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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배그 선수에서 해설가로, 박동진 해설 인터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스포츠 국가 대표 선수에서 해설가로 화려하게 전향한 그, 박동진 해설을 만났다. 선수 출신 다운 날카로운 예측과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며 ‘펍지 모바일 글로벌 챔피언십 (PUBG MOBILE GLOBAL CHAMPIONSHIP. 이하 PMGC) 2021’에서도 활약했는데. 배틀그라운드밖에 모르는 성덕인 줄 알았던 그, 알고 보니 수술실 간호사였다고? 이제 국가 대표 해설가로서 두 번째 커리어를 쌓고 있는 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해설님, 반갑습니다!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스포츠 해설하고 있는 박동진입니다.

PMGC 2021이 최근 종료됐어요.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최근에는 뉴스테이트 모바일에 푹 빠져서 랭커 찍을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웃음) 선수들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크림도 종종 같이 뛰고요. 얼마전 PC 배틀그라운드가 무료화되어 다시 시작했죠. 해설은 쉬고 있지만, 하루를 배틀그라운드로 채우는 건 여전하네요.

PMGC 2021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요. 해설가로서 전반적으로 이번 대회 어떻게 보셨나요?

우선, DWG KIA (담원 기아)가 정말 기억에 남아요. East 리그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했죠. 사실 PMGC 2021 초반에는 담원 기아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았어요. 워낙 쟁쟁한 팀이 많았으니까요. East 리그 파이널 초반 담원 기아의 점수가 뒤처져 있었는데, 그걸 본인들의 역량으로 역전시켰죠. 정말 뿌듯했고,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뛰어요. 그랜드 파이널에서는 결과는 조금 아쉬웠지만,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올해 훨씬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아 벌써 기대가 됩니다.

PMGC 2021 해설을 진행하면서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면?

담원 기아가 East 파이널, 사녹 맵에서 19킬 치킨 먹은 매치가 정말 인상 깊었어요. 캠프 찰리에서 나오는 Team Secret을 묶어 두고, 4인이 넓게 퍼져서 수류탄을 던지며 포획해 나갔죠. East 파이널 우승의 전초전 같은 경기였어요.

그리고 그랜드 파이널에서 NV의 Order 선수가 혼자 살아남아서 4:1로 치킨을 먹는 장면도 재밌었죠. 제가 중계 끝나고 영상 모니터링을 늘 하는데, 두 장면은 지금 다시 봐도 손에 땀을 쥐게 돼요.

담원 기아가 19킬 치킨을 먹은 ‘PMGC 2021 LEAGUE EAST – FINALS Day1’ Match 2

최근 해설 님이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선수들은 누구인가요?

많은 국내 선수들이 일본 팀으로 갔어요. 국내에서 좋은 선수들이 빠져나가서 걱정 어린 시선도 있지만, 전 오히려 반대로 생각했어요. 그만큼 많은 루키들이 탄생할 수 있었죠. 요즘은 DS Gaming의 SPORTA 선수, SayDen 선수를 주의 깊게 보고 있어요.

그리고 저와 함께 GC Busan에서 활동했지만, 현재는 일본 팀 REJECT에서 뛰고 있는 JUSTHI1S, SCARZ의 YEONJUN 선수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분들도 이 두 선수의 플레이를 유심히 보면 경기를 더욱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거예요.

해설 님의 최애 선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없다면 거짓말이죠. (웃음) 몰입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팬처럼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게 이스포츠의 매력이거든요. 중계하면서 많이 언급했었는데, NV의 paraboy 선수와 제가 같은 투 핑거이고, 제가 선수 시절에 많은 도움을 받아 응원하고 있습니다. 어리지만 대단한 선수죠. 국내에서도 이런 스타 선수가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2020년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해설가로 데뷔하셨어요. 그전에는 선수로 활약했죠. 그 히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원래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했어요. 대학 입학 전에는 주로 PC 배틀그라운드를 했는데, 대학 생활을 타지에서 해야 했기에 PC를 집에 놓고 왔죠. PC 배틀그라운드와 조금 멀어졌을 때, 모바일 배틀그라운드를 접했어요. 한 번 해봤는데 정말 잘 맞는 거예요? 재밌어서 하다 보니 첫 시즌에 랭커가 됐어요.

이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 챌린지 (PUBG MOBILE Street Challenge)’에 나가 개인전에서 덜컥 우승했어요. 처음에는 용돈 벌이 삼아 시작했지만, 점점 빠져들었죠. 이후 여러 팀에서 제의가 왔고,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하루에 두세 시간 자면서 게임과 학업을 병행했어요. 그러다 간호사 국가 고시 시험을 준비해야 할 때가 왔고, 현실과 타협했죠. 당시 제 나이도 적지 않은 편이었고, 에이징 커브도 많이 왔었거든요. 그렇게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간호사 일에 몰두하고 있을 때 해설 제의를 받았어요. 망설임 없이 수락했죠.

직업인으로서 자리를 잡는 시기였는데, 고민은 없었나요?

