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ON

직업 체험? 이제 게임으로 해요

MBTI가 난리다. MBTI별 성격과 안 맞는 궁합부터, 잘 어울리는 직업 등 온라인에 MBTI를 검색하면 각종 밈이 넘쳐나는데… 왠지 갖다 붙인 것 같은 느낌도 지울 수 없다. 특히 직업은 실제로 체험해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요즘은 게임으로도 (극한)직업 체험이 가능하다. 각종 시뮬레이터 게임들이 왕왕 쏟아져 나오기 때문. 전사, 궁수, 법사에 지친 게이머들이여, 이번에는 색다른 직업을 가져보자!

의대는 못 갔지만 ‘하얀거탑’이 인생드라마라면?
Surgery Simulator 2011
Surgeon Simulator 2013
이미지 출처. utomik

유튜브에 ‘써전 시뮬레이터’를 검색하면 다양한 플레이 영상들이 나온다. 대부분의 영상은 ‘Surgeon Simulator 2013’을 플레이한 것들인데. 이 게임은 앞서 나온 ‘Surgery Simulator 2011’을 패러디한 게임으로, 수술 시뮬레이션 게임이지만 매우 현실과 동떨어진 게임이다. 2011년에 나온 게임은 진짜 시뮬레이션 장르처럼 의사라는 직업과 수술을 사실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그래서 인기가 덜 한지도…)

2013년에 출시된 버전은 조금 기괴하다. 심장 이식, 뇌 이식 등 다양한 수술을 진행하지만, 우선 수술실에 빈 콜라병이 굴러다니고, 장갑도 안 낀다. 컨트롤이 매우 어려워서 의도치 않게 자꾸 다양한 장기를 손상하게 되는데(이는 제작사가 유도한 것), 그 비주얼이 고어물을 보는 것 같다. 장기가 모조리 뜯겨 나가고 피가 쏟아진다. 이런 것들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게 게임에 집중할 수 있다면 의사가 적성에 맞을 수도. 하지만, 뼈를 다 부수고 장기를 대충 이식해도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는데, 현실이었다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이미지 출처. Surgeon Simulator 공식 홈페이지

병맛 게임이지만, 마니아층이 있어 다양한 미션이 추가된다. 최고난도인 외계인 수술 미션도 있고(무중력 상태에서 수술한다…), 도널드 트럼프의 심장이식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후속작인 ‘Surgeon Simulator 2’가 출시되었는데, 한층 더 기괴해졌다고 한다. 정말 의사 꿈나무라면 ‘Surgery Simulator 2011’을(2013은 하지 마), 집에서 <골든타임>, <슬기로운 의사생활> 같은 의학 드라마 즐기는 정도라면 ‘Surgeon Simulator 2013’을 플레이해보자.

집밥 백선생 뺨치는 전국의 선생님들을 위해
Cooking Simulator
이미지 출처. 스팀

먹방을 넘어 쿡방의 인기가 끝날 줄을 모른다. 요즘은 TV를 틀어도 요리해 먹고, 유튜브를 봐도 만들고 먹기 바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나도 셰프, 아니면 백선생님처럼 전국에 지점을 둔 음식점 경영인의 꿈을 꾸게 되는데… 그런 이들을 위한 게임이 바로 ‘Cooking Simulator’다. 쿠킹 시뮬레이터는 2019년 출시됐을 때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스토리 모드’와 자유롭게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샌드박스 모드’ 두 가지가 있는데, 스토리 모드는 내가 직접 셰프가 되어 망한 레스토랑을 다시 살리는 게 주 스토리다.

셰프는 주문에 따라 요리를 하며, 손님 요구 반영, 음식 나오는 속도, 음식 퀄리티에 따라 그에 맞는 돈과 경험치를 받는다. 이렇게 번 돈으로 식재료, 주방 도구를 사고 리모델링도 할 수 있다. 게임에서 구현하는 요리 레시피는 70개가 넘고, 꾸준히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질리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는 게 장점. 하지만 이 레시피는 매우 까다롭다. 식재료의 양, 조리 방법, 시간 등 워낙 자세해서 이를 꼭 지켜야만 돈을 제대로 벌 수 있다. 까다로운 만큼, 실제 요리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샌드박스 모드에서는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각종 괴식을 만들고, 주방을 엉망진창으로 만들며 스트레스를 푸는 플레이어들도 아주 많다.

