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보호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요즘,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라이징윙스의 힐링게임 전문 개발팀 ‘팀 해피 포스 (Team Happy Paws)’ 이다. 게임을 만드는 것이 본업인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동물 보호에 힘쓰고 있을까? 바라보기만 해도 힐링 되는 게임, ‘Camping Cat Family (이하 CCF)’부터 사회 공헌 캠페인, ‘Animal Lives Matter (이하 ALM)’까지. 작은 실천의 힘을 믿는 이들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크래프톤 블로그 독자 여러분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정산: 안녕하세요. 라이징윙스 CCF의 아트 디렉터를 맡은 김정산입니다.
최수영: 안녕하세요. CCF PD, 최수영입니다.
강도윤: 반갑습니다. CCF UI 디자인을 맡은 강도윤입니다.
CCF는 어떤 게임인가요?
최수영: 사랑스러운 고양이 가족과 캠핑장을 꾸미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힐링 게임입니다. 고양이 가족 모두 ‘길고양이’라는 설정이에요. 도시 뒷골목이나 소외된 환경에서 고생하는 고양이들이 낙원과 같은 캠핑장에서 생활하는 걸 지켜보는 ‘Idle’ 게임이죠.
김정산: 처음에는 캠핑장이 아닌 직접 동물을 구조하는 게임을 개발하려 했어요. 하지만 동물이 위기에 처한 모습들을 게임으로 소비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죠. 대신 게임 안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그려내고, 이를 통해 현실 속 동물들에게 진짜 도움을 줄 수 있는 게임을 기획하고 싶었습니다.
최수영: 지금 컨셉의 게임은 R&D를 거쳐 본격적으로는 약 4개월 정도 제작을 진행한 상황이고, 오는 8월 18일 한국 구글플레이에서 공개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지금 구글플레이에서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으니 많이들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유저분들의 피드백을 수용하여 지속적으로 컨텐츠와 시스템을 추가해 나갈 예정입니다.
힐링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 내부 반응은 어땠나요?
최수영: 처음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어요. 그동안 스포츠, 전략 게임을 주로 개발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게임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게임 테마는 언제나 호불호가 따라오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전투를 테마로 한 게임은 폭력적인 요소가 필연적인데, 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요. 저희 회사 모토인 ‘Widely Desired’에 집중했어요. 모두가 거부감 없이 좋아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죠. 결과적으로 CCF가 저희 모토와 방향성에 부합하는 게임이라고 판단했어요.
강도윤: 게임을 개발할 때 내부 마케팅이 중요해요. 키 아트(Key art)를 공개하고 설문도 진행했죠. 실제 게임 화면을 공개할 때마다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죠. 게임을 언제 출시하는지 물어보는 분도 계셨고요. 아무래도 귀여운 디자인과 참신한 소재가 구성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한 것 같아요.
게임의 장르를 Idle 게임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수영: 게임은 결국 ‘경험’입니다. Idle 게임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요소 중 ‘성장’만을 강조한 게임이죠. 이는 단순해 보이지만 게임의 저변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어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니까요. Idle 게임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가되, ‘어떤 만족감을 줄 것인가?’를 많이 고민했어요. ‘우리 게임을 통해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원할까?’라는 것에 대한 답을 준비했죠. 아직 자세히 설명해 드릴 순 없지만요(웃음). 더불어 앞으로도 유저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예정입니다.
‘팀 해피 포스’라는 개발팀 이름이 독특해요.
강도윤: 처음에 프로젝트 단위의 팀 이름으로 일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팀 이름도 동물들의 행복한 모습에 어울리도록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죠.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행복한 발바닥’이라는 단어가 귀여운 동물들의 모습을 가장 잘 연상케 했어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뭉친 만큼, 그들을 테마로 한 다양한 게임을 만들 예정입니다.
개발팀 모두가 반려동물을 키우신다면서요?
강도윤: 강아지를 13년 키우고 고양이를 2년 동안 돌봤어요. 동물을 소재로 한 게임을 만드는 만큼 각자 집사, 견주 경험을 살리고 싶어 해요(웃음). 아이디어는 넘치지만, 게임 개발 특성상 단계에 따라 추가할 수 있는 양이 있다 보니, 모두 반영하기 어려워요. 이 부분은 PD님께서 적절히 조율하십니다.
최수영: 강아지, 고양이 둘 다 오래 키웠어요. 두 동물이 주는 매력이 달라요. 강아지는 가끔 가족보다 나아요. 퇴근하고 늦게 들어갔을 때 강아지만 저를 반겨주더라고요(웃음). 고양이는 평소에는 시크하지만 ‘그래도 너니까 내 곁을 내줄게’ 하는 츤데레 같은 모습이 사랑스럽죠. ‘아, 얘가 나한테 마음을 열었구나’ 하고 느낄 때 힐링 되곤 해요.
김정산: 강아지를 7년 키웠어요. 잘 먹고 잘 자는 그 모습만 보고 있어도 즐거웠어요. 순수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언제 귀여웠는지, 언제 힐링이 됐는지 등 반려동물과 함께하며 체득한 각자의 경험이 자연스레 게임에 녹아든 것 같아요.
고양이를 주 캐릭터로 설정한 이유가 있나요?
