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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승리 댄스를 제작한 배그 이모트의 아버지를 만났다

시작섬 들어가자마자 댄스 타임을 즐기고, 마지막 적을 쓰러뜨린 후 신나게 춤을 춰본 유저라시작섬 들어가자마자 댄스 타임을 즐기고, 마지막 적을 쓰러뜨린 후 신나게 춤을 춰본 유저라면 한 번쯤 해본 생각, “배그의 승리 댄스는 어떻게 제작되는 거지?” 배틀그라운드 이모트 제작 담당자를 직접 만나 제작 과정부터 비하인드, 앞으로 출시될 이모트의 스포(!)까지 물어봤다.

안녕하세요. 크래프톤 블로그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펍지 스튜디오 Premium Design Team에서 이모트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김경화입니다.

Premium Design Team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시나요?
18년도에 이 팀에 합류하고 나서 제작된 모든 이모트는 전부 담당했어요. 작년에 큰 반응을 얻었던 블랙핑크와의 콜라보레이션 이모트도 직접 제작했고요. 이모트와 관련된 시스템 기획, 프로덕션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이모트의 아버지 격이신 거네요. (웃음) 그 중에서 유저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이모트 댄스는 무엇인가요?
21년도에 출시됐던 ‘제로투 댄스’가 여러 측면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억에 남아요. 또, 배틀그라운드 4주년을 기념해서 ‘꼬꼬댁 이모트’를 출시했는데, 유저들에게 반응도 좋았고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러웠어요.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에 있어 치킨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데, 그걸 춤으로 잘 표현했던 것 같아요.

유저들이 플레이하다가 어떤 순간에 이모트를 많이 쓰는지도 확인하고 계시나요?
개인적으로는 남을 도발할 때 이모트를 써주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타 유저와 1:1로 겨루다가 킬 하게 되면, 빨리 뛰어가서 시체 앞에서 춤추고 싶어 하는 유저도 있잖아요? (웃음) 그랬다간 춤추는 도중에 본인도 죽을 수 있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중에는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어요. 보통은 시작섬에서 플레이 시작 전에 많이들 이용해 주시죠.

이모트 댄스 제작 과정이 궁금해요.
일단 어떤 이모트를 제작할지 테마를 결정한 뒤에, 거기에 적합한 댄서를 섭외해요. 댄서와 함께 구체적으로 어떤 동작을 만들지 레퍼런스를 조사하면서 안무작업을 하죠.
안무가 완성되면 모션캡처 촬영을 하고 아이템화해서 출시하는 거죠.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지만, 전체 과정은 보통 한 달 정도 소요돼요.

이모트 댄스 제작 영상을 보니 쫄쫄이를 입고 춤을 추던데… 그런 옷을 입고 추는 이유가 뭔가요?
자세히 보시면 모션캡처 수트에 점 같은 게 붙어있어요. 그걸 마커라고 하는데요, 모션캡처할 때 그 마커를 통해서 댄서의 움직임을 캐치하고 데이터화해요. 이때 밀착된 슈트를 입어야 댄서의 움직임을 정확히 캡처할 수 있어요. 그래서 모션 캡처를 위해 쫄쫄이는 필수입니다 (웃음).

처음 이모트 댄스를 담당했을 때 어땠나요?
살면서 춤을 배운 적도 없고, 관련 지식도 없는 편이라 막막함이 컸죠. 주변에 수소문했더니 사내에 댄스에 대한 지식이 있다는 분이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죠. 이모트 제작할 때 리허설에 참여해서 댄서분들과 소통하고 디렉팅을 해주신 적이 있는데, 그 모습이 저에게 큰 영향을 미쳤어요.

