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ON

게임을 지배하는 교전력의 비결, GRIFFIN

외곽에서 꼼꼼하게 확인하고 중앙으로 침투하는 치밀함,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오는 교전력. 현재 진행 중인 ‘펍지 위클리 시리즈(PUBG WEEKLY SERIES: EAST ASIA, 이하 PWS)’ 페이즈 2에서 상승세를 이어 나가고 있는 그리핀의 멘털, 투하트 선수를 만났다. DMR의 신, ‘노장’ 투하트 선수와, 국밥처럼 든든한 오더 멘털 선수가 말하는 그리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다.

반갑습니다! 두 분 크래프톤 블로그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멘털(이하 멘): 그리핀 소속 배틀그라운드 프로게이머 멘털입니다. 반갑습니다.
투하트(이하 투): 안녕하세요. 배틀그라운드 ‘노장’ 투하트입니다.
 
현재 PWS 페이즈 2 참여 중이에요. 지금까지 그리핀의 경기 내용을 리뷰하자면?
멘: 3주 차에 다소 부진했는데, 제 영향이 9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저만 정신 차리면 될 것 같습니다. (웃음)
 
개인적으로 1주 차 파이널 경기에서 투하트 선수가 수류탄으로 팀원들을 올킬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팀원들의 반응도 재밌었는데.
투: 저 인터뷰 안 하고 나가도 되나요? (웃음) 저도 할 말을 잃었어요. 민성이가 나갈 때 같이 가야 했는데 흑역사를 남겼네요…
멘: 에이, 투하트 선수는 떠나기에는 아쉬운 선수죠. (웃음) 당시 상대방이 계산해서 던진 폭인 줄 알았는데, 팀킬 킬 로그가 뜨더라고요? 어안이 벙벙했죠.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제 표정 캡처 봤을 때 정말 웃겼어요.

PWS 페이즈 2 그랜드 파이널 직행 티켓은 이미 확보한 상태예요.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나요?
투: 한 발 한 발 제 인생을 걸고 쏘고 있습니다. 공방에서도 정말 집중해요.
멘: 저도 인생을 걸고 쏘고 있습니다. (웃음) 특별한 작전이 있는 건 아니고, 평소 해왔던 대로 임할 예정이고요. 그랜드 파이널에서 최종 우승하면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 (PUBG Global Championship, 이하 PGC) 2021’에 직행할 수 있기 때문에 우승이 목표예요.
 
요즘 주목하고 있는 경쟁 팀이나 선수가 있다면?
투: 솔직히 말하면 저는 없습니다. 제가 1등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멘: 저는 젠지의 피오 선수를 많이 경계해요. 젠지가 워낙 기세를 타면 무서워지는 팀이고, 저희의 운영 방식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적이 많아서 상대하기 까다롭죠.

멘털 선수가 생각하는 1등은 투하트 선수가 아니라 피오 선수다?
멘: 아니죠! (웃음) 같은 팀원으로서 혁준이 형처럼 전투력이 좋은 선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DMR이면 DMR, AR이면 AR, 모두 고점인 선수이기 때문에…
투: 폭도 잘 던져서 팀을 한 방에 보내 버리고? (웃음)
멘: 그렇죠. 폭도 잘 던져서 적도 전멸시키고 저희 팀도 전멸시키는 그런 능력이 있죠. (웃음) 장난이고요. 정말 팀에 큰 힘이 되는 선수예요. 변치 않을 사실이죠.
 
