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ON

올해 ‘구글 인디페’ 수상작을 직접 플레이해봤다

지난 9월 4일, 구글 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Google Play Indie Games Festival 2021, 이하 ‘구글 인디페’)이 결선 우승작 TOP3를 선발하여 온라인 시상식을 진행한 후 화려한 막을 내렸다. ‘구글 인디페’는 인디 게임 개발자들을 응원하며 인디 게임의 성장과 성공을 지원하는 대회다. 크래프톤도 꾸준히 관심을 갖는 대회로, 올해엔 Investment & Partnership 김민정 디렉터가 전문가 심사위원단으로 참석하여 TOP3 선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구글 인디페’의 수상작은 온라인으로 발표됐는데, 게임 대회라 그런지 발표도 재치있게 진행됐다. 웹사이트를 시상식이 펼쳐지는 마을처럼 가상공간으로 꾸며 일종의 메타버스로 구성했다. 잠시 구경을 하러 들어갔다가 플레이에 푹 빠져 버려, TOP3 수상작 소개 전에 온라인 시상식을 먼저 소개한다.
 
‘구글 인디페’ 온라인 시상식

‘구글 인디페’ 온라인 시상식 웹페이지 스크린샷

우선 플레이어의 캐릭터와 닉네임을 정해야 웹사이트에 입장이 가능하며, 마우스 클릭이나 키보드 방향키를 조작해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다. 맵 내에는 ‘구글 인디페’에서 TOP20에 선정된 게임들이 마치 마을에 있는 건물처럼 구성되어 있는데, 각 건물 안으로 입장하면 해당 게임의 정보와 발표 영상을 확인할 수 있고 ‘하트’를 보낼 수도 있다.

단순히 맵을 돌아다니기만 하는 게 아니라, 게임처럼 퀘스트도 주어진다. ‘게임 소개 영상 10회 보기’, ‘하트 10개 보내기’ 등의 퀘스트를 깨면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이 보상으로 주어진다. 재밌는 점은, 오프라인 페스티벌 현장처럼 햄버거, 핫도그, 도넛, 아이스크림 등을 파는 푸드 부스가 있다. 푸드 부스에 다가가 클릭하면 각 매대에서 파는 음식을 아이템으로 얻을 수 있다.

‘구글 인디페’ 온라인 시상식 웹페이지 스크린샷

맵의 양끝 쪽에는 ‘텔레포트’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블랙홀 속으로 점프하면 화면이 뒤틀리며 암전이 됐다가 유럽, 일본의 인디 게임 페스티벌 현장 혹은 네트워킹 존으로 이동한다. 각 맵에서는 유럽과 일본의 ‘구글 인디페’에서 TOP20에 오른 게임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 네트워킹 존은 광장, 모여 앉을 수 있는 대형 테이블, 각종 푸드&음료 부스들로 꾸며져 있다. 

‘구글 인디페’ 온라인 시상식 웹페이지 스크린샷


재치있는 아이디어와 현실감 있는 상호작용 덕분에 실제 페스티벌에 온 것처럼 재밌게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이렇게 돌아다니다 보면, TOP3 수상작이 전시되어 있는 쇼케이스 현장도 방문할 수 있다. TOP3 수상작은 ‘고양이와 스프’, ‘퇴근길 랠리: 기록 경쟁전’, ‘The Way Home’이다. 에디터가 직접 세 게임을 플레이해봤다.

숲 속에서 고양이들과 힐링하고 싶다면,
고양이와 스프

인게임 캡쳐

‘고양이와 스프’는 말 그대로 고양이들이 스프를 만드는 게임이다. 중앙에 스프를 만드는 공간을 중심으로, 당근과 양배추를 써는 곳, 나무 그늘 아래 음악을 감상하는 곳, 트램펄린을 뛰는 곳 등 공간이 점차 확장된다. 고양이들은 각 공간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당근을 썰고 스프를 휘젓는다. 고양이들이 열심히 만든 스프는 하단 바에 차곡차곡 쌓이는데, 터치하여 판매하면 코인을 모을 수 있다. 판매를 하면 할수록 고양이들의 레벨과 각 일터의 레벨이 높아지면서 스프 제조 효율이 올라간다.

손그림의 느낌이 살아있는 고양이 일러스트가 매력적이고, 공간 구석구석을 뽈뽈 돌아다니며 열심히 일하는 장면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게임 내에서 저녁 시간이 되면 숲 속이 어두워지고, 따스한 불빛의 조명이 켜진다. 반딧불이들이 공중을 부유하는 모습이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아 플레이의 매력이 배가 된다. 가끔 개구리 왕자가 찾아올 때마다 숲 전체에 비가 내린다. ‘쏴아-‘하는 비 내리는 사운드와 토독토독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인게임 캡쳐


보는 재미뿐만 아니라 게임적 재미도 풍부하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만들 수 있는 스프의 종류가 다양해지는 구조라 도전 욕구를 자극시킨다. 또, 일일 퀘스트와 업적 달성 미션이 있어서 퀘스트를 깨는 재미도 쏠쏠하다. 기본적으로 캐릭터 수집형 게임이라 온갖 종류의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를 모으고 싶어 게임에 절로 몰두하게 된다. 의류나 모자, 액세서리 등을 구입하거나 무료 아이템으로 얻어서 고양이를 꾸밀 수도 있다.