3년 동안 이모트를 담당하시면서 댄스 분야에 지식을 많이 쌓으셨을 것 같아요.
그렇죠. 일하다 보니, 동작 실수를 하지는 않았는지 매의 눈으로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동작 실수한 걸 촬영 때 캐치하지 못하면, 보정하는 작업이 추가로 발생하기도 하고 사용할 수 없게 되기도 하거든요. 어떤 댄서분들은 “어떻게 그런 부분까지 잘 짚어내세요?”라며 놀라기도 하더라고요. 저는 그냥 제 할 일을 할 뿐이죠. (웃음)

배그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는 Realistic 인데, 이모트 댄스를 만들 때는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리얼리즘은 처음부터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요소이고, 모션 캡처가 그것을 대표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이모트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신선한 즐거움이죠.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이 생과 사를 오가는 치열한 싸움인데, 그 사이에서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가 있으면 좋잖아요? 잠깐의 쉼표를 찍어주는 게 이모트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요. 유저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전달하고 싶어요.

초반엔 이모트 기능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이젠 배틀그라운드에 없어선 안 될 기능이 됐어요. 이렇게 인기가 확 반등할 수 있었던 계기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2021년 봄쯤 여러 플레이어와 함께 이모트 댄스를 출 수 있는 ‘팀 이모트’라는 기능을 출시했어요. 그때부터 반응이 좋아졌던 것 같아요. 동료들이랑 같이 추면 재미가 배가 되니까, 그때 재미를 느낀 유저들이 유입되어서 이모트의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이모트 댄스를 담당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있나요?
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한창 역주행으로 인기를 얻고 있을 때, ‘롤린’이라는 곡으로 이모트 댄스를 제작하려고 했는데 아쉽게 출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어요. 그게 좀 아쉽더라고요. 이모트는 대중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동작을 할수록 인기가 좋은데, 그런 소재가 항상 있는 게 아니잖아요?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져야 하는 것 같아요.

최근 Mnet 프로그램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를 통해 댄서들도 큰 주목을 받았는데, 콜라보레이션 욕심은 없었나요?
광고 계약시 동종업계 타 브랜드의 모델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어서, 타 게임사와 먼저 광고 계약을 맺으면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가 없어요. 방송 이후 다들 워낙 바쁘셔서 함께 하지 못한 게 아쉬웠죠. 특히 댄서 아이키 님은 작년에 ‘환불원정대’ 안무를 제작하시기 전부터 이미 컨택을 했던 분이라 더 아쉬워요.
그때는 스케줄이 안 맞아서 같이 하지 못했는데, ‘스우파’를 통해 유명해지면서 실력과 인성 모두 인정받으셨잖아요? 그때 놓친 기회가 더욱더 안타깝더라고요.

최근 크래프톤의 모션캡처 스튜디오가 오픈했는데, 사용 후기가 궁금해요.
좋은 경험이었어요. 물론 아직 오픈 초창기라 시간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긴 하죠. 그래도 모션캡처 팀분들이 굉장히 의욕적이고 적극적으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계셔서, 앞으로 개선이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어떤 이모트가 출시되나요? 향후 계획이 궁금해요.
올해에는 작년 보다 더 사랑받을 수 있는 이모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지만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준비 중에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이모트 댄스라는 피처가 배틀그라운드에서 어떤 존재가 되길 바라시나요?
배틀그라운드 프리미엄 상품의 대표적인 것들이 무기와 의상인데, 이모트도 한 축으로 포함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서 유저분들이 보내주시는 피드백을 하나하나 다 보고 있어요. 더 많은 채찍질 부탁드릴게요. (웃음) 또, 이모트 작업은 애니메이터, 사운드, UI, 외부 프로덕션 등 많은 인원이 협업해야 하는 작업이에요. 그분들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기에 가능했던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감사드린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어요.

지금은 배틀그라운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가 된 이모트.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쭉 배그 이모트의 역사를 함께하며 지금의 이모트를 만들어낸 경화 님을 보며 어쩌면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크래프톤은 직원들의 빛나는 장인정신을 응원하며, [피플온]을 통해 더 다양한 이야기를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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