그리핀의 안경 세레모니를 팬들이 좋아했어요. 특히 멘털 선수의 싱크로율이 완벽했는데.
멘: (준비된 안경을 착용하며) 젠지의 아수라 선수가 ‘너는 리액션이 늘 똑같아서 지겹다’라고 말하면서 츤데레처럼 안경을 선물로 보내줬어요. 지금까지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두 분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데요. 프로게이머로 데뷔하게 된 히스토리가 궁금합니다. 특히 투하트 선수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데뷔했어요.
투: 2019년에 28살로 데뷔했어요. 그전에는 공단의 통신 사원으로 일했죠. 어쩌다 배틀그라운드에 빠져서 회사도 그만뒀습니다. 배그 클랜에 들어갔는데, 당시 멤버가 레이지, 피키, 투탭이었어요. 어느 날 다 같이 밥을 먹는 자리에서 피키 선수가 ‘형, 대회 우승하고 싶은데 팀원들이 너무 못한다. 형들이 나가서 킬 해주면 안 되냐?’고 묻더라고요. 바로 오케이 콜~했죠.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을 때, 주변의 반대는 없었나요?
투: 반대 엄청 심했죠. 나이 먹고 무슨 게임이냐, 네가 잘하면 얼마나 잘하냐? 이런 말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어릴 때부터 워낙 게임을 좋아했고,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던 길이라 더 늦기 전에 과감히 시작했죠. 제가 중학교 때 ‘스페셜포스 1’을 했는데 그때 별명이 ‘여수 최강 스나이퍼’였거든요. (웃음)
 
멘털 선수는 어떻게 데뷔하게 되었나요?
멘: 배틀그라운드가 나왔을 때, 갓겜이라는 소리를 듣고 바로 시작했어요. 제가 갓겜이라는 소리는 못 참거든요. (웃음) 너무 재밌어서 하루에 6시간씩 하다 보니까 실력이 올라왔고, 방송하던 분들 눈에 띄게 됐죠. 그리고 처음으로 벤츠 선수와 지스타에 가서 배그 경기를 봤는데 정말 재밌어 보였어요. ‘EGEL’이라는 팀에 들어가서 미라클 형님, 개돌, 갓재한 이렇게 넷이서 아마추어 대회에 나갔고, 이후에 ‘4:44’ 팀에 들어갔죠. 비교적 순탄하게 선수 생활을 시작한 것 같아요.
 
몸담았던 VSG가 해체된 후, 은퇴 선언하고 BJ로 전향하기도 했는데.
멘: 제가 성격이 소심하고 한 번 안 좋은 생각에 빠지면 끝없이 안 좋아지거든요. 당시 심적으로 힘들어서 더 하면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원래 친분이 있었던 현재 그리핀 감독님과 부모님, 여자친구가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줘서 멘탈 회복하고 다시 선수 생활을 시작했죠. 특히 제가 팀을 못 구하고 있어서 그리핀 감독님께 부탁을 드렸는데, 한번 와보라고 하셔서 그리핀에서 복귀할 수 있었죠.
 
투하트 선수는 오늘 인사할 때도 ‘노장’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더라고요. 30대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는 건 어떤가요?
투: 그리핀 막내인 폭시 선수랑 저랑 9살 차이예요. 제가 가끔 그냥 삼촌이라고 부르라고 해요. 진심 반 농담 반으로. (웃음)
 
맏형으로서 부담감은 없나요?
투: 해줄 수 있는 걸 다 해주고 싶어서 매 경기 온 집중을 다 하려고 노력해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인생을 걸고 하는 거라서 한 땅 한 땅 천천히 다 보고, 총 쏠 때도 최대한 잘 맞추려고 애쓰죠. 제가 심장이 두 개라서 인생 하나쯤은 걸 수 있습니다. (웃음)
 
그렇게 집중하면서 인생을 걸고 매 경기 플레이하면 지칠 것 같은데.
투: 어릴 때 농구선수였어요. 키는 작지만 의외로 제가 날렵하거든요. 그래서인지 체력적인 부분은 젊은 선수들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 몇 시간 연속으로 게임해도 별로 힘들지 않아요.

두 분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인가요?
투: 저는 정말 배그밖에 안 해요. 제 인생은 배그로 시작해서 배그로 끝나기 때문에, 3인칭으로 플레이하면서 스트레스 풀어요.
멘: 제 풍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먹는 걸 되게 좋아해요. 먹으면서 다음 먹을 것 생각하고.
 
