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퍼블리싱 그룹 Asia Biz 본부 인터뷰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등 전 세계의 팬들이 즐기는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에는 전 세계 각 지역의 팬들을 분석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귀 기울여 듣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International Biz 구성원들인데요. 그 중에서도 한국을 포함해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 등 각 지역의 로컬 오피스와 끈끈하게 소통하며 현지의 문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Asia Biz 본부의 이강석 님과 오세형 님을 만났습니다.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일한다는 건 어떤 매력 포인트가 있을까요?
반갑습니다. 두 분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이강석: 안녕하세요 크래프톤 Asia Biz 본부장 이강석입니다.
오세형: KR PUBGM Marketing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오세형입니다.
현재 두 분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이강석: Asia Biz 본부는 크래프톤에서 서비스하는 게임들을 아시아 내 다양한 국가에 맞게 현지 사업과 마케팅을 진행하는 조직이에요. 동남아시아, 대만, 한국, 일본 4개 권역의 현지 마케팅을 담당하죠.
오세형: 저는 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고요. 이전에는 한국, 일본, 인도 이렇게 세 국가의 현지 마케팅을 담당했습니다.
‘현지 마케팅’이라는 건 일반 마케팅 업무와 어떻게 다른가요?
이강석: 우선 크래프톤 내에는 각 프로덕트를 담당하는 HQ 조직이 별도로 있습니다. HQ 조직이 프로덕트 개발 조직과 커뮤니케이션하며 전체적인 사업과 마케팅 로드맵을 그리면, 저희는 그 로드맵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사업과 마케팅 액션을 실행하죠. 현지의 시즈널 이슈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반대로 현지 팬들의 목소리를 HQ를 통해 개발 조직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합니다. 현지의 로컬 오피스와 커뮤니케이션하며 프로덕트를 보다 지역 중심으로 보며 일하고 있죠.
오세형: HQ 조직은 제너럴리스트에 가까워요. 모든 권역을 커버할 수 있어야 하죠. 현지 마케팅 담당자는 담당 지역의 특성을 이해하고, 지역에 맞게 시각을 바꿔 다시 콘텐츠화해요. 스페셜리스트라 할 수 있죠.
규모가 작지 않은 조직인 만큼 업무 영역도 상당히 넓을 것 같아요.
이강석: 저희 Asia Biz 본부와 현지 오피스 인원을 모두 합치면 약 120명가량 되는데, 담당하는 권역이 넓기도 하고, 언어, 문화, 종교, 경험 모두 달라요. 그래서 각 담당 권역에 맞도록 현지 제휴, 파트너 (인플루언서), 커뮤니티, 이스포츠 이 네 가지 업무를 중심으로 실행하는 것이 핵심이예요.
Asia Biz 본부에서 진행한 사업을 몇 가지 소개한다면?
오세형: 특정 지역 타깃으로 시작했지만, 반응이 좋아 글로벌로 확장된 케이스들이 있어요. 한국에서 진행한 카카오프렌즈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이 그 예인데요. 카카오프렌즈가 처음으로 배틀그라운드 IP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함께 굿즈를 제작했어요. 국내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이를 글로벌로 확장해 배틀그라운드 인게임 아이템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세웠죠. 카카오프렌즈 측에서도 배틀그라운드를 통해 전 세계에 카카오프렌즈의 IP를 홍보할 수 있어 윈윈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어요.
또, 명절을 맞아 기획, 제작된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당시 ‘이스포츠’ 부문이 신설되었고, 종목 중 하나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선정된 바 있습니다. 특히 이 방송 콘텐츠는 국내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기존부터 인기가 많았는데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이 방송 프로그램 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해외 팬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덕분에 우리 게임을 직접 즐기는 유저들 뿐만이 아니라, 모든 대중에 사랑받는 콘텐츠로 다가갈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이강석: 태국의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프로팀 ‘Made in Thailand (MiTH)’ 소속인 ‘MinORu(미노루)’ 선수 아이템을 제작한 적이 있어요. 배틀그라운드 론칭 초반, 프로 선수인 동시에 현지 인플루언서였던 그의 인기는 정말 어마어마했어요. 저희도 처음엔 몰랐는데, 미노루 선수가 대회에 출전하면 태국 뷰어십 수치가 확 뛰고, 미노루 선수의 콘텐츠를 좋아하는 태국 시청자도 매우 많았죠. 또, 이스포츠 대회 아이템을 판매하는 시기가 되면 유독 태국 유저들의 아이템 구매 비율이 크게 늘기도 했고요. 그래서 Asia Biz 본부에서 이 선수의 영향력을 캐치해 선수 아이템을 제작해 판매했습니다. 이후 미노루 선수를 아는 태국의 모든 파트너가 미노루 선수 배틀그라운드 아이템을 자체적으로 홍보하더라고요. ‘크래프톤이 태국을 이렇게 신경 써준다’며 태국 팬분들의 반응이 정말 긍정적이었어요. 이후 다른 지역 인기 선수 아이템도 제작, 판매하면서 현지 파트너(인플루언서)들 그리고 팬들과 신뢰를 쌓아 나가고 있죠.
오세형: 비슷한 사례로 일본의 셀럽 ‘각트’와 함께한 프로젝트를 들 수 있어요. 일본의 유명 가수이자 엔터테이너인 각트가 배틀그라운드의 찐팬이거든요. 각트의 스킨을 제작하고, 방송도 함께하며 팬들과 만났죠. 또한,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IP인 ‘주술회전,’ ‘에반게리온’과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을 진행했어요. 그 외에도 일본에 글로벌 경쟁력 있는 IP가 많아 꾸준히 개발하고 있죠. 이렇게 Asia Biz 본부에서 현지에서 핫한 아이템을 발굴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현지의 문화를 파악하는 게 정말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인사이트를 얻나요?
