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ON

3년 만에 돌아왔다! ‘지수보이’ 해설의 PNC 2022 미리보기 – 2부

2019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되었던 ‘펍지 네이션스 컵(PUBG NATIONS CUP. PNC)’은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팬들에게 하나의 축제였다.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각국을 대표하여 사투를 벌였다. 당시 대한민국은 선두권을 내내 유지하다 아쉽게도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최종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비단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우승 후보로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국가들 또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22년, 태국 방콕에서 두 번째 PNC의 개막을 앞둔 지금, 우승컵을 차지하기 위해 다시 한번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집결했다. 영광의 PNC 2022 우승 트로피는 누구에게 돌아갈지, 우승 후보로 점쳐지는 국가들을 미리 들여다보자.

※ 본 콘텐츠에서 언급되는 내용은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해설가이자 본 콘텐츠의 기고자인 ‘지수보이’ 님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KRAFTON의 공식 입장은 아님을 밝힙니다.


1부에서 이어집니다.


인파이터, 호주

호주 대표팀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먼저 아메리카 권역 최고의 인파이터이자 테크니션인 TGLTN 선수가 왜 미국 대표팀으로 선발되지 않았는가에 의문을 품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호주 출신인 TGLTN이 아메리카 권역의 ‘근본’ 팀 Soniqs에서 활동한 지 꽤 오래되어 그를 미국 출신이라고 알고 있는 이들도 꽤 있다. 필자는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행히! 너무나도 다행히! 그가 미국 대표팀 소속이 아님에 감사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미국 대표팀의 라인업이 안 그래도 탄탄한데, 여기에 TGLTN 선수까지 더해진다면 중국 대표팀처럼 다른 팀들이 감당하기 힘든 슈퍼 팀이 탄생하게 된다. 그렇기에 현 상황은 오히려 다른 대표팀들에게는 좋은 모양새가 된 셈이다. 아메리카 권역에서 PCS4, PCS5, PCS6 최다 킬 및 ALL-PCS에 선정되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바로 TGLTN 선수이며, PCS6 30매치 기준 61킬로, 전세계 모든 권역을 통틀어 최다 킬을 달성했다. 좀 더 정확히는 유럽 권역 Entropiq(엔트로픽) 소속 Naylup 선수와 아시아태평양 권역 Daytrade Gaming(데이트레이드 게이밍) 소속 FLASH 선수와 공동 1위를 기록했다. 했으며, 전세계를 통틀어 대미지 부문 ‘킹’에 등극했다. 30매치 토탈 13,000 대미지, 특히 DMR로 입힌 대미지만 9,000에 육박한다. 매치 당 400이상의 대미지를 기록한 셈이다.

영상 출처: IrisPUBG YouTube

이번 PNC 2022 호주 대표팀 멤버들의 면면을 분석해보면 하나같이 인파이팅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어떤 국가라도 이 팀을 4:4로 마주하게 되었을 때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 것이다. 초반에 언급한 TGLTN 선수뿐만 아니라, 2연속 호주 대표팀으로 선발된 Shoot To Kill(슛투킬) 소속 luke12 선수도 커리어만 따졌을 때 호주 출신 중 TGLTN 선수에 버금가는 선수다. 글로벌 대회와 오프라인 무대 경험도 풍부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선수는 시야가 좋아 앞선 대회에서 꾸준히 킬 스틸 데이터 또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기절한 인원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그가 올리는 킬 로그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eUnited 소속 Fludd 선수는 한때 에란겔 전문팀으로 불렸던 ‘전설의 쌍도끼’ Fury(퓨리) 출신으로, 한때 luke12 선수와 Atletico Esports(아틀레티코 이스포츠)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어 호흡 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Team Bliss(팀 블리스) 소속 Monty 선수 또한 아시아태평양 권역 PCS6 당시 ALL-PCS에 선정되는 등 탄탄한 기본기와 개인 역량을 갖추고 있어 02년생 선수들 중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기본 전투력과 개인기가 출중해서 모든 팀들에게 괴로움을 선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개성이 뚜렷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보니 배가 산으로 가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 각각 팀 내 주포를 맡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메인 오더라고 할 수 있는 선수는 딱히 없어 경기 내내 힘든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파이터들이 늘 그렇듯, 거친 육탄전은 오히려 대환영이다.