그럼 이번 PWS 페이즈 2 그랜드 파이널 우승해서 금액 제한 없이 회식한다면 무슨 메뉴를 선택하실 건가요?
멘: 너무 어려운데요… 음.. 치킨마요? 제 입맛이 좀 저렴하거든요. (환한 웃음)
투: 으윽.. (사례 들림)

그리핀은 외곽에서 꼼꼼하게 체크하고 중앙으로 들어오는 스타일인데, 오더인 멘털 선수 평소 성격도 꼼꼼한 편인가요?
멘: 아뇨. 실제 성격은 무계획에 꼼꼼하지도 않아요.투하트 선수도 게임 스타일과 성격이 정반대에요. 게임할 땐 든든한 아빠 같은데, 실제로는 잘 보듬어주는 엄마 같죠.
투: 제가 좀 잘 보듬죠. (웃음)
 
지금 팀원들과 함께 숙소 생활 중인데, 룸메이트는 어떻게 되나요?
투: 저랑 폭시랑 한방, 미키와 멘털이 한방을 써요. 더위를 잘 타는 사람과 추위를 잘 타는 사람으로 나눴죠.
 
각자의 룸메이트에 대해 얘기하자면?
투: 일단 폭시 선수는 어려서 제가 잘 보듬어드리고 있어요. 정리를 잘 안 하지만 가끔 한 번씩 얘기하면 바로바로 치우고… 병장과 이등병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멘: 미키 선수가 잘 때만 방에 들어와서 불편한 게 없어요.
 
미키 선수가 불편해서 피하는 건 아니겠죠? (웃음)
멘: 설마요. 제가 코를 골고 생리현상이 자주 일어나긴 하는데… (웃음) 불편할 정도는 아닐 거라 믿습니다.

두 분, 지금까지 선수 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멘: 아무래도 VSG 해체되고 은퇴했을 시점이죠. 제 성격이 좋은 편이 아니에요. 기분이 안 좋으면 너무 티가 나서 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곤 했죠. 같은 피드백을 계속 받으니 자신에게 지치더라고요. 그리핀 감독님 만나서 조언도 많이 얻었고, 개인적으로 노력해서 고치고 있어요. 많이 좋아졌죠.
투: 작년 펍지 글로벌 시리즈(PGS) 베를린 선발전 열심히 준비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 가게 됐을 때 힘들었어요. 국제 대회에 대한 아쉬움이 큰 편이에요. 이제 가야죠.
 
그리핀의 올해 목표도 국제 대회 우승이겠죠?
멘: 당연하죠! 세계 대회 우승. 그리고 제가 오더를 맡고 있기 때문에 서클에 의존해서 올라가는 팀이 아닌, 뛰어난 교전력과 운영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만들어 나가는 팀이 되고 싶어요.
투: 지금 하고 있는 PWS 페이즈 2 그랜드 파이널 우승, PCS 5 진출, PGC 진출해서 최종 우승. 하나하나 이뤄가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씩 한다면?
투: 항상 응원해주시고 못해도 다독여 주시는 팬분들이 많은데, 정말 감사드리고 죄송해요.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사랑해요♥
멘: 팬분들이 개인적인 시간을 내서 경기를 봐주시기 때문에 언제나 감사드려요. 팬분들이 없다면 e스포츠 선수라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으로 시간 쓰신 만큼 재미를 느끼실 수 있게 노력할게요.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미지 출처. 멘털 선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enteul/)

매 경기 인생을 건다는 노장 투하트 선수와, 실력으로 승리를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멘털 선수. 두 선수를 인터뷰하며 무엇보다도 이들의 ‘절실함’이 전해졌다. 아직 이루고 싶은 것이 많기에 묵묵하게 묵직한 한 발을 쏘는 그리핀 선수들. 국제 대회에서 그들의 활약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선수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매달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