일초의 망설임도 없었어요. 해설 제의 전화를 받고 그 자리에서 바로 하겠다고 했죠. 전화 끊고 나서 ‘이제 어떡하지?’ 싶더라고요. (웃음) 당시 간호 과장님과 면담하면서 지금 해설로 꼭 데뷔하고 싶고,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응원해 주시더라고요. 언제든 돌아오라고 하셨지만, 돌아갈 곳을 생각하면서 해설하고 있지는 않아요.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나태해지기 때문에 여기가 끝이라고 생각하고 중계에 임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선수 시절 해설 님은 어떤 선수였나요?

학업과 선수 생활을 병행했기에 많은 배려를 받았어요. 당시 감독님이 생업도 중요하니 연습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셨죠. 아무래도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잠을 많이 안 잤어요. 동료 선수들이 저를 철인이라고 불렀죠. (웃음) 재능형 선수보다는 연습을 많이 하는 노력형 선수에 가까웠죠.

해설하시는 것을 보면, 발음이 좋아서 방송 쪽 경력이 있는 줄 알았어요.

대학생 때 팀플을 할 때 늘 발표 담당이었죠. 원래 남들 앞에서 얘기하는 걸 좋아했어요. 해설로 데뷔하고 나서는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는 생각에 아나운서 학원을 다녔어요. 그러다 기회가 닿아 부산 MBC에서 진행자로도 잠깐 일했죠. 행사도 다니고요. 제가 욕심이 많은 편이라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에요. (웃음)

해설로서 첫 데뷔 무대는 어땠나요?

끔찍했죠. (웃음) 당시 세계 대회 객원 해설을 맡았었는데, 제 감정에만 충실한 나머지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저는 관객처럼 얘기하고 다른 선배분들이 중계를 이끌어 주셨죠. 이후 모니터링하면서 제 부족함을 알게 됐어요. 좋은 경험이 됐죠. 그리고 처음 해설했을 때, 정말 재밌어서 무조건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확신이 생겼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국가대표 선수였잖아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이번에 항저우 아시안 게임 공식 종목으로 채택되어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제가 활동했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스포츠 초창기에는 시청자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이번에 아시안 게임 공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는 소식 듣고 집에서 혼자 소리 질렀어요. (웃음)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게임이고, 워낙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애정이 커서 감격스러웠죠. 한편으로는 워낙 잘하는 나라가 많아서 걱정도 되는데, 강대국들을 상대로 한국 팀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어요. 모든 건 선수들에게 맡겨야죠.

해설 님이 생각하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스포츠만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자기장의 변수! PC 배틀그라운드 이스프츠는 특정 자기장에서 물이나 산지가 빠지는데, 모바일은 그런 게 없어요. 물에서 끝나는 자기장이 잡히기도 하고, 가능성이 희박했던 곳으로 자기장이 튀는 경우도 있죠. 이걸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그리고 선수들의 수 싸움도 정말 흥미로워요. 상대방을 역이용하는 플레이, 한 명을 떨어뜨려 놓고 상대를 속이는 플레이 등 전략 전술 면에서도 볼 거리가 화려하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스포츠의 전망을 예측한다면?

잘하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일반 유저와 프로의 갭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지금부터 준비하면 프로의 문을 두드릴 수 있죠. 오픈 챌린지 대회도 있고, 가능성이 많은 편이죠. 오로지 내 손가락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플레이가 가능하기에 접근도 쉬워요.

많은 장점이 있지만, 성공 사례도 주목할 만해요. NV의 paraboy 선수는 자동차 광고도 찍었더라고요. 인도네시아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선수들 SNS 계정에 체크 표시 (인증 마크)도 있어요. 아이돌 급 인기를 누리고 있죠.

해외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분명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일단 게임 자체가 재밌잖아요. 이스포츠도 함께 성장할 거라고 의심치 않죠.

마지막으로, 해설가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글로벌 무대와 비교했을 때,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스포츠가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편이예요. 아쉬운 마음보다 앞으로 올라갈 곳이 많아서 설레요. 처음을 이끌어가는 개척자로서 이 순간들을 함께할 수 있어 기쁘죠. 발전 가능성이 큰 만큼 저도 해설가로서 오래 중계하고 싶습니다.

특히 제가 어릴 때부터 봐오던 선배님들과 함께 중계하는 게 정말 영광스러워요. 함께 좋은 중계 많이 하고 싶고, 인간 박동진으로도 언제나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어요. 예전에 선수 생활과 학업 병행할 때처럼 철인이 되려면 영양제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나이가 되었지만…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대회에서 많은 분들을 뵙고 싶어요.

한때 학업과 선수 생활을 병행했던 철인 박동진, 이제 그는 자신만의 리듬으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스포츠를 개척하고 있다. 쑥스럽게 인터뷰를 이어 나갔지만, 그의 말에서 지금까지 한때 학업과 선수 생활을 병행했던 철인 박동진, 이제 그는 자신만의 리듬으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스포츠를 개척하고 있다. 쑥스럽게 인터뷰를 이어 나갔지만, 그의 말에서 지금까지 배틀그라운드와 함께 달려오며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스포츠의 장밋빛 미래를 신나게 얘기하는 그를 보며, 우리는 그와 함께이기에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앞으로도 화면에서 그를 반갑게 마주하며,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스포츠와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계속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