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의 열기가 가실 줄을 모르는 요즘. 손에 땀을 쥘 만큼 흥미로운 경기를 보며 ‘나도 한 번쯤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면 주목해보자. 2020 도쿄 올림픽을 그대로 구현한 게임부터, 취향저격 당한 종목만 집중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게임까지 직접 플레이해봤다.
올림픽을 그대로 구현!
2020 도쿄 올림픽 – The Official Video Game
2020 도쿄 올림픽 – The Official Video Game(이하 도쿄 올림픽 게임)은 2019년에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에 먼저 출시되었으며, 2021년 6월 스팀에 PC 버전도 출시했다. 총 18개의 올림픽 종목이 미니게임처럼 모여 있어 종목마다 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형태이다.
육상과 허들, 400m계주, 멀리뛰기는 기본적인 조작법이 동일하다. 타이밍 맞춰 점프를 하거나 바통을 전달하기만 하면 되는 미니게임이다. 야구는 공수가 교대될 때마다 각각 타자나 투수가 되어 플레이한다. 반면, 농구와 축구, 럭비는 한 팀의 전체 인원을 혼자서 조작해야 한다. 공을 드리블하는 선수가 바뀔 때마다 플레이할 수 있는 대상이 자동으로 바뀐다.
해머던지기는 버튼을 누른 채로 조이스틱을 빙글빙글 돌리다가 정해진 타이밍에 버튼에서 손을 떼 해머를 던지는 게임이다. 복싱과 유도, 테니스는 1:1 경기로, 2~3가지의 공격 버튼을 활용하여 더 높은 점수를 낸 선수가 승리한다. BMX는 자전거를 타고 정해진 코스를 달리는 경기인데, 화려한 점프 및 공중돌기 등 볼거리를 자랑한다. 이번 도쿄 올림픽부터 새로 추가된 스포츠 클라이밍 역시 게임에서 플레이해볼 수 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성별과 국가를 직접 정하고, 심즈처럼 이목구비와 메이크업, 액세서리 등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올림픽 게임이다 보니 ‘근육질’ – ‘보통’ – ‘육중한’ 체격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의상은 평범한 운동복뿐만 아니라 우주복, 드레스 등 다양한 코스튬이 있다. 올해엔 게임 ‘소닉’ 출시 30주년을 기념하여 소닉 캐릭터 아웃핏도 추가됐다. 성별이나 스타일, 체격을 바꾼다고 해서 기본적인 능력치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게 취향껏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재미도 충분하지만, 무엇보다 종목별로 메달을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메달을 따면 중앙에 태극기가 올라가고, 세레모니까지 할 수 있기 때문! 직접 플레이해보면 이 순간이 꽤 짜릿하다. 예선과 준결승, 결승을 거쳐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려면 최소 4시간 이상 걸릴 정도로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수많은 종목 중 어떤 것부터 플레이할지 고민하는 유저들을 위해 직접 플레이해본 입장에서 꿀잼 종목 TOP 3를 꼽아봤다.
1) 200m 개인 혼영
수영 종목은 100m 자유형과 200m 개인 혼영이 있는데, 체력 관리 옵션이 없는 100m 자유형과 달리, 200m 개인 혼영을 플레이할 땐 체력 안배를 신경 써야 한다. 버튼을 빨리 누를수록 스피드가 올라가지만 그만큼 체력도 빨리 닳는다. 체력을 완전히 소진할 경우 그대로 멈춰 버리기 때문에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일반 수영 게임보다 리얼하다고 느낀 부분은 바로 수중 턴. 레인 끝에 다다르는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면 스무스하게 턴을 돈다. 이때 실제 중계 카메라처럼 화면을 레인 위에서 잡다가 도중에 물로 풍덩 빠져서 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게임을 플레이하는 건지 중계 화면을 보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고퀄이라 몰입감을 높여준다.
