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ON

게임으로 하는 이 시국 데이트 썰

오프라인 데이트도, 여행도 어려운 요즘. 게임으로 색다른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네 커플을 만났다. 같이 게임하면서 사랑이 더 깊어졌다고? 정말? 대체 어떤 게임을 하는 거야?? 애정 터지는 솔직한 썰을 들어보자!

게임에서 만나면
나이트 클럽에서 춤추기 가능!

원래 저희 커플은 교외로 자주 놀러 다녔어요. 둘 다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요즘 코로나 때문에 돌아다니지 못하니까 실내 데이트 방법을 찾았죠. 하지만 둘의 취미가 워낙 달라서 같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어요. 그러다 우연히 남친이 ‘GTA5’를 플레이하는 것을 봤는데, 신기한 게 정말 많더라고요. 나이트클럽에 놀러 갈 수도 있고, 바다에서 수영도 할 수 있었어요. 어렸을 때 했던 ‘심즈’의 진화 버전처럼 느껴졌죠. 저도 같이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맵 구석구석을 탐색했어요.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도 타고, 요트 타고 밤바다를 구경하기도 했죠. 귀신 출몰 지역도 가 봤어요. 그러다 심심해지면 GTA5 내에 있는 미니 게임을 했어요. 테니스와 골프 같은 게임을 할 수 있거든요. GTA 세상에서는 현실에서 할 수 없는 걸 다 할 수 있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커플템으로 맞춰 입고, 스쿠터 타고 산 정상에 오르고, 가끔 둘이서 동네 양아치 무리도 소탕하고. (웃음) 게임으로 데이트하니까 더 새롭고 신선한 것 같아요. 

이미지 출처. 인터뷰이 제공 인게임 캡처

늘 남친과 취향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찾았다는 것 자체가 기뻐요. 예전에는 남친을 ‘노잼’이라고 놀렸었는데, 요즘은 남친하고 노는 게 제일 재밌습니다. 제가 똑같은 것 10번 물어봐도 화 한 번 내지 않는 걸 보며 남친의 장점도 알게 되었고요. (웃음)
요즘은 둘이서 ‘사이버펑크 2077’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맵을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다는 게 GTA와 비슷해요. 그리고 남친과 저의 플레이 시간과 실력이 많이 차이 나는데, 이런 오픈 월드 게임은 실력 차이가 커도 함께 할 수 있더라고요. 28세, 명이나물

한조를 품어준
세상 따뜻한 힐러 여친

여친과 ‘오버워치’를 함께 하고 있어요. 원래 여친이 혼자 오버워치를 플레이했는데, 제게 영업을 하더라고요. 코로나 때문에 할 것도 없고, 저도 배워서 함께 하게 됐죠. 여친은 플래티넘이라 실력 차이가 월등해요… 제가 게임에 재미 붙일 수 있게 옆에서 도와주고 칭찬을 많이 해줬죠. 한 번은 게임 다 끝나고 집에 가서, ‘그때 진짜 답답해 죽을 뻔했다고’ 고백해서 충격받은 적도 있지만. (웃음) 쉬는 날에는 만나서 데이트하고, 평일에는 주로 오버워치에서 만나서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인터뷰이 제공 인게임 캡처

사실 저는 한조 캐릭터를 플레이해요. 나중에 친구에게 한조가 어떤 캐릭터인지 들어서 알게 됐죠. 많이들 싫어하더라고요… (웃음) 하지만, 여친은 한조인 저를 응원해주고 조용히 뒤에서 힐을 넣어줬어요. 찐 사랑을 느꼈죠. 여친은 제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저를 지지해줄 사람이란 것을 오버워치를 계기로 깨달았어요.

연애 초반에는 알콩달콩 무드를 연출하기 위해 ‘메이플 스토리’도 같이 한 적이 있는데, 흥미가 금방 떨어지더라고요. 오버워치처럼 하나의 목표를 위해 연인과 팀 워크를 다질 수 있는 게임이 데이트용으로 제격인 것 같아요. 앞으로는 롤도 같이 플레이해볼 생각이에요. 여친이 게임 센스가 좋아서, 뭐든 잘하는데 그게 정말 매력 포인트에요. 함께 시도해볼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해서, 연애가 지루할 틈이 없네요. 29세, 궁합도안보는4살차이커플