원정대, 대한민국

문득 PNC 2019 당시의 절규가 귓가에 맴돈다. 그날 귀갓길에 폭우가 쏟아졌다. 선두에 있던 대한민국 대표팀이 5점차로 역전을 당하던 순간은 흉터처럼 남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벌써 3년이나 지났지만 상처는 여전하다. 오히려 흉터가 늘었다. 이번 PNC 2022 원정길 또한 무척이나 멀고 험하다. 게다가 경쟁자들은 한껏 물이 올랐다. 최고의 실력을 자랑함과 동시에 베테랑을 선발해야 했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의 손엔 굳은 살도 꽤 박혔고, 얼굴엔 앳된 기색도 지워진 지 오래다. 3년 동안 이를 갈았고, 우승컵을 향해 원정대가 떠날 시간이 됐다. 대한민국 대표팀을 소개한다.

KWANGDONG FREECS(광동 프릭스)가 2022년도 ‘펍지 위클리 시리즈(PUBG WEEKLY SERIES. PWS)’ 페이즈1에서 우승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 천재 오더. LashK 선수야 말로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2017년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경력을 이어오고 있는 선수는 전세계를 뒤져봐도 몇 없다.

오랜 시간동안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에서 활동한 경험과 다양한 랜드마크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것이 이 선수의 가장 귀중한 자산이며, 비행기 동선이나 자기장의 형세에도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특히 이번 시즌 들어 DMR 템포와 정확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 데이터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다른 팀들끼리 싸움을 붙이고 그것을 이용하는 구도를 만드는 데 능하다. 이번 PNC 2022에서도 LashK 선수 특유의 수싸움과 날카로운 동선이 유감없이 드러날 것이다.

PNC 2019를 보며 대한민국 대표팀이 되겠다는 결심을 했고, 그 결심을 현실로 만든 선수가 있다. Danawa e-sports(다나와 이스포츠)의 수도이자 이제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중심이 되어버린 Seoul 선수의 이야기다. 애초에 배틀그라운드를 시작할 때부터 KOR_Seoul이라는 아이디로 활동을 해 왔는데, 아이디 그대로 꿈을 이룬 셈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특정한 부문에 스탯이 집중되어 있기 마련인데, Seoul 선수는 그런게 없다. 완벽한 ‘육각형’ 모양에 가까운 능력치와 함께 오더도 가능해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통솔력마저 갖춘 선수다. 제거해야만 하는 팀을 공략할 때 완벽한 구도로 ‘잡아먹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 전투는 대부분 Seoul 선수 본인이 킬 로그를 올리며 시작된다. 5.56mm 총기류 마스터라고 해도 될 만큼 ‘M416’과 ‘Mini14’를 다루는 솜씨가 경지에 올랐다. 이번 PNC 2022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봉장이 될 예정이다.

대표팀에 한 번 선정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인데, 그것을 두 번 연속 해낸 선수도 있다. PNC 2019 당시에도 브라질, 호주, 일본 등 여러 대표팀을 상대로 숱한 명장면을 만들어 냈으며 이제는 명실상부한 ‘대한제일건(Gun),’ 나아가 세계 최고의 교전 테크닉을 자랑하는 Inonix 선수가 다시 한번 대표팀 원정대에 이름을 올렸다.

PCS6 아시아 권역에서 킬 스틸 부문 1위, 그리고 무려 707미터 밖에서 저격을 성공시켰으며 PGC 2021 당시에는 절정의 AR/DMR 사격 실력을 자랑하며 ALL-PGC 4인 중 한 명으로 당당히 올라섰다. Gen.G(젠지)에 입단한 지 2년이 흘렀고, 어느새 팀의 리더가 되어 동료들을 지휘하게 됐다. 1대3, 1대4 구도가 전문이며, 숨쉬듯 자연스럽게 슈퍼플레이를 선보이는 경지에 이르렀다. 대한민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에게 경계 대상 1순위다.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를 통틀어 세계 최고의 커리어를 가진 남자가 지난 PNC 2019의 복수를 위해 뼈를 깎아냈다. 관객들이 많은 현장에서 오프라인 매치 경험이 많고,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수차례 구원에 성공한 대한민국 대표팀 최후의 수문장, Loki 선수가 Inonix 선수와 함께 2회 연속 PNC 대한민국 대표팀에 선발되며 우승 원정대에 합류했다.