이강석: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선 작은 사실들과 정보들이 모여야 하는데, 이때 현지 오피스와 함께 상호 존중하며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한국 HQ에 있다는 이유로 로컬 오피스에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리며 일하면 잘 안 된다고 생각해요. 현지 전문가인 로컬 오피스 구성원들에게 이슈를 묻고, 방식을 고민하며 협업하면 탁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죠. 제가 태국을 6개월 혹은 그 이상을 담당한다고 태국 시장을 다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현실임을 인정하고, 서로 진솔하고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중요하죠.
담당자로서 현지 마케팅 업무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오세형: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게임의 HQ 조직이 한국에 있다는 것을 먼저 얘기하고 싶습니다. 규모가 큰 유명 게임의 HQ 조직은 보통 미국, 유럽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크래프톤은 HQ 조직이 국내에 있어 다양한 국가를 타깃으로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죠. 또한, 로컬 오피스와 현지 마케팅 담당자도 HQ 조직만큼 권한이 있어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어요.
그리고 크래프톤 내부에 통번역 전담 조직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일본과 인도 시장을 담당했었는데 일본어도 못하고 힌디어도 못했지만, 언제든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통번역 팀과 협업하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어요.
이강석: 많은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현지 사업과 마케팅 담당자지만, 특정 지역에 한정된 업무만 하지 않아요. 기회가 있다면 HQ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다른 지역을 담당할 수도 있죠. 선순환 구조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구성원의 지향에 맞는 업무를 선택할 기회가 많아요.
그렇다면, 현지 마케팅 담당자로서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강석: 우리와 다른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마인드 셋이 필요해요. 현지에 대해서는 언제나 우리가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하죠. 또한, 로컬 오피스와 협업하며 합을 맞추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 자체를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해요. 만약 실패하더라도 실패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레슨 포인트를 찾아내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솔하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라고 생각하고요.
여러 번 강조하고 계신 Asia Biz 본부의 조직 문화 ‘진솔하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조금 더 부연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강석: 다름을 인정하고, 정보의 불균형이 최대한 없도록 하는 것을 추구해요. HQ 조직이 한국에 있다 보니, 로컬 오피스보다 한국에 더 많은 정보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그럴 때, 진솔하고 명확하게 로컬 오피스에 A부터 Z까지 공유합니다. 공유하는 정보가 같아야 함께 계획을 세우고 시장을 예측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어요. 상호 존중하면서 국내에 있는 구성원과 현지에 있는 구성원이 한 페이지에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Asia Biz 본부의 문화예요.
현지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면 해외 출장도 잦을 것 같은데.
오세형: 맞아요. 해외 출장이 많죠. 한 번 나가면 여러 곳을 돌아요. 유럽 갔다가 거기서 중동 가고, 중동에서 중국 가고. 두 달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정도 나가는 것 같아요. 글로벌 경험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인 직무죠.
이강석: 저도 14일 동안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암스테르담을 다녀온 적 있어요. 공항 이미그레이션에서 불법 체류자로 오해받을 뻔했죠. (웃음)
지금까지 일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오세형: 과거에 인도 관련 업무를 했을 때의 기억이예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BATTLEGROUNDS MOBILE INDIA)’가 인도에서 국민 게임인데, 론칭 전 인도의 국영 매체가 이 소식을 대서특필할 정도로요. (웃음) 해외에서 우리 게임에 애정을 가진 분들을 만나면 자부심이 생겨요. 말레이시아에서도 이스포츠 대회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제가 크래프톤 티셔츠를 입고 있으니 어떤 팬 분이 사인해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선수가 아니라 스텝이라고 말씀드렸는데도 사인을 받아 가셨어요. 해외에서 ‘이런 좋은 게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팬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가슴이 벅차오르죠.
이강석: 실제 해외나 국내 현장에서 팬 분들을 만나면 느껴지는 게 달라요. 게임 하나로 해외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함과 함께 책임감도 생기죠. 현장에서 느꼈던 생생한 감정은 일하는데 아주 큰 원동력이 됩니다.
Asia Biz 본부의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이강석: 현재 PC 배틀그라운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뉴스테이트 모바일,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크게 4개 프로덕트의 현지 사업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어요. 앞으로 이뿐만 아니라 크래프톤에서 선보일 새로운 프로덕트를 많이 담당할 예정이에요. 다양한 프로덕트를 통해 더욱 많은 팬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로컬 오피스 분들과 협업하며 새롭게 도전해 나가야죠.
마지막으로, Asia Biz 본부가 채용 중인 포지션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한마디씩 한다면?
오세형: 게임 회사 마케팅은 정형화된 그림이 있어요. 론칭할 때 집중해서 활동하고, 비시즌에는 UA 광고만 돌리고… 크래프톤의 게임 마케팅은 뭔가 달라요. 자체 IP를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하기 때문에 접근법이 다르고, 단순 게임 마케팅을 넘어서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해요. 마케터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곳이죠. 나의 크리에이티브를 살려 무언가를 기획하고, 기획 단계에서 멈추지 않고 실행까지 해볼 수 있습니다. IP와 함께 개인의 커리어를 발전시키며 성장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신의 직장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강석: Asia Biz 본부에는 배경이 다양한 분들이 모여 있어요. 구성원들과 융화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고요. 개인의 지향에 따라 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도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본부 내에서 특정 지역 담당 업무를 해왔더라도, 언제나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다른 지역, 다른 프로덕트 업무를 담당할 수 있어요. 진솔하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열려 있는 조직이기에, 함께 발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