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ON

게임 개발의 숨은 조력자들, User & Game Analysis 파트

아이의 마음이 궁금할 땐 오은영 박사에게, 강아지의 마음이 궁금할 땐 강형욱 훈련사에게 가면 된다. 그럼 게이머의 마음이 궁금할 땐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이 게임을 유저들이 좋아할까?’, ‘요즘 유저들은 어떤 게임을 좋아하지?’라는 고민에 빠진 게임 개발자들을 위해 매일 유저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분석하는 조직, User & Game Analysis 파트(이하 UGA 파트)를 소개한다.

반갑습니다.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박정환(이하 박): Studio Management 본부 UGA 파트 박정환입니다. UGA 파트는 조직 이름 그대로, 유저 리서치와 게임 분석을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손용기(이하 손): 안녕하세요. 게임 분석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손용기입니다. 새롭게 출시되는 다양한 게임들에 대한 분석 및 업계 동향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도균(이하 김): 유저 분석 업무를 담당하는 김도균입니다. 내부에서 개발 중인 다양한 게임들에 대하여 유저 테스트를 진행하고 개발팀이 게임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UGA 파트는 어떤 조직인가요?

박: 쉽게 표현하면, ‘게임’과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를 깊게 이해하고 분석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서라고 부시면 될 것 같아요. 이를 통해서 개발팀이 ‘이 게임에 대해서 유저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와 같은, 개발 과정에서 품을 수 있는 의문을 해소하도록 돕고, 장기적으로는 크래프톤 전체가 게임과 유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UGA에 어떤 매력을 느껴서 합류하게 됐나요?

박: 게임의 특성 상 출시해서 유저들에게 선보이기 전에는 유저들이 얼마나 재미있게 플레이할 지, 어떤 성과를 거둘 지 예측하기가 정말 어려워요. 이 부분에 대해서 회사 전체가 고민하겠다는 방향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어떤 게 재미있는 게임인지 고민하고, 어떻게 해야 그런 재미있는 게임을 계속 만들 수 있을지 노력하는 조직’이라고 느꼈죠.

손: 다른 회사에는 없는 유니크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어요. 좋아하는 게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분석할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죠. 특정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정확히 그 정보를 신뢰성 있게 가져다 준다는 점도 저랑 잘 맞았고요.

김: 어릴 때부터 ‘저 사람은 왜 그럴까?’ 같은 생각을 하면서 항상 주변에 의문부호를 던지곤 했어요. 좀 변태 같은 면이 있죠. (웃음) 인지심리학을 전공하면서 제가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게임에서의 사람이 궁금해지더라고요.

유저 리서치 업무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어떻게 진행되나요?

김: 주로 내부에서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해서 FGT (Focus Group Testing), FGI (Focus Group Interview) 등의 유저 리서치를 진행한 후 결과를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요. 유저 만족도나 재미 등 행동 패턴 결과가 필요할 땐 게임 테스트를 진행하고, 더 구체적인 감정이나 정성적인 이유가 궁금할 땐 인터뷰를 진행하죠.

또, 우리 조직 내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기초 연구 업무도 있어요. 더 나은 조사를 위한 리서치 방법을 고민하는 거죠. 예를 들어, 크래프톤 신규 입사자분들은 온보딩을 하면서 ‘게이머 프로파일 (Gamer Profile)’ 이라는 것을 작성해요. 그 내용을 고도화하는 것도 업무 중 하나예요.

신규 입사자가 작성하는 게이머 프로파일은 뭔가요?

김: ‘나는 이런 게임을 좋아하고, 이런 스타일로 게임을 즐긴다’ 등의 내용을 적는 프로파일이에요. 사내 테스트를 진행할 때 조건에 맞는 대상을 모아야 하는데, 매번 전사에 연락을 돌려 대상자를 찾을 수 없으니 입사자 전원에게 리포트를 받아서 데이터베이스화한 거죠.