큰 무대 경험이 워낙 많다 보니 위급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연쇄적으로 적을 제압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Loki 선수 홀로 살아 남았을 때도 극적으로 치킨을 따낸 매치들이 많았다. 그리고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기에 팀 내에서 축구의 미드필더처럼 필요한 곳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화력을 지원하는 등 만능에 가까운 플레이가 가능하다.

종합적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전력을 따져봤을 때 우선 랜드마크에서 겹칠 위험이 없다는 점을 가장 큰 이점으로 가져갈 수 있다. 혹여 경기 초반에 다른 팀들과 동선이 겹친다고 하더라도 이후 피드백을 거쳐 다른 곳으로 이동해 빠르게 파밍을 할 수 있다. 거기에 네 선수 모두가 메인 오더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여러 우발적인 상황을 빠르게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다. 게다가 다른 지역에서는 이런 큰 무대에 처음 나서는 선수들도 많아 긴장하기 마련인데, 이런 점에서도 대한민국 선수들은 풍부한 경험을 무장했다.

이처럼 경험과 능력을 두루 갖춘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이지만, 앞서 나열한 다른 팀들의 전력이 너무나 단단하기에, 어렵고 힘든 원정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돌아오는 선수들의 손에는 그토록 모두가 바라고 원했던 우승 트로피가 들려 있기를 기원한다.

영상 출처: IrisPUBG YouTube

각국 대표팀 티어 및 다크호스

앞서 설명한 우승 후보들을 제외하고, 이번 PNC 2022에서 다크호스로 손꼽히는 국가들은 영국, 아르헨티나, 베트남, 그리고 개최국인 태국을 꼽을 수 있겠다.

영국 대표팀엔 Heroic의 TeaBone 선수, FaZe Clan의 Fexx 선수, Team Liquid의 vard 선수 등 유럽 권역 최고의 선수들이 포함돼 있다. 이상 세 선수들의 경기력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한다면, 2회 연속 영국 대표팀에 선발된 mykLe 선수의 경기력이 얼마나 회복됐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르헨티나에는 PGI 2018, PNC 2019, PGC 2019, PGI.S 2021 그리고 PGC 2021까지 5대 글로벌 대회를 모두 참가한 전세계 유일의 선수, SzylzEN이 버티고 있다. SzylzEN 선수는 KPI Gaming(케이피아이 게이밍) 소속으로 PGC 2021 위클리 파이널 1주차에서 환상적인 중앙 돌격, 그리고 경쟁자를 직접 제거하는 능력을 보여주며 깜짝 주차 우승을 차지했다. 이 선수의 존재 하나만으로도 팀 색깔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SzylzEN 선수에게 의존도가 집중되는 것은 약점으로도 꼽히지만, 여전히 잠재력이 높은 팀으로 분류되어야 한다.

2회 연속 PNC 대표팀에 선발된 슈퍼스타 Sapauu 선수가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도 심상치 않다. 실제로 PNC 2019 당시에 4위를 차지한 곳이 바로 베트남이었다. Sapauu 선수와 같은 Baonam United(바오남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펍지 베트남 시리즈(PUBG Vientnam Series) 2022’ 킬 리더이자 PCS6 아시아태평양 권역 ALL-PCS로 선정된 베트남 최고의 에이스 Clories 선수가 함께 대표팀에 선정됐다. 교전력이 상당히 훌륭한 콤비이기 때문에 베트남 대표팀과 인접해서 싸우게 된다면 극도로 주의를 해야한다.

마지막으로 개최국인 태국 또한 최정예들로 구성돼 있다. PCS6 아시아태평양 권역 우승에 빛나는 Daytrade Gaming 소속 Nourinz 선수와 Puuchiwz 선수가 원투 펀치를 맡았다. 오프라인 대회 경험을 다수 가지고 있는 Attack All Around(어택 올 어라운드) 소속 백전노장 J4nku2of 선수, 그리고 태국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의 레전드 Made In Thailand(메이드 인 타일랜드) 소속 Ezqelusia 선수마저 참가했다. 워낙 인기가 많은들로 구성돼 있다 보니 현장의 열기를 등에 업고 분위기를 타게 된다면 대형 사고를 칠 수도 있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치러지는 글로벌 대회인만큼 빠르게 무대에 적응하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현장 관객의 열광적인 함성을 즐기면서, 게임에 집중할 수만 있다면 티어 분류와 관계없이 우승 가능성은 활짝 열려 있다고 본다. 참가하는 모든 팀들과 승부를 예측하는 배틀그라운드 팬 여러분들에게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