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ON

무한한 게임 맵의 세계

우리가 게임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단순히 재밌기 때문에, 또는 게임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다. 게임을 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지만, 이 모든 걸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경험’이다. 게임에서 우리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을 경험할 수 있다. 게임의 덕목은 ‘게이머 경험 (Gamer Experience)’이라는 말이 있듯, 게임의 가치는 게이머에게 어떤 경험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중 중요한 것이 ‘탐험, 모험’이다. 요즘은 다양한 모험이 가능한 ‘오픈 월드 게임’이 대세다. 하지만 게임 속 세계가 아무리 넓어도, 결국 사람이 만든 세계 아닐까? 오늘은 우리가 누리는 게임 속 맵은 얼마나 넓은지, 그 깊이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생각보다 작네? 도시 규모의 게임

세계보다는 ‘도시’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게임들이 있다. 가장 유명한 건, 유비소프트의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다. 예루살렘부터 로마, 파리, 런던, 피렌체 등 실존하는 다양한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게임 내에 구현했다. 완성도와 고증이 매우 높아 교육 매체로 사용되기도 한다.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의 파리 맵 (이미지 출처: 인게임 캡처)

하지만, 크기는 생각보다 작다.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에 구현된 파리(현 1지구)의 크기는 고작 2.4㎢. 그보다 약간 큰 ‘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의 런던은 3.7㎢다. 현실 공간으로 비교한다면 서울대학교 캠퍼스보다 작다. 뉴욕 맨해튼 전역을 구현한 ‘마블 스파이더맨’도 11.9㎢로, 여의도보다 조금 큰 공간이다. 스파이더맨이 여의도만 활보하고 다니는 셈이다.

여의도 정도의 크기인 ‘마블 스파이더맨’ (이미지 출처: 인게임 캡처)

물론, 실제 게임에서는 그렇게 작게 느껴지지 않는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건물이 수직으로 뻗어 있고, 주인공이 발로 뛰어다니는 경우가 많아 맵의 크기가 적절하게 느껴진다. ‘마블 스파이더맨’도 거미줄을 타고 빠르게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도시 크기를 줄여 속도감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탈것이 더해지고 도시 주변 공간까지 구현되기 시작하면 맵의 크기는 본격적으로 달라진다. 스포츠카와 항공기, 선박이 모두 등장하는 ‘GTA5’의 세계인 ‘로스 산토스’의 크기는 약 81㎢로, 강남구와 서초구를 합친 정도의 크기다. 배틀그라운드의 ‘에란겔’ 맵도 64㎢로, 도심 정도 되는 크기다. 예외적으로 엄청난 크기의 도심을 구현한 게임도 있는데, ‘트루크라임: 스트리트 오브 LA’는 622㎢의 도심을 게임 속에서 구현했다.

‘GTA5’의 ‘로스 산토스’ (이미지 출처: 인게임 캡처)
규모는 작지만 완성된 세계를 조성한 게임들

작은 공간에 완성에 가까운 세계를 구현한 게임도 존재한다. ‘호라이즌 제로 던’은 매우 작은 공간에 다양한 생태계를 만든 대표적인 예다. 약 13㎢라는 세계 속에 사막부터 설산, 울창한 수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태계가 마련되어 있다. 강남구의 3분의 1 크기에 각종 지형이 다 있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3분의 1 크기에 생태계를 담은 ‘호라이즌 제로 던’ (이미지 출처: 호라이즌 제로 던 공식 보도자료)

어마어마하게 느껴지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맵의 크기도 현실로 따지면 72㎢밖에 되지 않는다. 정말 온갖 것이 다 들어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격전의 아제로스’ 기준 207㎢다. 이는 서울 면적의 3분의 1 정도로, 작은 공간에 모든 것을 꾸깃꾸깃 넣어 놓은 것이다.
 
게임 맵의 크기는 사실 게임의 장르와 컨셉에 좌우된다. 온갖 탈것이 존재하며 템포가 굉장히 빠른 ‘저스트 코즈’ 시리즈의 경우, 맵 크기가 기본 1,000㎢에서 출발한다. 대충 인천광역시 정도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아예 빠른 탈것이 주인공인 ‘더 크루 2’는 미국 전체를 축소해 게임 세계로 만들었는데, 그 크기는 무려 5,000㎢에 달한다. 그보다 더 큰 레이싱 게임인 ‘Fuel’은 14,400㎢의 맵 크기를 자랑한다. 참고로, 강원도 전체 면적이 16,800㎢ 정도다.

