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누구나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성장해 왔습니다. 게임이 우리 사회에서 보다 긍정적이고 유의미한 존재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크래프톤은 게임 본연의 재미와, 게임과 사회 상호간의 영향력을 보다 깊게 이해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과 함께 게임 문화 연구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생각을 모아 연재 형식으로 전해드립니다.
[게임문화연구], 여덟 번째 편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문 기사에 나타난 게임의 사회적 인식은 어떤지 살펴 본 송민 교수님의 글입니다.
국내 게임 및 게임문화에 대한 레거시 미디어의 시각이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는 듯하다. 실제 게임과의 인과관계가 분명하게 밝혀진 바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에서는 온라인 게임과 자살, 살인 등의 범죄를 결부시켜 다뤄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한 바 있다. 또한, 게임을 알코올, 마약, 도박 등과 함께 이른 바 ‘4대 중독 물질’ 중의 하나로 보는 주장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이렇듯이 일반적으로 게임 및 게임 산업에 대한 미디어와 사회의 인식은 호의적이지 않다.
뉴스 프레임의 측면에서 보면 일반 대중들에게 언론보도는 사회를 인식하는 중요한 통로이다. 그러므로 언론의 보도 방향이나 보도 흐름이 사회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주며, 여론의 형성과 변화 그리고 결과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언론의 게임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네이버 뉴스(랭킹 뉴스)의 사회, 경제, 그리고 IT/과학, 3개의 섹션에서 2010년 1월 1일부터 2019년 10월 31일까지 ‘게임’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298,381개의 기사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데이터는 불용어 제거 및 형태소 분석과정 등 전처리 과정을 통해서 정제되었다. 그 후에 비지도학습 방법 중 하나인 ‘잠재 디리클레 할당(Latent Dirichlet Allocation/LDA)’ 라는 토픽모델링을 사용하여 신문 매체에 나타난 게임과 관련 인식 분석을 수행하였다. LDA 실행을 위해 토픽의 개수를 10개로 하였고 수집된 게임 관련 신문 기사에서 토픽을 추출하였다. 그 결과 아래 표 같은 10개의 토픽이 구성됨을 알 수 있으며 각 토픽 당 상위 5개의 단어들을 보면 각 토픽이 어떤 주제인지 파악할 수 있다. 10개의 토픽이 주로 게임 산업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게임과 관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토픽 모델링의 결과는 27만건이 넘는 신문 기사들이 게임으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지 않고 막대한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는 게임 산업 특히 스마트폰관 관련된 게임에 주요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단어의 공기어 분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신문 기사에 나타난 게임 관련 주된 핵심어는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 한국, 출시, 인터넷, 제품, 삼성전자 등 산업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한편 그림 1 왼쪽 하반부에 학생, 중독, 청소년 과 같은 키워드들이 밀집되어 있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것은 청소년을 중심으로 하는 게임 이용자들의 중독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청소년 게임 이용자들의 정확한 게임 사용 실태에 대한 객관적 분석 없이 소수의 문제를 일반화한다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과 관련된 인식을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기 위해서 ‘게임’과 ‘중독’ 두 핵심어가 연결된 단어들만 가지고 공기어 분석을 실시하였고 그림 2와 같은 시각화를 통해 게임 중독에 대한 사회인식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그림 2에서 특이한 점은 중독이 게임보다는 휴대폰과 좀 더 밀접한 연결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중독이 학생, 치료, 질환 등과 연결되고 있는데 게임중독도 문제이지만 오히려 휴대폰 중독이 더 많이 신문 기사에서 언급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본 글은 신문기사에 나타난 게임의 사회적 인식에 대한 거시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향후 매체별 또는 데이터 타입의 특징에 따라 (국가 보고서, 블로그, 신문, 게임 동호회 카페 등) 데이터를 수집 분석한다면 게임에 대한 상이한 인식이 드러날 것으로 판단된다. 게임에 대한 선입관을 내려놓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게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건전한 게임 문화 및 사업 발전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빅데이터 분석 및 딥러닝에 기반한 다양한 자연어 처리 기법들을 활용해서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을 담고 있는 데이터를 대량 수집하여 정밀한 분석을 진행해 보고 싶다. 가감없이 게임에 대한 대중들의 생각을 읽고 그를 바탕으로 게임 정책 및 게임 산업에 적용해 진보를 이룬다면 그 무엇보다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송민 연세대 문헌정보학과 정교수이고 2014년에 언더우드 특훈교수로 임명되었다. 전공 분야는 텍스트 마이닝이며 지금까지 SCI급 논문 100편을 포함한 해외논문 200편을 저술 하였다. Frontiers in Research Metrics/Research Innovation 저널에 텍스트 마이닝 분야 Specialty Chief Editor이고 Scientometrics와 Journal of Informetrics 저널의 편집워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