬들의 의견을 모으면 힌트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즉각 온라인 서베이를 만들어 주요 구성원에게 배포했다. 또한, 모두에게 오픈된 슬랙 채널을 통해 크래프톤 전체 구성원의 의견도 청취했다. “현재 펍지 브랜드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브랜드 컬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구체적으로 여러 질문을 작성했다. 펍지 브랜드의 방향성에 대한 답변과 함께, 기존 펍지 로고의 텍스처가 빠졌으면 좋겠다거나, 색상이 어두운 것 같다는 의견 등 디테일한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팬들의 의견은 내부 Publishing, Studio Management 담당 조직으로부터 수집했다. 팬들이 브랜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팬들이 원하는 방향이 브랜드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하는지 등 팬들의 의견을 꼼꼼히 모니터링했다. 

비주얼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브랜드에 기여하고, 동시에 팬들에게는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선사하고 싶어요. Central Creative실은 게임 개발과 팬들 사이, 그 접점에 있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팬들이 원하는 펍지의 아이덴티티가 이번 브랜딩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고 볼 수 있죠.
– 신석진 님 (Central Creative 실)

 # 적자생존, 확장성, 모던함

우리는 긴 논의 끝에 내외부에서 취합한 의견을 반영해 펍지의 리뉴얼 방향성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었다. 

첫 번째로, ‘적자생존’이다. 펍지 유니버스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적자생존 그 자체다. 배틀그라운드는 게임에 뛰어든 백 명 중 단 한 명, 혹은 단 하나의 팀만 살아남는 게임이다.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집단만이 살아남는다는 뜻을 지닌 ‘적자생존’이 게임의 본질인 것이다.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며 느낄 수 있는 생존감, 치열함이 펍지의 핵심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했다. 아예 새로운 무언가를 고안하는 게 아닌, 기존 펍지의 ‘적자생존’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두 번째, 펍지 프랜차이즈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될 경우, 세계관과 아이덴티티도 그에 맞게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어야 하므로 브랜드의 ‘확장성’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특히,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로 인해 아직 국내에선 ‘펍지’ 하면 fps 슈팅, 배틀로얄 장르를 먼저 떠올리는 유저가 많기 때문에, 펍지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했다. ‘SAMSUNG’과 ‘LG’ 등 브랜드명을 소비자들이 하나의 고유명사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펍지 역시 브랜드명을 고유명사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어떤 게임, 어떤 세계관에 대입시켜도 펍지의 아이덴티티를 일관성 있게 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종 로고가 탄생하기까지 거친 시안들

세 번째, 향후 10년, 20년이 지나도 지속될 수 있는 ‘모던함’을 갖춰야 했다. 특히 로고는 다양한 게임과 여러 미디어에 노출되기 때문에 더욱 고민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구성원과 팬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제작한 시안만 4~500개에 달했다. ‘PUBG’라는 알파벳 네 개 조합으로 만들 수 있는 건 다 만들어보자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B안 중 세 가지 방향성을 모두 충족하는 시안은 찾기 어려웠다. ‘적자생존’이라는 기존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되 세계관을 발전시키는 것으로 큰 방향을 정했던 것처럼, 비주얼 측면에서도 펍지만의 톤앤매너를 계승하기로 결정했다. 
셀 수 없는 회의, 수많은 프로토타입 제작과 수정을 거쳐 세상에 나온 새로운 펍지를 공개한다. 

# 새 옷을 입은 펍지 (로고)

배틀그라운드의 기존 로고(상)과 새롭게 바뀐 로고(하)

가장 크게 바뀐 점은 ‘PLAYERSUNKNOWN’S BATTLEGROUNDS’에서 ‘PUBG: BATTLEGROUNDS’로 게임 명칭이 바뀌며 로고 배치도 달라졌다는 점이다. 펍지라는 브랜드의 게임 중 하나라는 의미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펍지 로고를 배틀그라운드 로고 상단 중앙에 배치했다. 다음 게임이 출시될 경우, 상단의 펍지 로고를 동일하게 활용함으로써, 하나의 세계관 속에서 확장된 게임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었다. 기존 펍지 로고에서 ‘P’와 ‘B’부분이 살짝 튀어나온 디자인적 요소, 군번줄 느낌이 나는 배경 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펍지만의 ‘적자생존’ 아이덴티티를 계승했다.  