미국 전역을 무대로 한 ‘더 크루 2’ (이미지 출처: 인게임 캡처)

하지만, 이 정도 크기의 맵은 게임 세계 범주에서 보면 그리 큰 편이 아니다. 지난해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의 세계는 지구 전체다. 대충 5억 1천만 ㎢ 정도 된다…! 우리의 세계를 게임 속에 그대로 넣어 두었기 때문에, 실제로 게임 내에서 인천 – 뉴욕행 비행기를 타면 14시간이 걸린다.

지구 전체를 구현한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 (이미지 출처: 인게임 캡처)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지금까지 살펴본 게임들은 우리가 가늠할 수 있는 크기의 맵을 가졌다. 본격적으로, 고정관념의 틀을 깨야 하는 어마어마한 게임들도 존재한다. 무작위 변수로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마인크래프트’의 세계는 블록 하나의 크기를 1제곱미터라고 쳤을 때, 총 36억 ㎢의 크기를 자랑한다. 이는 지구의 7배의 해당하는 크기다.

지구의 7배 크기를 자랑하는 ‘마인크래프트’ (이미지 출처: 출처 Dimitris Galatas VFX)

아직 놀라긴 이르다. 사실 지구의 7배인 마인크래프트도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우주를 누비며 무역, 전투, 탐험, 채굴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얼리 억세스 게임인 ‘스타 시티즌’의 경우, 각각의 행성이 모두 실제 사이즈로 만들어져 있고, 행성의 개당 크기는 천만 ㎢ 단위에 이른다. 각 행성 간 거리도 어마무시하게 멀기 때문에, 별 하나를 스쳐 지나가는데 1초가 걸리지 않는 속도로 수십 분을 이동해야 한다. 스타 시티즌의 세계는 지금도 커지는 중이라서 그 규모를 계산하기도 어렵다.

지금도 규모가 확장되고 있는 ‘스타 시티즌’ (이미지 출처: 인게임 캡처)

거대하지만 특정할 수 있는 세계도 있는데, 스타 시티즌과 비슷한 싱글 플레이 게임인 ‘엘리트 데인저러스’의 세계는 무려 4조 개의 성계와 42개의 은하가 존재한다. 우리가 사는 태양계가 4조 개 있는 셈이다. 물론, 장르의 특성상 플레이할 때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우주선을 타고 날아다니기만 하지 않고 직접 착륙해 탐험과 기지 건설까지 할 수 있는 헬로게임즈의 ‘노맨즈스카이’는 한술 더 뜬다. 이쯤 오면 숫자가 무의미해지는데, 일단 공개된 값으로는 행성 숫자만 1,840경 개가 넘는다. 그리고 각 행성은 모두 이착륙이 가능하며 각각의 생태계가 존재한다. 행성 하나의 크기만 해도 웬만한 오픈 월드 게임의 세계보다 크다. 그런 행성이 1,840경 개라니…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 크기다.

1,840경 개 행성이 있는 ‘노맨즈스카이’ (이미지 출처: 인게임 캡처)

물론, ‘노맨즈스카이’나 ‘엘리트 데인저러스’는 난수 생성기 등의 도움을 받아 세계를 실시간으로 만들어내는 형태이기 때문에 세계 곳곳이 대단한 완성도를 지니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AI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는 지금, 몇 년 후에는 이보다 더 광대하고 완성도 있는 세계가 등장할 수도 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가상현실 ‘오아시스’처럼, 먼 미래에는 정말 현실 세계와 똑같은 가상 공간이 등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미래 우리를 찾아올 새로운 세계를 기다리며, 크래프톤은 앞으로도 다양한 게임 이야기를 [컬처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

+ 오늘 펍지 스튜디오는 배틀그라운드의 주요 개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링크) 반가운 신규 맵 소식도 있는데요, 올해 3분기부터 내년 1분기 사이에 8×8 사이즈의 대형 맵 두 개(개발 코드네임은 ‘타이거’와 ‘키키’)가 공개될 예정입니다.

신규 맵 – 개발 코드네임 ‘타이거’
신규 맵 – 개발 코드네임 ‘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