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ON

모배 웹툰 그렸더니 크래프톤에서 연락이 왔다?

“혼자 웹툰 그리는 유저였던 내가 눈 떠보니 크래프톤과 콜라보하는 작가…?!” 웹소설 제목 같지만 이들에겐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바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웹툰을 그리는 ‘잿더미어캣’과 ‘오야’ 작가. 무언가의 팬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짜릿한 상상이 현실이 됐다. 이들은 어떻게 크래프톤과의 콜라보레이션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까?

안녕하세요, 크래프톤 블로그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잿더미어캣(이하 캣):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네이버 게임에서 웹툰 ‘8배율 사주경계’를 연재중인 잿더미어캣입니다.
오야(이하 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펍지 파트너이자, 현재 ‘모배툰’을 연재하고 있는 오야입니다. 모두 반가워요!

필명은 무슨 뜻인가요?
캣: 원래 필명은 ‘잿더미’였어요. 제 본명과 발음이 비슷하면서도, 뭔가 안타까운 ‘짠내’가 나서 마음에 들었거든요. 그런데 검색창에 제 이름을 검색하면 웹툰은 안 나오고, 재의 흔적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잿더미’라는 이름을 가진 미어캣이라는 뜻으로 필명을 변경했죠. 인터넷 검색 싸움에서 도망친 결과예요! (웃음)
오: 놀랍게도 아무런 뜻이 없어요. (웃음) 그냥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가 ‘오야’라서 닉네임으로 지었어요.

(좌) 잿더미어캣 (우) 오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하 모배)를 주제로 웹툰을 연재 중인데, 어떤 작품인가요?
캣: ‘8배율 사주경계’는 모배를 즐길 줄은 알지만 실력은 늘지 않던 미어캣이 솔미라는 당찬 지휘관 소녀를 만나 성장하게 되는 좌충우돌 개그 툰입니다.
오: ‘모배툰’은 지인들과 모배를 하면서 겪었던 재밌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한 게임 공감 일상툰이에요. 주로 새로운 업데이트를 플레이해본 후 독자들에게 소개해주는 내용이에요.

‘8배율 사주경계’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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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게임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공동으로 개최한 ‘네이버 게임 공모전’을 통해 처음으로 모배 웹툰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때 당시 어떤 작품으로 공모전에 수상했나요?
캣: 모배를 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로 엮은 ‘연어처럼 돌아오는 배그모’로 장려상을 받았어요. 모배는 게임을 접고 떠났다가도 다시 생각이 나서 언젠간 돌아오게 되어있다는 주제로 그렸던 작품이에요. 가벼운 마음으로 응모했는데, 운 좋게 상을 받았죠.

오: ‘시작 섬에 갔는데 이미 다른 배가 도착해 있었다?!’라는 작품으로 수상했어요. 시작 섬을 선점하려고 갔지만 적들이 먼저 도착해 있는 상황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배를 훔쳐 달아나 시작 섬에 적을 고립시켰다는 이야기예요. 놀랍게도 제 실화입니다. (웃음)

이후 크래프톤에서 콜라보 요청을 해서 ‘카라킨/리빅 웹툰 프로젝트’도 함께 했어요. 여러 웹툰 작가들과 함께 서바이벌 연재 식으로 진행됐는데, 어땠나요?
캣: 주어진 맵을 웹툰 스토리에 녹여 소개하는 프로젝트였어요. 저는 카라킨 맵을 맡았는데, 배경이 사막이라 덥고, 전투가 잦아 시끄럽다는 특성을 살려 웹툰을 그렸어요. 그러한 환경 때문에 캐릭터들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서로 타협하지 않는 성격으로 설정했죠. 끊임없이 언쟁을 벌이면서 외부 세력과 정신없이 전투를 치르고, 끝내는 서로를 이해하는 서사로 그려냈어요. 그 과정에서 카라킨에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기도 하는 등 맵의 특징을 소소하게 추가했죠.