보유 중인 고양이 캐릭터는 ‘미니룸’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니룸’ 화면에서 고양이를 터치하면 유저가 터치하는 화면을 따라 고개와 시선이 움직이는데, 게임 속 캐릭터임에도 유대감이 생긴다. 개발자인 HIDEA의 김동규 대표는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딸의 소원을 이뤄 주기 위해 ‘고양이와 스프’를 개발했는데, 그래서인지 실제로 생명체와 교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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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체증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보자
퇴근길 랠리: 기록 경쟁전

작고 소소한 힐링 게임으로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퇴근길 랠리: 기록 경쟁전(이하 퇴근길 랠리)’을 추천한다. 상상 속에서나 해보던 ‘다 밀어버리고 내 갈길 가기’를 게임에서 마음껏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퇴근길 랠리’는 옆 차를 퉁 튕겨내 차선을 변경하고, 앞차에 있는 아이템을 빼앗으며 전진하는 레이싱 게임이다. 조작법 역시 간단하다. 자동차는 도로 위에서 자동 주행하기 때문에 터치를 이용해 좌우 스와이프를 하기만 하면 차선이 변경된다. 우측 하단 로켓 버튼에 게이지가 다 차오르면 ‘초강력 니트로’라는 스퍼트 기능이 활성 되는데, 초고속으로 앞차들을 다 제치고 질주할 수 있다. 실제론 절대 못하는 일을 게임 속에서 해볼 수 있어 강한 쾌감이 느껴진다.

인게임 캡쳐

단 주의할 점은 게임 속에도 경찰이 있다. 과속을 하거나, 차량 손괴 게이지가 쌓이거나, 사고를 내면 경찰이 출동한다. 레이싱 게임이다 보니 경찰의 포위망에서 벗어나 도주를 하는 것도 플레이의 일종이다. (현실에선 꼭 경찰의 지시에 잘 따르자.) 도주를 하다 잡혔을 때 경고를 받고 넘어갈 것인지 도주를 할 것인지 고를 수 있는데, 도주를 선택하면 바로 지명수배자가 된다. 여러 대의 경찰차가 여기저기서 드리프트를 해오며 주행을 방해하는데, 경찰과의 추격전이 꽤 흥미진진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특정 레벨을 달성할 때마다 새로운 차종이 오픈되고, 새로운 맵에서 주행할 수 있어 플레이할수록 재미가 배가 된다. 특히, 맵에 따라 주행 속도가 달라지는데, 이전 맵에서 60km/h 속도로 달리다가 100km/h 속도로 달리는 맵을 만나면 속도감이 붙어 훨씬 재미가 커진다. 러시아워마다 막히는 퇴근길 때문에 답답한 직장인이라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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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집사를 구하는 신박한 아이디어
The Way Home

인게임 캡쳐

‘The Way Home’은 섬에 고립된 인간과 고양이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담았다. 섬에 있는 동굴 속으로 들어가 탐험을 하며 석탄 등의 아이템을 채취하고, 해적 군단과 맞서 싸우는 로그라이크 던전 크롤러 게임이다. 동굴 속에는 어둠을 드문드문 밝히는 횃불 몇 개만 놓여 있어 탐험할 때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금세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

동굴 속 맵은 알고리즘에 의해 마치 사람이 직접 만든 것처럼 자동 생성된다. 때문에 매번 다른 맵이 등장한다는 점이 독특한 포인트다. 맵에 따라 동굴 안에서 채취할 수 있는 아이템이 달라지는데, 바위를 캐서 석탄이나 금괴 등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또, 해적 군단을 무찌르면 가죽 장갑이나 활 등 공격 및 방어 스킬을 높여주는 전투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인게임 캡쳐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는 귀여움이다. 인간 캐릭터인 ‘케빈’은 “해골병사!? 너무 무서워 T.T”, “집에 가고 싶어 ㅠㅠ” 같은 하찮은(?)대사만 하는 반면, 주인공이자 플레이어인 고양이 ‘마루’는 “집사는 내가 지켜주겠다옹.”처럼 든든한 말을 한다. 실제로 플레이어는 ‘마루’만 조작할 수 있으며, 고양이 혼자 동굴에 들어가 해적군단과 일대다수로 전투를 한다. (역시 고양이가 세상을 구한다…!)

게임을 개발한 CONCODE의 신명진 대표는 실제로 반려묘 ‘치즈’와 함께 지내고 있으며, 게임 개발에 도움을 준 지원군으로 ‘치즈’를 꼽았다. “해야 하는 것이 아닌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다”는 신명진 대표의 말처럼, 게임에는 레트로 감성과 아기자기한 고양이 캐릭터 등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 채워진 것이 느껴진다. 가끔 ‘반려묘가 나를 지켜주는 게 아닐까’ 싶은 기분이 드는 애묘인이라면 제법 뭉클한 마음으로 플레이하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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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3에 오른 최종 우승작 외에도, ‘도토리카’, ‘다이캐스트: 혼돈의 법칙’, ‘메트로 블로썸’, ‘엔젤사가’, ‘조별과제 시뮬레이터’, ‘프론티어 오브 포춘’, ‘Box it up’ 등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인디 게임이 전문가 심사와 유저의 평가를 거쳐 TOP10에 선발되었다. 앞으로도 풍부한 매력을 가진 인디 게임이 세상에 나오길 기대하며, 더 다양한 게임들을 [컬처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