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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위한, 그리고 더 큰 영광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선수들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선수들이 말하는 프로의 삶과 꿈 이야기, ‘플레이어_X’ 인터뷰 시리즈가 ‘펍지 네이션스 컵(PUBG NATIONS CUP. PNC) 2022’을 맞아 돌아왔습니다.
태국 방콕 현지에서 플레이어_X가 만난 세 번째 선수는 지난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 2021(PUBG GLOBAL CHAMPIONSHIP. PGC) 2021’ 준우승에 빛나는 유럽 프로팀 Heroic(히로익) 소속이자, PNC 2022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 영국 대표팀 일원인 ‘TeaBone(티본)’ 선수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프로 선수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 이 인터뷰는 PNC 2022 본 대회 시작 전에 진행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TeaBone: 안녕하세요. TeaBone이라는 인게임 이름으로 활동 중인 Luke Crafer입니다. 현재 Heroic 소속이고 이번 PNC 2022에 영국 대표팀 일원으로 참가했습니다.
프로 선수가 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요?
TeaBone: 그 전에는 건설 현장에서 일했어요. 형이 거기서 일했거든요.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가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프로 선수가 된다는 것은 꽤 큰 커리어 상 변화인 것 같은데, 이런 변화를 결정하고 받아들이는 데 걱정되는 부분이나 어려움은 없었나요?
TeaBone: 맞아요. 원래 하던 일을 그만두고 이스포츠 프로 선수가 된다는 게 큰 변화이기는 했습니다. 사실 가족들도 처음에는 반대를 했어요. 하지만 이스포츠 선수가 된다는 건 제가 어린 시절부터 꿈꿔오던 것이었기에 정말 하고 싶었고, 그래서 하던 일을 그만두게 된 거죠.
게임을 좋아하는 것과 프로로서, 이스포츠 선수로서 활동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을 텐데요, 실력을 많이 끌어올린 계기가 있었을 것 같아요. 본인 스스로 프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언제 처음 했나요?
TeaBone: 그냥 모든 게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 같아요. 저는 좋아하는 게임을 한 것뿐 이예요. 물론 하루 아침에 지금 실력이 된 건 아니지만, 그냥 즐겼습니다. 배틀그라운드만 계속 플레이했죠. 일 끝나면 집에 뛰듯이 돌아와서 서둘러 게임에 접속하곤 했어요. 제 생각에 게임을 정말로 즐긴다면 실력은 점진적으로 계속 느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자연스럽게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PGC 2021 준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거뒀던 Heroic에 입단한 것이 프로 선수로서 큰 전환점이었을 수 있겠네요.
TeaBone: Heroic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기 전에, 저는 이 팀이 Omaken Sports(오마켄 스포츠)라고 불리던 2021년 2월 입단했어요. 제가 처음으로 들어간 프로팀이었는데요, 저에게 큰 기회가 되었던 것 같아요. 연봉도 받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많은 시간을 게임에 투자하기 시작했죠. 저의 프로 생활은 여기서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게 프로 선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을까요?
TeaBone: 프로 선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아쉽게 PGC 2021 우승컵을 놓쳤을 때였어요. 거의 우승할 뻔했는데 아쉬워요.
PGC 2021을 2위로 마무리하면서, 큰 상금을 얻게 됐어요. 크라우드펀딩으로 모금된 금액까지 합치면 적은 액수가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기분이 어땠나요?
TeaBone: 정말 굉장했어요. 그렇게 큰 상금을 얻는다는 건 진짜 대단한 일인 것 같아요. 정말 좋았습니다. 꼭 돈 때문이 아니라도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선수의 길을 택했겠지만, 그래도 정말 기분 좋았어요.
PGC 2021을 성공적으로 마친 기념으로 스스로를 위한 특별한 선물도 하나쯤 샀나요?
TeaBone: 아니예요. (웃음) 사실 저는 스스로를 위해 딱히 뭔가를 잘 사지는 않거든요.
어릴 적 꿈이 프로 이스포츠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고 했는데, 어려서부터 게임을 좋아했나요?
TeaBone: 사실 아버지가 플레이하는 걸 자주 봤어요.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커맨드 앤 컨커(Command & Conquer)’나 ‘세틀러(The Settlers)’ 같은 게임을 항상 하고 계셨어요. 그래서 자주 보게 됐고 그때부터 게임을 굉장히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어린시절 가장 좋아하던 게임은 무엇이었나요?
TeaBone: 어린 시절 제가 제일 많이 플레이했던 게임은 ‘배틀필드(Battlefields)’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저는 그때 어려서 이 게임을 하면 안됐던 것 같긴 한데.. (웃음)
게임을 하지 않을 때의 본인은 어떤 사람인가요?
TeaBone: 사실 저는 쉬는 걸 좋아해요. 게임 안 하면 그냥 쉽니다. 그게 제일 좋아하는 거예요. 뭔가 하지는 않아요. 다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요. 매일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거죠.
본인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TeaBone: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우리 팀이예요. 형제들 마냥 팀원들과 노는 게 좋아요. 다른 하나는 플레이 자체의 즐거움이예요. 게임이 잘 풀릴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는데 그게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거죠.
이번에는 게임 관련 이야기를 해볼게요. 배틀그라운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무기나 장비가 있나요?
