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 빌런, 확킬충’으로 유명한 배틀그라운드 전문 유튜버 재민TV. 영상을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이 사람, 실제로 보면 어떨까? 이번에 자랑스럽게 ‘펍지 파트너’가 된 재민TV를 만났다. 그에게 직접 배틀그라운드, 그리고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 대해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재민 님. 크래프톤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전문 유튜버 재민TV입니다.
솔직히 게임 실력이 뛰어나신 편은 아닌데, 왜 하필 게임 방송을 시작하셨는지?
저도 처음 시작할 땐 노력해서 실력 방송을 하고 싶었는데, 유튜브 시작한 지 4일 만에 빨리 죽는 콘셉트로 인지도가 쌓이기 시작했어요. ‘팬티 빌런’이라는 영상이 터졌거든요. 당시에는 편집자가 없어서 제가 직접 편집했는데, 죽은 장면을 통편집하려다가 재밌어서 그냥 올렸죠. 그게 재민TV를 알리게 된 첫 영상이 됐어요.
그 후 빨리 죽는 콘셉트로 밀고 나가고 있는데. 콘셉트에 대한 확신이 있었는지?
사실 확신을 갖고 의도한 건 아니에요. 저는 정말 열심히 하는데 자꾸 죽고, 그 장면을 시청자분들이 좋아하시니까 편집하지 않고 계속 보여드린 거죠.
잘하는 장면이나 치킨 먹은 것을 역으로 편집하는 건 아닌가요?
제가 치킨 먹는 영상이 드물게 있는데, 저 정말 눈물 흘려요. (웃음) 손도 덜덜 떨리고 심장 떨려요. 치킨 먹는 걸 목표로 하지 않을 뿐, 절대 실력을 숨기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실제로 팬분들이 자주 물어보세요. 원래 잘하는데 숨기는 거 아니냐고. 한 번씩 잘 쏘는 장면들이 나와서 의심하시는데, 정말 어쩌다 한 번 잘한 것뿐입니다.
팬티 빌런 영상도 연출이 의심됐어요. 보통 팬티는 잘 안 빌리잖아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 보통 연인들이 데이트할 때 속옷을 신경 쓰잖아요? 평소에는 구멍 난 팬티 입어도, 특별한 날에는 팬티 브랜드도 신경 쓰죠. 당시 친구가 그날 데이트가 있었어요. 그런데 빨래가 안 말라서 낡은 팬티밖에 없었던 거죠. 그전에 저랑 친구랑 같이 팬티 쇼핑을 했거든요. 같은 팬티를 샀었는데, 제게 뜯지 않은 새것이 있다는 걸 친구가 알고 있었죠. 그래서 빌려 달라고 한 거예요.
오해가 풀렸네요. 재민TV의 레전드 영상은 아무래도 팬티 빌런 영상이겠죠?
그렇죠. 재민TV를 탄생시킨 영상이라 의미가 있어요. 그리고 마트에서 종종 커플분들과 마주치는데, 저를 알아보시고 “혹시 팬티…?”라고 물어보세요. 처음엔 당황했지만, 요즘은 “아 제가 팬티입니다.”라고 대답하죠. 어린 친구들은 만나면 ‘석궁빌런, 죠랄사, 확킬충’으로 불러 주시는데, 20대 후반 분들은 대부분 첫마디가 ‘팬티’예요. (웃음)
처음 게임 방송 시작하실 때, 왜 하필 배그를 선택하셨나요?
원래 FPS 게임을 즐겨 했어요. 에디터님 왜 웃으시죠? 좋아하는 것과 실력은 다릅니다. (웃음) 옛날에 ‘카운터 스트라이크’도 즐겨 했어요. 그 후 배그가 나와서 바로 시작했죠.
그리고 이번에 제가 드디어 펍지 파트너가 됐는데, 정말 기뻐요. 작년엔 떨어졌거든요. 배그는 여러모로 제게 정말 의미 있는 게임이에요. 제2의 인생을 살게 해 준 고마운 게임이죠.
요즘 하루에 영상 한 편씩 업로드 하시는데, 제작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오래 걸리지 않아요. 전 한 시간에 열 판 정도 플레이해서. (웃음) 보통 낙하산 타고 떨어져서 1분 안에 죽으니까… 한 시간 게임을 하면 20분 분량의 영상이 나와요. 편집자분도 따로 계시고요.
생각보다 워라밸이 나쁘지 않은 편이네요.
그렇죠. 근데 또 막상 치킨 먹으려고 작정하고 촬영하면 10시간 넘게 걸릴 때도 있어요. 저번에 치킨 먹을 때까지 잠 안 자고 생방송 한 적이 있었는데, 7시간 걸렸어요. 잠깐 아프리카 방송했을 때는 24시간 방송도 했었죠. 너무 힘들더라고요. (웃음)
게임 방송은 ‘유각(유튜브 각)’이 중요하잖아요. 캐치하는 게 어렵진 않나요?
저는 치킨 안 먹어도 돼서 다른 분들에 비해 편하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매일 다양하게 죽어야 한다는 고민이 있죠. 그런데 매일 예능 신이 도와주더라고요. 저도 이유는 모르겠어요. 자기장이 안 잡히고 레드존 맞아 죽고, 이상하게 죽고… 연출이나 조작이 없는데 신기해요.
