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ON

매드클랜의 매드무비는 이제 시작이다

올해 펍지 위클리 시리즈(PUBG WEEKLY SERIES: EAST ASIA, 이하 PWS), 펍지 콘티넨탈 시리즈 (PUBG Continental Series, 이하 PCS)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 나가며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 (PUBG Global Championship, 이하 PGC)에 진출한 매드클랜의 래쉬, 이엔드 선수를 만났다. 숙소 생활을 하지 않아 각자의 집에서 꾸준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두 선수. 지금까지의 전반적인 경기 리뷰와 처음 PGC에 임하는 소감을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두 분, 반갑습니다.
래쉬(이하 래): 안녕하세요. 매드클랜에서 메인 오더를 맡고 있는 래쉬입니다.
이엔드(이하 이): 팀에서 막내를 맡고 있는 이엔드입니다.
 
얼마 전 PCS 5가 종료됐어요. 조금 아쉬울 것 같아요. 어떤가요?
래: 사실 조금 힘들었어요. 원래 치킨 먹을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는 편인데, 계속 무너지는 모습이 보여서 괴롭더라고요. 심적으로 힘들었죠.
 
약간 부진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유를 분석하자면?
래: 미라마에서 MCG(Multi Circle Gaming)와 랜드마크가 겹쳤어요. 저희가 MCG보다 PGC 포인트가 훨씬 낮았기 때문에, 랜드마크를 내주고 비행기 동선에 따라 그때그때 비어 있는 곳에 들어갔죠. 과정에서 동선이나 템포 조절에 실패한 것 같아요. 미라마에서 기회를 못 살린 게 부진의 큰 이유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올해 PGC에서는 한 군데를 확실히 정해서 들어가려 해요.
 
두 분 다 올해 PGC가 첫 세계 대회인 걸로 알고 있어요.
래: 작년 펍지 글로벌 시리즈(PGS)로 베를린에 갈 수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 갔죠. 이번이 처음이에요. 설레기도 하고, 1년 동안 노력의 결과물을 마지막에 최대한 잘 뽑아내고 싶어요.
이: 첫 진출이라 긴장 안 하고 노련하게 플레이하고 싶어요. 좋은 성적도 내고요.

매드클랜의 팀 컬러에 대해 얘기하자면? ‘우린 이런 팀이다!’
래: 기복이 없는 팀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이: 싸움을 잘하는 팀.
래: WWCD룰(일명 치킨룰)로 바뀌고 나서 치킨에 필요한 플레이를 추구하기 때문에 교전도 필요한 교전만 해요. 꼭 필요한 교전이라면 확실하게 공격적으로 하는 면이 있죠.
 
이엔드 선수, 특히 1:1 교전에 강하잖아요. 비결이 뭔가요?
이: 자신감이 없으면 시체라고 생각해요. 평소에 긴장도 잘 안 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편이라 승률이 높은 것 같아요.
 
래쉬 선수도 긴장 안 하는 편인가요?
래: 제가 5년 차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선수라… 0세대라서 그런지 긴장은 안 하고 즐기는 편이에요. 경기가 재밌어요.
 
이번 PGC에서 주목하고 있는 경쟁 팀이나 선수가 있다면?
이: PERO(Petrichor Road)의 Aixleft 선수. 너무 잘하더라고요. 견제하고 있어요.
래: 젠지의 이노닉스 선수요. 외국 선수도 다 잘하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이겨내야 할 팀은 젠지인 것 같고, 그러려면 또 이노닉스 선수를 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피오 선수가 아니라 이노닉스 선수군요?
래: 저는 개인적으로 같은 오더인 피오 선수를 이기고 싶지만… (웃음) 요즘 이노닉스 형이 저를 많이 놀리더라고요. “똑바로 안 하냐? 그래서 PGC 올 수 있겠냐?” 라고. 그래서 더 이기고 싶네요. (웃음)

두 분, 어떻게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선수가 되었는지 히스토리가 궁금합니다.
래: 스무 살 때 의무경찰에 지원했는데 세 번이나 떨어졌어요. 운이 지지리도 없었죠. 그냥 아르바이트 하면서 지내고 있는데, 배틀그라운드가 나왔죠. 하다 보니 너무 재밌어서 아르바이트를 그만 뒀어요. 당시 수중에 있던 백만원을 PC방에서 다 쓸 때까지 프로게이머가 되지 못하면 육군이라도 가야겠다고 생각했죠. (웃음) 98만원 정도 썼을 때, 프로로 뛰게 됐어요. 노력해서 성공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이: 저는 대학 다닐 때 카카오에서 서비스한 배틀그라운드를 했어요. 사람들이 잘하니까 프로 도전해보라고 해서, 아마추어 팀을 꾸려서 PKC(PUBG Korea Contenders) 오픈슬롯 대회에 참여했죠. 시드권까지 얻었는데, PKL(PUBG Korea League)가 사라져서 안타까웠어요. 그러다 프로 팀에서 먼저 입단 제의가 와서 운 좋게 시작하게 됐죠.
 
래쉬 선수, 이엔드 선수 모두 많은 팀을 거쳐왔는데. 매드클랜만의 특징을 말하자면?
래: 온라인으로 처음 해봐요. 늘 숙소가 있어서 합숙 생활을 했는데,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니까 장단점이 둘 다 존재하는 것 같아요.
 
