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만 있어도 힐링 되는 귀여운 동물 친구들! 게임에도 귀여운 동물 캐릭터와 동물을 베이스로 탄생한 펫 캐릭터들이 많은데. 하지만 오늘 소개할 게임은 귀여움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유저가 직접 동물이 되어보거나, 동물과 관계를 쌓는 조금 이상한 게임들을 소개한다.
염소가 되어 세상을 파.괘.한.다.
Goat Simulator
2014년에 처음 출시된 이 게임은 내가 직접 염소가 되어 거리를 파괴하고 숨겨진 요소를 찾아 임무를 수행하며 도시를 접수하는 게임이다. 처음에는 게임의 개발사인 커피 스테인 스튜디오에서 개최한 게임잼의 결과물이었는데, 공개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으며 실제로 출시되어버렸다.
제작사는 스팀에서 자신의 게임을 이렇게 소개하기도 한다. “Goat Simulator는 완전히 멍청한 게임이며, 솔직히 말해 차라리 훌라후프나 벽돌 더미와 같은 곳에 당신의 돈을 쓰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아니면 당신의 친구들과 돈을 모아 진짜 염소를 구입하세요.”
게임의 물리 엔진이 완벽하지 않아 버그가 많은 편으로, 유저들은 이 또한 게임의 콘셉트라 받아들이고 더 신나서 플레이한다. 작은 반동에도 갑자기 튀어 오르고 난리다. 게임의 최종 목표는 정해진 게 없고 그냥 염소가 되어 단순 퀘스트를 깨는 게 전부다. 대신, 퀘스트를 깰 때 많은 이벤트와 수집 요소, 다양한 패러디를 경험할 수 있다. 주인공 염소는 게임 세계관 최강자라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도시를 쑥대밭을 만든다. 이상하게 여기서 쾌감이 온다. 염소가 되어 세상을 망치니까 쾌감이 배가 된 달까…?
게임은 꾸준히 업데이트되어 신규 콘텐츠가 출시되고 멀티 플레이도 지원된다. 모바일 버전도 있다. 킹받는 현실 때문에 게임이 필요하다면, 미친 염소가 되어 함께 세상을 파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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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자 사스으으음 게임
DEEEER Simulator
사슴 시뮬레이터는 일본의 1인 개발팀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한 게임으로, 작년 1월에 출시되었다. 게임 콘셉트가 SNS에 공개되자마자 화제가 되어 2일 만에 목표 금액을 초과 달성했다.
사슴 시뮬레이터도 염소 시뮬레이터와 비슷한 병맛 게임이다. 내가 직접 사슴이 되어서 다양한 초능력을 사용해 도시를 파괴한다. 가장 큰 특징은 그래픽. 콘셉트는 이상한데 그래픽이 매우 귀엽다. 사슴이 된 유저는 목을 길게 늘어뜨려 와이어 액션도 해볼 수 있고, 이족보행도 가능하다. 자동차는 뭐 그냥 날려버린다. 트랜스포머처럼 다른 동물들을 합체 시켜 거대 로봇도 만들 수 있다. 당연히 인간도 괴롭히는데, 잘 꾀어내어 인간을 아군으로도 만들 수 있다. 이상한 요소는 다 때려 박은 게임으로, GTA 뺨치는 자유도를 자랑한다.
게임이 짧고 콘텐츠가 조금 빈약하지만, 병맛 콘셉트만으로도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가끔, 순진한 얼굴을 한 사슴을 괴랄하게 조종하는 게 미안할 때가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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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와 연애를?
Hatoful boyfriend
이게 실화? 하토풀 보이프렌드는 조류가 등장하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나 혼자만 여자 사람, 내가 썸타는 대상은 다 조류다. 의인화된 새들과 한 학교를 다니며 이야기도 하고 여러 에피소드를 겪는다. 전형적인 여성향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인데 등장하는 게 조류인 셈. 새마다 이름도 있고 생긴 것도 다르고 성격도 히스토리도 다 다르다. 이 새 님들과 함께 동아리도 들어가고 운동회도 같이 하고… 좋은 추억을 쌓는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어떤 새를 공략할까 고민하고 있는 내 모습에 놀라게 된다. 인간과 동물을 정말 동등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철학적인 게임이 아닐까? (게임 플레이 후 길에서 비둘기를 만나면 뭔가 다르게 보인다. 쟨 성격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데 대체 왜 생기지…)
이 기괴한 게임은 이제는 에픽게임즈의 자회사가 된 ‘하토 모아’에서 2011년 만우절에 발표했다. 처음엔 다들 장난인 줄 알았는데 진짜 게임이 출시되어버렸으며, 스팀과 콘솔로 즐길 수 있다. 한국어 서비스가 되지 않는 게임인데, 국내에서 인기를 얻으며 유저가 만든 비공식 한글 패치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 게임에는 반전이 있다. 본편의 엔딩을 모두 깨고 나면, 진 엔딩이 해금된다. 주인공이 왜 조류만 있는 학교에 들어갔는지, 왜 이런 상황이 펼쳐졌는지 이유가 밝혀진다. 진 엔딩이 게임의 하이라이트이기 때문에 절대 놓치면 안 된다. 어떤 유저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하니, 진 엔딩을 향해 나의 썸 조류들과 함께 달려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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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가 되어 인간들을 괴롭히자
Untitled Goose Game
마지막으로 소개할 게임은 그나마 귀엽다. ‘제목 없는 거위 게임’은 장난꾸러기 거위가 되어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는(파괴까지는 아니다) 게임이다. ‘제목이 없다’는 타이틀처럼, 사람들에게 장난치는 게 게임 콘텐츠의 전부다.
거위에게 할 일이 주어지고, 온갖 방법을 써서 임무를 완수하면 된다. 시끄러운 울음소리로 사람들을 놀래게 하고, 물건도 빼앗고… 육아 난이도 최상 초딩같다. 주인공 거위의 성질은 더럽지만, 전체적인 그래픽이 소소하고 귀여워서 힐링 게임 같다(?) 거위에게 놀아나는 사람들의 리액션을 보는 것도 재밌다. 게임 캐릭터가 실제 거위와 흡사하게 표현되어, 진짜 말 안 듣는 거위가 있다면 왠지 이런 행동을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거위의 임무는 친절히 주어지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주지 않는다. 퍼즐 게임처럼 각 구역을 조사하고, 플레이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어떻게 말썽을 피울지 꼼꼼히 고민해야 하는 셈. 이 게임은 두 명의 플레이어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 혼자 하기보다, 친구와 정신 사나운 거위 두 마리가 되어 호흡을 맞춘다면 환장의 듀오로 활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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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소재로 한 병맛 게임들. 내 본진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지루해질 때, 겜태기가 왔을 때 리프레시 할 수 있는 최적의 콘텐츠다. 게임으로 받은 스트레스는 또 게임으로 푸는 게 진리니까. 세상은 넓고, 다양한 게임은 파도 파도 끝없이 나오기에 앞으로도 다채로운 게임들을 [컬처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