하나의 게임만 다루는 건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
재민TV의 구독자들은 배그 자체보다 배그를 플레이하는 재민TV를 보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유각이 나오지 않아도 다른 주제로 영상을 만들죠. ‘확킬충 클랜 만든다, 확킬충 국기 만들 거니까 보내 달라’ 이런 식으로요.
그것도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 아닌가요?
정말 고마운 게, 구독자분들이 댓글로 아이디어를 많이 주세요. 지금도 아이디어가 많이 쌓여 있고요. 기획료를 드려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웃음)
방송 초반에 댓글을 읽어주는 코너가 있어요.
처음에는 재미없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금은 구독자분들이 굉장히 좋아해요. 가끔 댓글 읽기만 보고 영상 안 보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웃음) 구독자분들이 저보다 바견이나 제 여동생, 편집자를 더 좋아하고, 자기들끼리 댓글로 노는 걸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요. 뿌듯하기도 하고 재밌어요.
댓글 중에 가상 인상 깊었던 것은?
M자 탈모? (웃음) 저는 M자 이마일 뿐인데, 자꾸 탈모라고 해서 속상하죠.
진짜 탈모 있으면 재민 님처럼 탈색 못 하죠.
그렇죠? 저 머리숱 많죠? (주변에 물어봄) 여기서 제가 제일 머리숱 많을걸요?
재민 님 공식 팬클럽은 아직 없죠?
비공식 팬 커뮤니티는 100개 정도 되더라고요. 공식 팬클럽을 만들까 생각도 해봤는데, 인스타그램으로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서 주로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어요.
영상 댓글을 보면 10대 남성 팬들이 많을 것 같은데.
실제로 구독자 통계를 보면 2030 대학생, 직장인 분들이 많아요. 제가 (삐-)살인데, 제 또래분들이 응원 메일도 자주 보내주시고요. 10대분들이 댓글을 많이 다니까 그렇게 보이는 거죠. 그리고 인스타그램에는 여성 팬분들이 많은 편이고요.
지인들이 방송 권유를 많이 했다고 들었어요. 원래 타고난 끼가 있었는지.
사실 학창 시절에 언어 장애가 있어서 말을 더듬었어요. 따돌림도 많이 받아서 정신과 치료도 받고, 고등학교를 자퇴했어요. 그 후 해병대에 입대했죠. 군대 다녀온 후에 좀 밝아졌어요. 그리고 예능이나 토크쇼 보면서 혼자 따라 하면서 노력하니까 말하는 것도 늘더라고요. 사회 생활할 때는 야유회 가면 제가 다 진행하고는 했어요.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끼가 아깝다고 방송을 많이 권유했죠.
지금 주변 반응은 어때요?
너무 좋죠. 심지어 처음 방송 권유했던 친구들은 자기 지분을 주장해요. (웃음) 팬티 빌런 탄생시킨 친구가 제일 친한 친구인데, 이 친구는 그런 얘기 안 하고 오히려 제가 농담 삼아 차 한 대 줘야 하지 않냐 장난을 치죠.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현실적으로 수익이 안 날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그 이유를 분석해보니, 제가 연예인 병 걸려서 노력하지 않았더라고요. 아무 영상이나 올려도 잘 될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죠. 그 후 유튜브 채널이 폭망해서 광고 수익으로는 집 월세를 낼 수 없을 정도가 됐어요. 그때 하루에 라면 하나만 먹으면서 버텼죠. 아침에 일어나면 라면을 끓여서 면만 건져내서 먹고, 국물은 냉장고에 넣어 놔요. 저녁에 그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 먹었죠. 그런 생활을 한 달 반 했어요.
그 후 어떻게 회복하신 건가요?
초심으로 돌아갔어요. 제가 유튜브 시작하기 전 3개월 동안 유튜브 공부하면서 연습장 2개를 꽉꽉 채웠거든요. 연습장을 새로 샀죠.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게 뭘까 고민했고, 그때 탄생한 게 댓글 읽기 코너에요.
재민 님은 악플 때문에 힘든 순간은 없었나요?
악플이 종종 달리는데, 팬분들이 대댓글로 응징해줘요. 팬분들이 악플러에게 욕을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요즘은 제가 먼저 악플을 삭제해요. 심한 욕 먹지 말라고… (웃음) 든든하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활동을 넓혀 갈 계획인가요? 재민TV의 다음 스텝이 궁금해요.
말을 재밌게 하는 제 장점을 잘 살려서 다른 사람들과 티키타카를 보여줄 수 있는 방송을 준비 중이에요. 제 취미가 레포츠라서, 웨이크 서핑이나 스노우 보드, 골프 유튜브 같은 것도 촬영해 볼 예정이고요. 종합 유튜버가 되는 게 목표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다양한 것을 많이 접하고 즐기고 싶어요.
재민 님과 한 시간 남짓 인터뷰를 진행하며 턱이 아프도록 웃었다. 그는 사람을 웃게 하는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으며,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면 눈빛이 진지하게 빛났다. 찐친보다 더 친구 같았던 유튜버 재민. 그의 더 큰 성장을 기대하며, 게임을 사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앞으로도 [컬처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
에디터 클토니: 게임 좋아해요. 게임 회사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장인정신 넘치는 게임 유니온, 크래프톤 직원들을 탈탈 털어보려 합니다. 자칭 크래프톤패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