오: 저는 리빅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요, 맵의 폭포 지역을 배경으로 웹툰을 그렸어요. 폭포 안에 숨겨진 공간을 발견하면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스토리예요. 스토리 내에서 주인공들이 벌칙을 받으면 옷장이 모두 ‘지구의 날 티셔츠’로 바뀐다는 설정이 있었는데, 다른 작가님들이 재밌는 아이디어라고 칭찬해 주셔서 뿌듯했어요. 특히 제 웹툰은 100만 조회수를 기록해서 더 뿌듯함과 감사를 느꼈죠.

연재하면서 일종의 직업병 같은 게 생겼을지 궁금해요. 플레이할 때 ‘이 장면 웹툰 소재로 써야겠다!’고 생각하느라 집중이 흐트러지진 않나요?
캣: 오히려 저는 반대예요. 게임을 시작할 때는 분명 “아이디어를 낚아오겠다!”고 다짐하지만, 너무 몰입해서 게임을 즐기기만 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다만, ‘이게 될까?’ 싶은 궁금한 게 생기면 플레이할 때 종종 시도해봐요.
최근에는 ‘데스 래빗 서바이벌 모드’에서 토끼가 뒤돌아볼 때 다른 유저를 밀면 어떻게 되는지 시도해봤어요. 이런 플레이를 이미 계산해서 막아 뒀는지, 서로 밀지 못하게 되어 있더라고요. 쓸데없이 움직인 저만 죽어버렸죠. (웃음) 이런 기상천외한 행동들을 해보고 재밌으면 웹툰의 소재로 쓰기도 해요.

오: 게임을 할 때 마냥 즐기기보단 어떻게 만화로 구현할지 계속 생각하면서 플레이하게 되더라고요. 또, 모드나 이벤트가 업데이트되면 항상 웹툰의 소재로 활용하기 때문에, 이젠 지인들도 새로 업데이트 되면 “업데이트됐더라. 웹툰 마감해야 하지?”라고 하면서 같이 게임을 해줄 정도예요. (웃음)

잿더미어캣

오야 작가님은 현재 모배 파트너로서 연재 중이라고 하셨는데, 파트너가 되면 어떤 식으로 작업을 함께하나요?
오: PUBGM Marcom 팀의 차시우 님과 소통하며 작업 중인데, 도움을 정말 많이 받고 있어요. 매달 게임 업데이트 내용을 간략히 전달해주시면, 미리 연재 계획을 짜두고 업데이트 출시에 맞춰 연재하죠. 무엇보다 홍보가 너무 든든해서 눈물 날 정도예요. 인게임 배너로 계속 홍보해주시고, 이번에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무빙툰을 제작해주셨어요!

웹툰을 보면 다른 파트너분들도 가끔 등장하더라고요. 어떤 파트너랑 가장 친한가요?
오: 틱톡 크리에이터로 유명한 ‘퀸뜨’ 파트너와 가장 친해요. 모배를 통해서 처음 만난 사이인데, 우연히 같은 지역에 사는 걸 안 뒤부터 오프라인으로도 자주 만나거든요. 시간 날 때마다 서로 집에 놀러 가서 치킨 먹으며 노는 동네 친구가 됐어요.

모배툰 23화 중

팬이라면 누구나 덕업일치를 부러워할 것 같은데요. 장단점은 뭔가요?
캣: 다른 덕후보다 잘난 척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재수 없다며 친구들에게 뭇매를 맞기도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너무 뿌듯하고 짜릿해요. (웃음)
오: 장점은 눈치 보지 않고 게임하면서 일할 수 있다! 단점은 게임만 하지 말고 마감을 해야 한다! (웃음) 예전에는 게임만 하루 종일 했는데, 이제는 게임도 하면서 웹툰 마감도 해야 한다는 점이 슬퍼요.