2) 탁구
단식과 복식 중 정할 수 있으며, 조작 버튼 별로 톱 스핀, 백 스핀 등 탁구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 도쿄 올림픽 게임은 올림픽 경기가 펼쳐지는 실제 경기장을 최대한 똑같이 구현했다고 한다. 이번 올림픽에서 신유빈 선수의 경기를 유심히 봐서 그런지, 탁구 게임을 클릭하는 순간 실제와 매우 흡사하다는 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조이스틱을 탁구채 휘두르듯 휘두르는 게 아니라, 버튼과 휠을 활용하여 서브와 리시브를 친다. ‘닌텐도 피트니스 복싱’이나 ‘저스트 댄스’처럼 동작을 인식하면 더 재밌을 것 같은데, 이 점은 조금 아쉽다. 플레이를 하다 보면 랠리가 길어질 때가 있는데, 은근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3) 비치발리볼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배구 경기를 보며 열띤 응원을 보낸 유저라면 비치발리볼을 해보자. 아쉽게도 도쿄 올림픽 게임에 배구 종목은 없지만, 두 종목은 플레이 방식이나 룰이 비슷하기 때문에 여운을 즐기기엔 충분하다. 조이스틱에 있는 휠을 돌려 캐릭터를 움직이고 버튼을 조작해 서브, 리시브, 스매싱 등의 기능을 사용한다.
재밌는 포인트는, 아슬아슬하게 리시브를 받아내면 게임 캐릭터도 실감나게 모래 위로 슬라이딩한다. 잔뜩 몰입한 채로 플레이하다가 캐릭터가 모래 위로 넘어지면 나도 모르게 괴성이 튀어나온다. (존잼!) 우승할 경우, 마치 매드무비처럼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득점을 했는지 플레이어의 구체적인 활약상을 한 번 더 보여준다. 자연스럽게 “크~ 이거지!”를 외치며 흡족하게 중계 화면을 감상하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다.
모든 종목을 플레이해봤는데도 2%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이슈가 됐던 양궁, 태권도, 펜싱 종목이 없기 때문일까? 그래서 올림픽 종목을 단독으로 즐길 수 있는 다른 게임도 소개한다.
이게 바로 K-스포츠의 맛
Tru Taekwondo
태권도를 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해외 게임이라 한국어 지원이 안 된다. 그래도 조작법이 간단한 편이라 플레이에 전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화면 속 왼쪽 휠을 조절해 플레이어 위치를 이동하고, 오른쪽 버튼을 눌러 헤드 킥, 바디 킥, 블로킹 기능을 사용한다.
초반엔 조작이 미숙해서 무려 20점 가까이 점수 차를 내어줬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조작법이 손에 익으면서 금세 꿀팁을 터득했다. 내내 블로킹으로 공격을 막고 있다가 타이밍 봐서 한 번씩 크게 헤드 킥을 날리는 것! 가까스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공간 배경은 태권도장뿐만 아니라 숲속이나 동굴, 심지어 빙하로 바꿀 수도 있다. 배경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플레이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FIE Swordplay
국제 펜싱 연맹(FIE)의 서포트를 받아 제작된 게임으로, 실제 펜싱 룰을 똑같이 적용한다. 왼쪽에 있는 플레이어 이동 버튼을 눌러 직진한 후, 오른쪽에 있는 공격 버튼을 터치해 플레이한다. 조작 버튼 중 블로킹을 클릭하면 몸에 푸른 빛이 돌며 공격을 막을 수 있다. 5점 내기 경기에서 승패를 가르는데 채 3분도 걸리지 않기 때문에 빠르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손에 땀을 쥐는 1:1 격투를 좋아하거나, 결과가 바로바로 나오는 스피디한 게임을 원한다면 추천!
8일 폐막을 마지막으로 2020 도쿄 올림픽이 끝나는 게 아쉬운 사람들을 위해 올림픽 종목을 주제로 한 스포츠 게임을 소개하며 방구석 올림픽을 열어보았다. 앞으로도 많은 게임 유저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다채로운 게임들을 [컬처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