박: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 보자면, ‘맞고’ 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 개발팀 입장에서는 평소에 맞고나 고스톱, 좀 더 확장하자면 포커 같은 게임을 즐기는 분들을 테스터로 모으고 싶으실 텐데요. 그럴 때 게이머 프로파일 데이터 중에서 그런 유사한 게임들을 평소에 즐기신다고 응답한 분들을 테스터로 섭외하곤 합니다. 어디까지나 예시이기 때문에 크래프톤이 맞고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웃음)

들어보니, 조사나 통계학 전문가여야 입사 지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 기본적인 정성적/정량적 데이터 분석 방법론을 알고 있어야 하지만, 어떤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우스갯소리로, ‘물음표 살인마’라고 하죠. “왜 유저들은 이런 행동을 할까? 사람들은 이 게임을 왜 좋아할까?” 등 ‘왜’를 궁금해하는 자세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예요.

오히려 결과를 분석하는 것보단 그걸 도출해내는 과정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거군요?

김: 네, 통계적 방법론은 이론일 뿐이라, 배우면 돼요. 그 외에 특정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Domain Knowledge)를 좇거나 궁금증을 갖는 태도는 단기간에 배울 수 없는 영역이거든요. 파트 구성원들이 누구보다 게임에 진지한 사람들이에요. 끊임없이 ‘왜’를 궁금해하는 대화가 오가기 때문에, 그런 태도를 지닌 분이면 잘 맞을 것 같아요.

채용 공고를 보니 “구매 후 충분히 플레이한 게임이 200개 이상인 사람을 원한다”고 적혀 있더라고요.

박: 용기 님은 평소에 정말 많은 게임을 플레이하고 계시고 잘 알고 계세요. 특정 게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관련이 있는 게임 혹은 비슷한 게임 등을 막힘없이 이야기하세요. 마치 마인드맵처럼 계속 떠오르는 거죠. 이렇게 폭 넓은 경험을 보유하고 계신 분을 모시고 싶었는데, 이런 경험을 계량화해서 요구 조건으로 제시하는 게 어렵잖아요? 게임을 몇 개정도 하셨느냐고 물어봤는데, 용기 님만큼 많이 한 사람을 찾긴 어려울 것 같아서 200개로 절충했죠. (웃음)

손: 스팀 게임 기준으로는 200개 넘게 했는데, 타 플랫폼 게임까지 포함하면 세어 보기가 힘들어요. 숫자가 중요하다기보다는, 그만큼 많이 플레이를 한 사람이면 좋겠다는 의미죠. 특정 게임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다른 게임이 바로 떠오를 정도로요.

게임을 정말 많이 하신 것 같은데, 최애 장르나 최애 게임이 있나요?

박: 물론 각자 게이머로서 취향은 있지만, 그걸 드러내는 건 조심스럽게 생각해요. 업무 특성상, ‘이 장르는 내가 잘 알지’라는 생각을 가장 경계하거든요. 특정 게임의 테스트를 설계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주관이 개입되면 안 돼요. 평소에 좋아하고 자주 하던 장르여도 최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중요해요.

김: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정보처리 과정에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편향적인 사고를 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특히 개발자분들은 온종일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게임과 관련된 정보만 보시기 때문에 자신이 보고 싶은 방향으로 보게 되는 위험성도 있거든요. 그렇게 때문에 저희는 외부인의 시각에서 편향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개발팀이 객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그럼 차라리 게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봐도 될까요?

김: 일종의 딜레마인데,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편향되지 않고 밸런스를 잡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인사이트를 도출하긴 힘들 것 같아요. 비유하자면, 저처럼 화장품에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이 화장품에 대한 설문조사를 만들 수는 없어요. 아무리 분석조사를 잘한다고 해도, 어떤 문항으로 설문해야 하는지부터 막힐 거예요.

관심있는 분야라면, ‘A 제품에는 이러한 질문을 추가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르면서 조사 방법을 발전시킬 수 있죠. 아무리 통계분석을 잘해도, 게임 자체에 관심이 없으면 유의미한 분석이 진행되긴 힘들어요.