“나 진짜 성덕이다”라고 느꼈던 에피소드도 있나요?
캣: 스토리 구상을 위해 업데이트 소식을 며칠 일찍 알 수 있을 때 실감이 잘 안 났죠. 아케인 콜라보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상 최초로 모배와 롤의 콜라보라니! 주변에는 절대 말할 수 없고, 빨리 웹툰을 그리고 싶어서 손이 어찌나 근질근질했는지 몰라요. (웃음)
오: 모배 펍지 파트너이다 보니까, 크래프톤에서 파트너들에게 굿즈를 많이 선물해주셨어요. 굿즈에 제 닉네임을 각인해서 주셨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덕이 아닐까 싶어요. 그중에서, 제가 그린 펍지 파트너 프로필 그림으로 쿠션을 만들어서 보내주셨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개인적인 질문도 드리고 싶은데요, 대학 전공은 뭐였나요? 게임 및 웹툰과 관련이 있나요?
캣: 영상디자인과를 전공했는데 다루는 콘텐츠 분야가 워낙 넓다 보니 수업을 통해 게임을 제작해본 적도 있어요. 혼자서 코드를 두드려가며 열심히 만들었는데, 결과물은 버그투성이고 스토리도 완결되지 않았죠. (웃음) 그때 게임은 혼자 만들 수 없다는 걸 깨달아서 웹툰 제작으로 발길을 돌렸던 것 같아요.
오: 현재 만화 애니메이션 학과 3학년 재학 중이에요. 내년이면 동기들은 졸업반인데, 그동안 저는 게임에 빠져버려서… 아마 5학년은 되어야 졸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잠시 눈물 좀 닦을게요. (웃음)

타 게임이 아니라 모바일 배틀그라운드에 정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캣: 모배가 그만큼 재밌는 게임이라는 거겠죠? (웃음) 재미있는 이야기가 떠오르면 그림으로 그려야 직성이 풀리는데, 모배는 이야기를 파 볼만한 요소가 많은 게임이라 오랫동안 그리게 된 것 같아요. 모배가 저의 첫 모바일 게임이라 더 애착이 가는 것도 있고요.
오: 배그에 진심이니까요! (웃음) 모배가 요즘 대규모 콜라보레이션을 자주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할 때마다 너무 행복해요. 이번 아케인 콜라보레이션이 출시되기 전까지만 해도, 모배 웹툰을 연재하면서 롤 캐릭터를 그리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거든요. 항상 새로운 업데이트와 콜라보레이션이 출시되어서 웹툰 소재가 끊임없이 나온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모배툰 59화 중

향후 연재 계획 및 웹툰 작가로서 목표가 궁금해요.
캣: 모배 유저들에게 “아, 잿더미어캣 웹툰이 참 재밌었지”라고 기억되면 좋을 것 같아요. 모배를 모르는 사람들이나,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 모배를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기도 하고요. 현실적인 목표라면 원고를 미리미리 세이브를 많이 해두어서 돌발 상황에도 여유가 넘치는 고수 작가가 되고 싶네요. (웃음)
오: 아마 모배가 망할 때까지 ‘모배툰’을 연재하지 않을까 싶어요. 망하지 마세요! (웃음) 앞으로도 이렇게 덕업일치 하면서 즐겁게 일하는 게 목표예요.

마지막으로, 웹툰 독자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캣: 언제나 저의 웹툰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동네 친구네 집에 간다는 생각으로 언제든 편하게 놀러 오세요. 아주 눌러사셔도 좋아요. 더욱더 재밌게 해드릴게요! (웃음)
오: 항상 만화를 보러 찾아와 주시는 독자님들, 너무 감사드려요! 혼자서 ‘내 만화가 정말 재미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재미있어요!”라고 반응해주시는 독자분들이 있으셔서 지금까지 힘내서 연재할 수 있었어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모배러가 공감할 수 있고 웃을 수 있는 만화로 보답하겠습니다.

오야

무언가에 마음을 쏟아 본 팬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덕업일치’를 이룬 이들에게 가장 궁금했던 건 “어떻게 그 기회를 잡았어요?”라는 질문이었다. 의외로 이들의 대답은 아주 간단했다. “그냥, 좋아서 웹툰을 계속 그렸을 뿐인데요?” 크래프톤 역시 좋아하는 일을 재밌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이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크래프톤은 팬들과 소통하며 함께 재미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므로 이들의 연재가 계속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앞으로도 게임을 사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컬처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