TeaBone: 지정사수소총인 SLR을 제일 좋아해요. 이 게임 상에서 최고의 무기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장비들 가운데는 최근에 새로 업데이트 된 ‘전술 가방(Tactical Pack)’을 좋아해요. 조끼나 헬멧을 되게 많이 넣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예요. 저는 머리를 자주 맞아서 헬멧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웃음)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서 ‘PUBG: 배틀그라운드’의 어떤 점을 가장 좋아하나요?
TeaBone: 배틀그라운드는 한 게임 한 게임이 다 달라요. 저는 그게 배틀그라운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점이예요. 똑같은 판은 하나도 없어요. 특히, 프로들끼리 경기할 때는 더 그렇죠. 매번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고, 매번 다른 팀들이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전개하는데 이 때문에 경기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각 팀이나 선수가 거기에 어떻게 대응을 하는지 보는 게 배틀그라운드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배틀그라운드가 인생을 크게 바꾼 것 같은데요, 이 게임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TeaBone: 제게 배틀그라운드는 의미가 커요. 꿈을 이룰 수 있게 만든 게임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늘 배틀그라운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제 마음 한 켠에 크게 자리하고 있어요. 대회에 참가하기도 하고,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을 이룰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프로 이스포츠 선수로서 받는 스트레스는 주로 어떻게 해소하나요?
Teabone: 좋은 질문이네요. 여러가지를 많이 해요. 사이클 타러 헬스장에 갈 때도 있고요.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해서요. 지난 경기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곰곰이 되짚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이렇게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 스트레스를 완화하려는 노력을 늘 해야 돼요. 일로서 게임을 하는 사람이든 평범한 직장인이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무슨 일을 해도 짜증만 날 거예요. 그리고, 스트레스나 정신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신체적인 건강을 위해서도 뭔가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프로 이스포츠 선수들은 매일 6~8시간씩 계속 앉아서 게임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거든요. 힘이 필요하죠.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프로 선수로서의 생활에서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을 하나씩 꼽아보자면요?
TeaBone: 솔직히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프로 선수로서의 삶을 정말 즐기고 있어요. 제일 좋은 점은 저에게 이것이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니까요. 게임을 즐기는 것, 팀원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게는 이 일의 가장 큰 장점이예요.
반대로 안 좋은 점은.. 이건 특히 유럽 권역에서 더 그런 것 같은데요, 훌륭한 선수들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는 점이예요. 그래서 유럽의 이스포츠 선수들 대부분은 원래 직업이 있고 게임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경제적으로 완전히 커버가 되지 않으니까요. 다른 직업이 있는 상황에서 게임도 잘 하기란 정말 쉽지 않아요.
프로 선수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목표는 무엇인가요?
TeaBone: 프로 선수로서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입니다. 어떤 대회가 됐든 우승해보고 싶어요. 아직 유럽 프로 리그에서 활동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펍지 콘티넨탈 시리즈(PUBG CONTINENTAL SERIES. PCS)’나 다른 글로벌 대회에서 우승해보고 싶어요. 물론 PNC 2022도 우승하면 좋겠죠.
한 명의 사람으로서 제 개인의 목표는 좋은 사람이 되는 거예요. 아마 모든 사람의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착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매일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게 목표예요.
훌륭한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선수가 되는 데 가장 중요한 자질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TeaBone: 배틀그라운드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좋은 커뮤니케이터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없으면 잘 해내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팀 동료들을 위한 공감 능력도 꼭 필요해요. 배틀그라운드는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죠. 안타깝게도 배틀그라운드를 혼자 하는 게임처럼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와 같은 스쿼드에서 게임을 하는 세 명이 더 있기에, 그들을 이해하고 더 잘 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속팀에서 동료들과 더 호흡을 잘 맞추기 위해 특별히 하는 노력하는 게 있나요?
TeaBone: 저는 팀원들과 대화를 많이 해요. 제가 대화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는데요, 동료들이 잘 쉬고 있는지, 정신적으로 힘든 것은 없는지 확인하기도 해요. 또 그냥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노력해요.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팀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어떤 걸 하나요?
TeaBone: 농담을 많이 해요. 막 장난을 치면서 놀기도 하고요. 말도 안 되는 얘기 같기는 한데, 진짜 그래요.
팀원들이 TeaBone 선수의 농담을 좋아하나요?
TeaBone: 그럴걸요? 걔네들은 농담 잘 못하거든요. (웃음) 제가 생각하기에 제 농담은 가끔 꽤 웃길 때가 있어요.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프로 선수의 한 사람으로서 TeaBone 선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한 단어를 꼽아 보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TeaBone: ‘팀 플레이어’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하는 모든 것들은 우리 팀이 가능한 최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 하는 거거든요. 그게 저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은퇴해야 할 때가 왔을 때,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요?
TeaBone: 팀 플레이어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동료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그런 선수로요. 당연히 대회를 우승하는 모습으로 기억돼도 좋겠죠. 아마 프로 선수들은 다 그럴 거예요. 그래도 팀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저에게는 더 중요해요.
은퇴한 후에는 무엇을 하고 싶나요?
Teabone: 아마 한동안은 쉬고 있을 것 같아요. 계속 그러고 싶었거든요. 최소 몇 년은 쉴 것 같아요. 또 제가 좋아하는 걸 찾아야겠죠. 흐름에 맡기려고요. 프로 이스포츠 감독이 되는 것도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솔직히 좋은 감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 정확히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시도는 해보려고요.
프로 선수로서 마음에 새기고 있는 모토가 있나요?
TeaBone: ‘실수라는 건 없다. 그저 운이 나빴을 뿐. (There’s no mistakes, just unluc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