장단점을 자세하게 말씀해주신다면?
이: 일단 집에서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요. 단점은 소통이죠. 코치님들과 직접 만나서 전략을 짜면 시너지가 날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이 아쉬워요.
래: 합숙 생활 없이 온라인으로만 소통하니까 오히려 말을 더 조심스럽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서로 존중하면서 피드백하고, 그래서 그런지 싸울 일도 거의 없어요. 게임 외적으로 끈끈해지지 못하는 건 아쉽죠.
 
집에서 플레이하시는데, 두 분 가족이랑 같이 살고 있나요?
래: 네. 엄마, 아빠, 형과 살고 있어요.
이: 저도 엄마, 아빠,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어요.
 
E36(ENTER FORCE.36)의 amonot 선수 어머님이 유명하잖아요. 래쉬 선수, 이엔드 선수 가족분들도 경기할 때 응원 많이 해주시나요?
래: 저희 어머니도 제가 치킨 먹는 소리 들리면 방 앞에 와서 춤추고 그러세요. (웃음) 제 방이 더워서 문을 열어 놓고 게임 하거든요.
이: 저희 가족은 거실에서 대회를 같이 보는데, 가끔 소리 지르는 게 들리더라고요. (웃음) 리액션이 풍부하세요.

매드클랜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이: 대바 형이 조금 천진난만해서 (웃음) 분위기를 많이 띄워주고요. 대바 형이 선을 넘으면 투탭 형이 맏형으로서 컨트롤해줘요. 저와 래쉬 형은 뒤에서 웃는 역할이죠.
래: 대바가 광대 역할을 하죠. 그런데 웃기지 않은 광대예요. (웃음) 마음은 광대인데… 눈치도 조금 없지만 정말 순수한 친구예요.
 
경기가 없는 날에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나요?
래: 이엔드 선수, 대바 선수와 풋살을 몇 번 했어요. 다들 운동을 좋아하거든요.
이: 대바 선수랑 둘이 만나서 자주 밥을 먹었는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못 만나서 아쉬워요.
 
투탭 선수와는 잘 안 만나나요?
래: 형이 안 나와요!
이: 형 일산 사는데, 가까운데 안 나와요. (웃음)
 
두 분, 운동을 좋아하신다고 했는데, 취미가 궁금합니다.
래: 실내 서핑을 종종 해요. 친구들 만나서 자전거도 타고.
이: 저는 심심할 때 그림 그려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거든요. 태블릿으로도 그리고 손그림도 끄적이고.
 
배틀그라운드 말고 평소 즐겨 하는 게임도 있나요?
래: 몇 판 하다가 다시 배그하는 편인데. 옛날에는 서든어택, 오버워치 했어요. FPS를 좋아하거든요. 아, 메이플에도 한때 인생을 갈아 넣었지만… 지금은 환불하고 싶네요. (웃음)
이: 저는 요즘 ‘고양이와 스프’라는 힐링 게임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옛날에는 카트라이더도 많이 했어요.

이제 조금 진지한 질문을 드릴게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선수로 활동하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래: 이번 PCS 5가 고비였던 것 같아요. PGC에 진출하지 못하면 은퇴까지 생각할 만큼 힘들었어요. 제가 내년에 스물 다섯이라 군대 생각도 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제가 원래 BJ 쪽으로 전향하려다 다시 프로로 도전했어요. 올해는 정말 시간을 금같이 쓰려고 노력했죠. 후회하지 않게. 다 쏟아 냈는데도 안 되면 그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
 
이: 저는 매순간이 고비였어요. 여기서 못 하면 끝난다고 생각하고 늘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직 청춘이 반짝이는 20대 초반이라, (웃음) 멈추기 보다 앞으로 나아갈 생각이 우선인 것 같아요.
 
그러면 가장 뜻깊었던 순간은?
래: 올해 PGC 진출했을 때 가장 행복했어요. 제 손으로 처음 이뤄 낸 세계 대회 진출이라서 많이 뿌듯했죠.
이: 저는 PGC에서 우승할 거라서 그때 더 기뻐하겠습니다.
 
두 분, 선수로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래: 배틀그라운드를 떠올렸을 때, 래쉬라는 선수를 모두가 알면 좋겠어요. 고유 명사가 되는 것. 그렇게 되려면 제가 잘 해야겠죠.
이: 저도 사람들에게 정말 잘 했던 선수로 오래 기억에 남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응원해주는 팬 분들께 한 마디씩 부탁드립니다.
래: 이번에 다시 마음잡고 프로로 도전하게 된 건 팬들 덕분이었어요. 정말 감사하고, 저도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해서 PGC에서 좋은 결과 보여드리겠습니다. 우승해서 눈물 바다로 만들고 싶어요. PGC까지 조금만 힘내서 응원해주세요!
이: 열심히 해왔고 PGC까지 진출했으니 꼭 우승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며 함께 한 길을 걷고 있는 매드클랜 선수들. 매드클랜 팀, 그리고 래쉬, 이엔드, 투탭, 대바 선수 모두 올해 PGC가 첫 세계 대회다. 지난 몇 년간 달려온 시간들이 빛을 볼 가장 큰 무대. 평소처럼, 늘 그래왔듯 눈부시게 활약할 그들의 모습을 기대하며, 앞으로도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선수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매달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