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엔 뚝배기에 담긴 삼계탕을 팔고, 걸그룹 프로미스나인과 콜라보레이션하여 인게임 음성 채팅 서비스 퀵보이스를 출시했다. 이번엔 영화관과 함께 포대자루에 담긴 팝콘을 출시하더니, 이젠 아디다스와 컬래버레이션까지 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팀인가 싶은데, 이 모든 게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한다. 세상 열일하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마케팅 담당자를 만나봤다.
반갑습니다. 두 분,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차시우(이하 차): 크래프톤 PUBGM(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본부의 전략마케팅실 Marcom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차시우입니다.
신준섭(이하 신): 같은 팀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국내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신준섭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차: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국내 마케팅 업무 중에서도 콘텐츠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어요. 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기반으로, 국내 플랫폼사 및 파트너사와 함께 제휴 업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신: 브랜딩에 관련된 제휴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추가로, 유튜브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페, 틱톡 등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 마케팅은 다른 분야 마케팅과 차이점이 있을 것 같은데,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차: 아무래도 MZ세대 분들이 모바일 게임을 많이 하시다 보니,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보여주기보다는 유저들이 재밌어 하는 방식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어, 숏폼 콘텐츠 트렌드에 맞춰서 영상은 20초 미만으로 만든다 거나, 모바일 환경에 적합하도록 가로형이 아니라 세로형 영상으로 제작한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만의 아이텐티티를 드러내는 방법을 고민해요. PUBG: 배틀그라운드를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게 탄생한 모바일 게임이긴 하지만, ‘리빅’이라는 단독 맵이 있고, 각종 단독 콜라보레이션과 이벤트가 진행되는 등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있거든요. 그런 소재들을 적극 활용해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만의 차별된 강점을 드러내려고 노력해요.
가장 최근에 진행하셨던 마케팅 프로젝트는 뭔가요?
신: 지난달에 CGV와 콜라보레이션해서 ‘모배 포대팝콘 세트(이하 포대팝콘)’를 출시했어요. 15,000개 한정 수량으로 제작돼서 전국 CGV 매장에서 만나 보실 수 있고, 배달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문하면 1,000원 할인도 받을 수 있어요. (웃음)
세트 구성이 어떻게 되나요?
신: 포대팝콘, 콜라뿐만 아니라 인게임 내에서 ‘치킨 메달’ 4개를 얻을 수 있는 모배 스페셜 쿠폰까지 함께 구성되어 있어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아기자기한 캐릭터 일러스트를 패키지 디자인 전면에 내세워서 ‘모배’만의 귀여움을 가져갔죠.
영화관과 모바일 게임은 관련이 없어 보이기도 하는데,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영화관과 콜라보레이션을 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영화관과 모바일 게임의 타겟층에는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영화관을 찾는 분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면 신규 유저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영화관 측에서는 이러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2030 소비자가 더 많이 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기 때문에, 양사의 니즈가 서로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실제 반응이 궁금해요. 기억에 남는 팬들의 반응이 있나요?
신: 포대팝콘 홍보 영상이 전국 CGV 117개 매장에 재생되고, 용산 CGV에는 보급상자나 총기, 삼뚝 등 여러 소품과 함께 구성된 포토존도 있어요. 커뮤니티 이벤트 영상을 촬영하려고 직접 길리슈트를 입고 포토존에 간 적이 있는데, 어린 학생과 어머니가 오셔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시더라고요. 직접 기획한 프로젝트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꼈던 경험이라, 그때 뿌듯함을 많이 느꼈어요.
이전에도 이렇게 실물 굿즈를 제작하거나 식음료 제품을 출시했던 사례가 있나요?
신: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해서 인게임 스킨을 만들고 실물 굿즈를 제작한 적이 있어요. 롯데시네마와 함께 보급 상자 모양의 팝콘 통을 제작하기도 했고, 또, 제삼기획 및 하림과 콜라보레이션해서 ‘삼뚝이닭’이라는 삼계탕 제품도 출시했죠.