동숲에서 찍은
로맨스 영화의 한 장면

연애 초만 하더라도 둘이서 게임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어느 날 남친이 게임 업계로 이직하게 되면서 일상 속에 게임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죠. 그러던 중… 2020년 최고의 갓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동물의 숲은 정말 특별한 게임이에요. 게임 안에서 캐릭터가 산책하면, 제가 진짜 산책하는 기분이 들어요. 나만의 섬, 동물 친구들도 있어서 캐릭터에 감정 이입하게 되죠. 각자의 섬에 놀러 가서 함께 해변도 걷고, 커플 룩 입고 노을 스팟에서 사진도 찍었어요. 마을 주민들에게 대화를 걸어서 서로의 뒷담(?)도 들으며 놀았죠. (웃음)

이미지 출처. 인터뷰이 제공 인게임 캡처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동숲에서 함께한 심야 벚꽃놀이예요. 코로나 때문에 꽃 구경하러 못 가서 둘 다 아쉬웠거든요. 그런데 남친이 갑자기 벚꽃놀이하러 가자더니, 본인 섬에 놀러 오라는 거예요. 도착해보니 벚나무가 깔려 있고, 피크닉 돗자리와 각종 아이템들로 꽃놀이 스팟이 만들어져 있었어요. 보자마자 육성으로 ‘우와’ 소리가 나왔어요. 정말 꽃놀이 온 것처럼 나무 사이 돌아다니고 신나서 사진도 찍었죠. 진짜 감동했어요.

함께 게임을 하면 연애가 더욱더 다채로워지는 것 같아요. 대화의 주제도 넓어지고, 게임을 하면서 내가 왜 남친을 좋아하는지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여담이지만, 남친이 정말 필요한 물건 아니면 잘 안 사는 스타일인데, 동숲에서는 제게 뭘 잘 사줍니다. (웃음) 요즘은 함께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를 플레이하고 있어요. 발컨인 절 보면서 남친이 괴로워하는 게 재밌어요. (웃음) 어려운 보스를 못 깨서 좌절하는 상대를 놀리는 것이 핵심인 데이트 코스입니다. 33세, 아세로라

정모에서 만난 ‘길마’님
이제는 하나 뿐인 여친님

저는 지금 여친을 게임 정모에서 알게 되었어요. 제가 중학교 때, ‘마비노기’ 정모에 나갔는데 그때 길드 마스터님이 지금의 제 여친입니다. 오랜 지인이 연인이 된 케이스죠. 둘 다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을 함께 자주 해요. 특히 코로나 전에는 거의 매일 만나서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요즘은 게임으로 만나는 빈도가 높아졌어요. 일주일에 2~3번 함께 게임을 하죠.

이미지 출처. 인터뷰이 제공 인게임 캡처

옛날에는 마비노기를 주로 했지만, 현재는 함께 ‘리그 오브 레전드’, 롤을 플레이하고 있어요. 여친과 늘 같이해서 그런지 둘의 티어(골드2)가 같아요. 실력이 비슷해서 함께 하는 게 더 평화롭고 재밌는 것 같습니다. 사실, 게임을 하다 보면 성격이 나오잖아요? 제가 게임을 할 때 종종 욱하고 화를 내서 여친에게 혼나기도 해요. 싸운 적도 있죠. (웃음) 처음에는 자존심 때문에 우기기도 했는데, 늘 제 잘못이 많은 편이라 먼저 인정하고 사과합니다.

게임으로 데이트하면 이동할 필요도 없고 단장할 필요도 없이 바로 만날 수 있어서 편하고 좋아요. 움직이는 카페 같은 느낌? 대화하는 장소가 카페에서 디스코드로 변했을 뿐, 오프라인 데이트와 크게 다른 건 없는 것 같아요.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게임하는 게 즐거워요. 여친이 게임을 하다가 가끔 실수하면 놀리는 것도 재밌고요. 앞으로 롤 외에 다양한 게임 시도해 볼 생각인데, 여친과 게임이라는 취미를 공유할 수 있어서 언제나 감사한 마음이에요! 28세, 김동석

어디서 달달한 냄새 안 나요? 인터뷰에서 꿀 떨어지는 냄새! 같은 취향과 취미를 공유하며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나가고 있는 네 커플. (부럽다…) 앞으로도 게임으로 행복의 플러스 알파를 누리시길 바라며, 크래프톤은 계속 다양한 사람들의 게임 이야기를 [컬처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