개발팀에 분석 결과를 공유할 때 조심하거나 지양하는 부분이 있다면?

박: 테스트를 하다가 뭔가 중요한 게 나왔을 땐 보통 안 좋은 결과일 때가 많아요. 개발팀이 생각한 재미의 기본 전제가 흔들리는 결과가 나온다거나 할 땐 저희도 난감하죠. 하지만 저희는 분석을 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테스트 분석 결과를 공유할 뿐이지, ‘A에 대해 유저들의 의견이 안 좋으니 B로 가야 합니다’라고 제안하지는 않아요.

이 부분이 다른 대형 퍼블리셔에서 진행하는 게임 테스트와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게임 관련 테스트를 통해 얻은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떻게 할 지를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발팀의 영역이죠. 저희는 어디까지나 ‘현재 이 게임은 이러한 상황이고, 유저들의 의견을 이렇다’는 ‘사실’을 정리하여 제공하는 역할입니다.

야기를 나눠보니, 일할 때 유념하는 태도가 있을 것 같아요.

박: 자기 객관화가 정말 중요해요. 평소에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는 ‘나 정도면 게임 많이 해,’ ‘난 이 게임 잘 알아’ 같은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게임 업계에 입사하고 나서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나보다 더 ‘미쳐있는’ 분들은 어느 분야에나 꼭 계실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경험이 다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 게 중요하죠. 유저들의 목소리를 잘 듣고 객관적으로 시장을 분석할 줄 아는 태도가 필요해요.

현재 채용 진행 중인데,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 싶은 포인트가 있을까요?

박: 게임을 좋아하거나, 끊임없이 ‘왜’를 외치거나, 객관적인 시선이나 이런 업무 관련 내용은 앞서 모두 말씀드린 것 같아요. 그 외에 공통적인 내용으로는 게임 분석, 유저 리서치 양 쪽 업무 모두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중요해요. 결국 저희가 도출해 낸 정보는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고, 이를 필요로 하는 분들께 잘 전달되고 활용되어야 가치가 있을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게임 테스트의 경우, 창작물에 대한 테스트라는 개념 자체가 저희는 평가하는 입장이 아니지만 이를 제작하고 있는 개발팀에서는 ‘평가’라고 받아들일 수 있거든요. 테스트를 통해 도출된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되,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나 왜곡이 없도록 잘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하죠.

하다못해 배달 앱의 주문 리뷰만 봐도, 같은 말을 해도 굉장히 기분 나쁘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곤조곤 할 말은 하면서도 기분 나쁘지 않게 이야기하는 분이 있잖아요? 리뷰의 목적은 음식점 사장님께 내가 느낀 음식의 퀄리티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보다 나은 맛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같은 말도 듣는 사람이 오해하지 않게끔 하는 분이면 좋겠어요. 물론 이건 저희 뿐만 아니라 모두가 원하는 사람 아닐까요. (웃음)

마지막으로, 세 분이 그리는 파트의 목표나 미래가 있다면.

박: 지금처럼 앞으로도 개발팀을 잘 도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더 나아가서 회사 전체가 게임 및 유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고요.
김: 개인적으로는 크래프톤 내외부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모였으면 좋겠어요. 더 많은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면 그만큼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손: ‘모르는 게 생기면 저 부서에 물어보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뢰감이 드는 부서가 되면 좋겠어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료의 결과물에 의견을 건네는 걸 조심스러워한다. 온 마음을 다해 작업에 몰두하는 걸 가까이에서 봤다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객관적인 사실을 말해주는 사람은 꼭 필요하다. 당장 나의 기분을 살피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작업물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건, 그만큼 애정하는 마음도 크다는 뜻 아닐까. 게임 개발 과정에 없어서는 안 될 모든 조력자를 응원하며, 크래프톤은 앞으로도 같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피플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

User & Game Analysis 파트에 합류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지원하세요!

[Publishing Producer Dept.] 게임 콘텐츠 분석가 (경력 무관 / 계약직)

[Publishing Producer Dept.] User Researcher (3년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