‘삼뚝이닭’ 프로젝트가 인상 깊어요. 인게임 아이템 중 ‘3레벨 헬멧’이 ‘삼뚝’이라고 불려서 ‘(삼)계탕 (뚝)배기’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죠.
차: 맞아요, 게임사가 삼계탕을 제작한다는 것 자체가 센세이션해서 주목을 많이 받았죠. 라이브 커머스 채널인 ‘배민 라이브’를 통해 판매했는데, 라이브 커머스라는 판매 방식도 획기적이라는 칭찬을 받았어요. 직접 제작한 뚝배기도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죠.
기상천외한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하시네요.
차: 네이버 게임과 함께 진행했던 웹툰 ‘리빅 프로젝트’가 획기적이었던 것 같아요. 참신한 창작물을 기획해보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하나의 작품을 각기 다른 작가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네이버 웹툰 ‘N의 등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당시 신규 맵 ‘리빅’이 출시됐을 때라, 미지의 섬에 8명의 작가가 떨어져서 각기 다른 관점으로 해당 맵의 장점이나 재밌는 요소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어요. 조회수가 260만 회 정도로 잘 나와서, 그 다음 해에 ‘카라킨’ 맵이 출시됐을 때 비슷한 프로젝트를 한 번 더 진행할 정도였죠.
지난여름, 걸그룹 프로미스나인과 콜라보레이션하기도 했죠. 어떤 프로젝트였나요?
차: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내 프로미스나인의 목소리를 담은 ‘퀵보이스’ 음성을 출시하고 각종 이벤트를 함께 진행했어요. ‘퀵보이스’는 말을 못 하는 상황이거나 하고 싶지 않은 유저분들도 재밌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미리 녹음된 100여 가지의 주요 명령어를 사용하는 기능이에요.
2019년부터 유명한 성우분들과 녹음을 진행했는데, 당시 유저들 반응이 좋았어요. 성우뿐만 아니라 목소리가 좋은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을 섭외하자는 의견이 나왔죠. 그래서 걸그룹 오마이걸의 아린 님, 아이돌 엔플라잉, 인플루언서 에이전트 H, 배우 마동석 등 많은 분과 퀵보이스 콜라보레이션을 했어요.
국내에 여러 아이돌이 있는데 프로미스나인과 함께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차: 예전에 네이버 NOW라는 플랫폼에서 프로미스나인과 함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관련 특집 방송을 한 적이 있어요. 실제로 몇몇 멤버분들께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열심히 플레이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인연으로 콜라보레이션까지 함께 하게 됐죠.
이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많은 콘텐츠가 제작되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있다면?
차: 보통 유명 모델과 함께 ‘퀵보이스’를 녹음할 땐 비하인드 영상이나 인터뷰 영상을 제작했는데, 이번엔 기존과 다른 새로운 영상을 만들고 싶었어요. 며칠 동안 아이돌 팬분들이 어떤 영상을 좋아하는지 분석한 후, 프로미스나인과 단둘이 대화하는 것 같은 영상통화 형식으로 티저 영상을 제작했어요. 또, 멤버들끼리 밸런스 게임을 하는 영상을 본편으로 제작했죠. 담당자로서 직접 기획한 영상이 좋은 반응을 얻어서 기억에 남아요.
퀵보이스에 프로미스나인 팬들만 아는 표현이 담겨있어서 “담당자 중에 팬이 있는 것 같다”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혹시 덕업일치의 꿈을 이룬 팀원도 있나요?
차: 이번 프로젝트는 저희 팀과 사업팀이 함께 진행했는데요, ‘퀵보이스’ 대사는 전적으로 PUBGM KR Biz팀에서 맡아서 기획해 주셨어요. 녹음 날짜까지 준비 기간이 짧았는데, 주말 동안 프로미스나인 관련 콘텐츠를 엄청나게 찾아봤다고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사업팀 분들 중에 팬이 있다고 들었는데, 누군지는 비밀로 하겠습니다. (웃음)
퀵보이스를 녹음하거나 영상을 촬영할 때 힘든 점은 없었나요?