컬러 또한 달라졌다. 기존보다 채도를 살짝 높이고 텍스처를 줄여 가독성을 높였다. 이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것이다. 앞으로 여러 게임이 출시될수록 더 많은 콘텐츠가 제작될 것이고, 그만큼 여러 미디어에 노출될 예정이기 때문에 눈에 잘 띄도록 색감을 조절했다. 요즘은 모바일로 펍지를 접하는 유저들도 많은데, 모바일 환경에서는 로고가 훨씬 작아 보이기 때문에 군번줄 모양의 그래픽 모티브를 단순화하고 배경 요소로 연출해 어떤 환경에서도 펍지의 존재감이 잘 드러나도록 했다.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회의는 대부분 아침 일찍 비디오 콜을 통해 진행됐다. 팀원들이 서울과 산타모니카에 떨어져 있어 시차 때문에 항상 아침 8~9시에 업무를 시작했다. 협업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물리적 환경을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 위해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툴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여러 프로젝트의 스케줄과 진행과정을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협업 툴이다. 특히 영상 제작의 경우 프레임 단위로 피드백을 나눠야 하는데, 이메일이나 비디오 콜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툴을 활용해 비주얼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통할 수 있었고, 팀원들이 서울과 산타모니카에 떨어져 있어도 빠르게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  

펍지라는 브랜드의 확장 – PUBG: NEW STATE 로고


# ‘PUBG: BATTLEGROUNDS’의 새로운 얼굴 (서체/심볼)

펍지를 리브랜딩 하면서, 펍지 브랜드의 게임 프로덕트인 배틀그라운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크리에이티브도 함께 리뉴얼했다. 새로운 로고를 제작하면서 배틀그라운드의 아이덴티티가 뚜렷해질수록 우리만의 서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었지만, 완전한 브랜딩을 위해 프로젝트는 서체 개발로 이어졌다. 각 알파벳의 곡선 부분은 45도 컷팅 엣지 디테일을 살려 모던함과 볼드함을 더했다. 작은 디테일에서도 배틀그라운드만의 강인함과 적자생존 아이덴티티가 드러나도록 했다.

배틀그라운드 Official Font

로고, 서체와 더불어 우리는 새로운 심볼을 제작했다. 하나의 심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낙하산이나 비행기 등 배틀그라운드를 상징하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했다. 구성원 서베이 결과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아이템은 ‘삼뚝’이었다. 포스터를 비롯한 메인 비주얼 크리에이티브에 ‘삼뚝’을 쓰고 있는 ‘삼뚝맨’이 등장해 팬들에게도 친숙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 게임을 할 때도 삼뚝을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승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적자생존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상징화하기에도 적합했다.  

삼뚝 심볼 역시 수많은 시안이 있었다. 3D 모델링도 시도해보고, 여러 시안을 제작한 결과 지금의 심볼이 탄생했다. 심볼 속 삼뚝은 메인 포스터에서 삼뚝맨이 고개를 돌리고 있는 각도와 동일한 모양이다. 정면에서 보는 삼뚝은 알아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팬들에게 가장 친숙한 각도로 심볼을 제작해 어디서든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새롭게 추가된 배틀그라운드의 삼뚝 심볼


# 펍지는 멈추지 않는다

배틀그라운드의 최종 로고, 서체, 심볼이 완성되며 Central Creative실의 8개월 동안의 대장정은 끝이 났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앞으로 팬들이 펍지를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게끔 노력할 것이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났을 뿐, “New Type of Creative”를 만들겠다는 Central Creative실의 비전 아래, 펍지를 포함한 다양한 IP의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어떻게 보면 작은 변화일지라도, 우리는 계속해서 변화하고자 하는 것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랜드란 항상 팬들의 피드백과 게임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면서 발전을 멈추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구성원들과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성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계속 변화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팬분들이 사랑하는 펍지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고, 꾸준히 유지•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전이 있어야 실패도 있고, 그 과정에서 유니크한 크리에이티브도 탄생한다고 믿기에 앞으로도 도전을 이어 나갈 계획이에요.
– 신석진 님 (Central Creative 실)

펍지 브랜드 리뉴얼을 위해 고군분투한 Central Cretive실의 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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