이미지 출처. 스팀

쿠킹 시뮬레이터는 실제 요리 실력에도 도움이 되고, 가상이지만 넓은 주방을 가질 수 있어 요리가 취미인 사람들이라면 분명 만족할 게임이다. 또한, 돈을 꼭 잘 벌어야 하기에 가볍게 치킨집, 카페를 차릴 생각을 해봤다면 먼저 이 게임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극한 직업 경찰&소방관 체험해보고 싶어?
Police Simulator: Patrol Duty
Firefighting Simulator

국민을 위해 오늘도 묵묵히 힘쓰는 경찰관, 소방관분들! 그들의 일상을 찐으로 체험해보고 싶다면 제격인 게임들이 있다. 바로 ‘Police Simulator: Patrol Duty’와 ‘Firefighting Simulator’다.

이미지 출처. 스팀

폴리스 시뮬레이터는 직접 미국 경찰이 되어 교통사고를 기록하고 도난 차량을 수색한다. 과속 단속도 하며, 물론 범죄자도 체포한다. 범죄 현장을 조사하고 심문하며 경찰이 하는 일들을 대부분 똑같이 한다. 특히 경찰차를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한데, 세단으로 시작해 SUV, 머슬카로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멀티 모드를 지원해서 친구와 함께 범죄자를 함께 잡을 수도 있다. 스팀의 리뷰를 보면, 아직 한국어가 지원되지 않는데도 많은 한국인의 리뷰를 볼 수 있다. 부정적인 평을 한 대부분의 사람들 의견은 ‘지루하다, 반복이 많다’는 것. 하지만, 원래 직업은 반복되는 일을 하는 것이기에… 의도와는 다르게 경찰이라는 직업의 지루함까지 잘 담아낸 게임이라 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스팀

파이어파이팅 시뮬레이터는 흔히 볼 수 없었던 소재라 눈길이 갔는데, 소방관의 일과 화재 진압을 나름 현실적으로 잘 담아낸 게임이다. 특히 백 드래프트, 플래시 오버 등 불을 끄는 원리를 게임 내에서 생생하게 반영했다. ‘소방관=불 끄는 사람’ 정도로만 알고 있다면, 게임을 하면서 이 직업에 대해 훨씬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게다가 게임으로 간접 체험할 뿐인데 약간의 책임감이 생긴다. 유저들 사이에서 ‘한국 소방관’ 모드를 추가해 최고난도로 설정하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는데, 한 번쯤 꼭 체험해 볼 만한 게임이다.

‘오늘의 집’ 보며 스크랩하는 인테리어 꿈나무라면
하우스 플리퍼(‘House Flipper’)
이미지 출처. 스팀

요즘 셀프 인테리어 안 하는 사람도 있나? 홈 카페는 필수가 되었고, 헌 집을 사서 직접 리모델링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요즘 재택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셀프 인테리어 아이템들은 날개 돋힌듯 팔려나가는데… 인테리어 욕심 넘쳐나지만 머니와 시간의 한계에 부딪혔다면 대신 ‘하우스 플리퍼’를 플레이해보자.

하우스 플리퍼는 리모델링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리모델링 업자가 될 수 있다. 다만, 인력은 나 하나뿐이라는 것…(아니 누가 혼자 다 해?) 직접 청소부터 도배, 설비 조립, 가구 배치까지 모든 걸 다 한다. 그리고 이 집이 내 것이 되는 게 아니고 다시 되팔아서 돈을 번다. 현실이라면 오래된 집 매입 – 리모델링 – 재판매까지 꽤 많은 사업을 하는 셈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리모델링 과정이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축소되어 있어 재밌게 할 수 있다. 심즈에서 집 꾸미기 하는 느낌과 비슷하다.

이미지 출처. 스팀

하지만, 극혐인 부분도 있으니… 현실 반영을 너무 잘해서 바선생이 출몰한다. 이것을 다 때려잡고 청소해야 해서 고문(세스코 외없어?). 혹자는 내 집은 개판인데 게임에서 열심히 청소하는 자신을 보며 자괴감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없는 내 집을 직접 개조해서 맘에 드는 아이템으로 꾸밀 수 있으니, 대리만족할 수 있는 게임임은 분명하다.  

생생하게 다른 직업들을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게임들. 게임의 재미를 위해 비현실적인 요소도 분명 존재하지만, 늘 해왔던 주류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가 확실히 있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게임은 파도 파도 끝없이 나오기에 앞으로도 다채로운 게임들을 [컬처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