차: 퀵보이스 녹음과 영상 촬영을 다소 빠듯한 시간 내에 끝내야 했어요. 그래서 녹음 스튜디오의 공간을 반으로 나누어서 일부 멤버가 퀵보이스를 녹음하는 동안 다른 멤버는 영상 콘텐츠를 촬영할 수 있도록 동선을 세세하게 짰어요. 다행히 주어진 시간이 완료되기 2분 전에 드라마틱하게 모든 촬영을 마쳤어요. (웃음)
여러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어떤 이벤트가 가장 반응이 좋았나요?
신: 워낙 인기 아이돌이다 보니, 프로미스나인의 타이틀곡 ‘WE GO’를 활용해 이모트 챌린지를 진행했을 때 반응이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이모트 동작이 실제 안무와 똑같지는 않아서 조금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이전에 ‘사쿠란보’ 음악에 맞춘 신규 이모트 ‘토끼 춤’을 출시했을 때 반응이 굉장히 좋았거든요. 이번에도 아예 정식 이모트를 출시해서 음악에 딱 맞는 이모트로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워낙 반응이 좋았던 이벤트라 더 아쉬움이 남네요.
아티스트와의 비하인드도 있었나요?
차: 이전에 네이버NOW를 통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특집 방송을 할 때, 프로미스나인의 나경, 하영, 규리 님을 뵌 적이 있어요. 이번 ‘퀵보이스’ 녹음할 때 두 번째로 뵀는데 “배그 모바일 담당자분 아니시냐”면서 저를 알아보시더라고요. 연예인분들은 콜라보도 많이 하고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을 마주칠 텐데, 저 같은 일반인 담당자를 기억해준다는 게 너무 놀랍고 신기했어요.
신: 저도 두 현장에 다 있었는데 저는 기억을 못 하시더라고요. 좀 아쉽네요. (웃음)
지금까지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가장 뿌듯한 프로젝트는 뭔가요?
신: CGV와 함께 포대팝콘을 출시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주로 커뮤니티 운영을 담당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제휴 업무를 도맡아 진행했거든요. 오픈되기 두 달 전부터 광고 영상이나 광고 이미지를 기획하고, 제작을 관리하는 등 애정을 쏟아서 준비해서 그런지 마음이 많이 가요. 판매가 시작된 10월 18일에 메신저 프로필 이미지도 ‘포대팝콘’으로 바꿔 놓을 정도였어요. (웃음)
차: 게임모드 중 하나인 ‘팀 데스매치: 도서관’의 홍보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충주시 홍보맨’과 협업했을 때 가장 뿌듯했어요. 서울시에 있는 모든 도서관에 다 문의를 해봤는데, 코로나 때문에 대관이 안 돼서 충주시에 연락을 했죠. 나중에 알고 보니, 마침 그때 서충주 도서관이 새로 개장을 해서 충주시에서도 해당 도서관을 홍보할 계획이 있었더라고요. 콜라보레이션을 할 땐 양쪽의 니즈가 맞아야 되는데, 잘 맞아떨어졌죠.
마지막으로, 두 분의 커리어 목표 혹은 개인적인 목표가 궁금해요.
차: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라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재미, 웃음을 주는 콘텐츠 마케터가 되고 싶어요. 유저들로부터 “담당자가 뭘 좀 아네~ 트렌드를 잘 아는 인싸네.”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해요. (웃음) 남들 다 하는 뻔한 마케팅 말고, 틀에서 벗어난 색다른 시도를 많이 해보고 싶어요.
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서비스를 시작한지 3년이 넘었는데, 유저들이 계속 신선하게 느끼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커뮤니티 운영을 오래 담당하고 있다 보니, 유튜브 구독자 100만, 틱톡 팔로워 100만 등 많은 분께 사랑받는 SNS 채널로 키우고 싶어요.
얼핏 듣기에도 수많은 노력이 들어갔을 여러 프로젝트를 이야기하면서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은 시우 님과 준섭 님. 이들의 모습을 보며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순 없다’는 뻔한 말이 왜 긴 세월 동안 유효했는지 깨달았다. 앞으로도 즐겁게 꿈을 향한 여정을 이어가는 크래프톤 직원들의 이야기를 [피플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