김정산: 게임을 개발하기에 앞서 다양한 조사를 했어요. 인터넷 상에서 고양이가 인기가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고요. ALM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동물 보호 단체들을 만나 관련 활동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길고양이 문제도 많은 관심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해 선택했습니다.
강아지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 있나요?
김정산: CCF가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는다면 강아지 버전도 내지 않을 이유가 없죠. 나중에는 동물과 인간이 모두 행복하게 지내는 힐링 게임 전문 브랜드로 키우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메타버스 속에서 강아지가 메인 캐릭터가 될 수도, 앵무새가 메인 캐릭터가 될 수도 있죠. 중요한 건 어떤 동물을 주목하느냐 보다, 게임을 통한 동물 구호 활동과 유저의 힐링을 연계하는 겁니다.
ALM은 어떤 프로젝트 인가요?
최수영: ALM은 ‘인간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라는 목표로 만들어진 프로젝트입니다. 봉사나 구호 활동은 첫발을 떼는 게 가장 힘들어요. 동물을 사랑하지만, 행동으로 직접 옮기기에도 제약이 많고요. 지금 우리의 위치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실천에 옮기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강도윤: 게임을 만드는 본업에 임하며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한 결과예요. CCF도 ALM의 일환이에요. 단순한 참여만으로 기부에 준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매개체를 만들고 싶었죠. 게임을 만드는 우리의 본업에 충실하면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었어요. 더불어 이러한 주제 의식을 공감하는 작은 행동, 실천을 모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합니다.
캠페인 명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김정산: ALM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위한 비폭력 사회운동, ‘BLM (Black Lives Matter)’에서 차용했어요. BLM이라는 이 세 단어는 기존 인종차별이나 사회운동과 달리 부호화 되어 사람들의 뇌리에 박혔죠. 이처럼 ALM을 통해 많은 사람이 동물보호를 인지하고 연상하길 바랍니다.
일상 속에서 동물을 아끼고 보호할 수 있는 팁이 있을까요?
최수영: 관심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동물보호단체 소속이신 동물병원 원장님께 길거리에서 종종 만나는 길고양이가 배고파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본 적이 있어요. 당장 길고양이에게 줄 것이 마땅치 않아 참치캔이라도 주어야 한다면 반드시 기름을 꼭 짜서 염분을 빼고 주라고 하시더라고요.
김정산: 배고픔을 달래주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에요.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그 수가 무한히 늘어나 인간과의 공생에서 밸런스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죠. 개인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긴 한데, ‘TNR’이 중요해요. 길고양이를 안전한 방법으로 포획(Trap)한 뒤 중성화 수술(Neutralize)을 시켜 다시 방사(Return)하는 것으로 가장 효과적이고 인도적으로 고양이의 개체 수를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TNR 표식으로 귀 끝을 살짝 잘라요. 암컷의 경우는 개복하지 않으면 중성화 여부를 알 수 없기에 이 방법으로 구분하니 알아 두면 좋은 정보죠.
강도윤: 구호활동에 직접 참여해 맨파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동물보호의 최전선이니까요. 저는 두 가지 방법으로 맨파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로 고양이를 포획하거나 구조하는 것, 두 번째는 그렇게 구조된 아이들을 입양하는 겁니다.
반려동물 입양을 고려 중인 예비 집사, 혹은 예비 견주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최수영: 입양하기 전 꼭 알아야 할 게 있어요. 구조된 동물들은 입양처를 찾지 못하면 안락사됩니다. 극단적인 케이스이긴 하지만, 어느 동물 구호 단체에서 개 200여 마리를 살처분한 사건이 있었죠.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길거리 환경에서는 구해졌지만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면 큰 의미가 없어요. 반려동물 입양을 생각 중이라면 근처 동물보호소에 먼저 들러 보는 걸 추천합니다.
김정산: 미디어에 예쁜 동물이나 특정한 종이 소개되고 나면 그 아이들이 많이 분양된다고 해요. 그리고 몇 달 뒤에 버려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죠. 동물을 키울 때도 생명을 기르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동물도 똑같이 희로애락을 느끼는 생명체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함부로 대하지 못할 테니까요.
강도윤: 유튜브 같은 미디어를 통해 반려 동물 입양의 장단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중요한 건 내 시간과 공간을 그들과 나눠야만 한다는 사실입니다. 동물을 기른다는 것은 나의 사생활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만 합니다. 거저 되는 것이 아니죠. 따라서 장점보다는 단점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신 뒤 입양을 결정하는 걸 추천해 드려요.
게임을 통해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도 형성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최수영: 우리가 문화를 접하는 다양한 매체가 있어요. 그 중 게임은 우리의 ‘참여’가 섞이는 매체죠. 직접적인 참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육적인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어요. 귀 끝이 잘린 TNR 고양이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꼬리가 짧은 고양이 등 다양한 요소들을 게임에 반영한다면 인식 학습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죠.
강도윤: 참여와 관심을 증대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유튜브를 예로 들면, 공익을 추구하는 영상에는 ‘좋은 일 하시네요’, ‘광고 끝까지 봤습니다. 힘내세요’라는 댓글이 달려요. 이처럼 CCF와 같은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게임을 즐기며 ‘나는 그냥 게임을 즐겼을 뿐인데, 동물을 구했어’라는 효능감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CCF, ALM을 통한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최수영: 한국이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아직 낮은 편이에요. 반려동물 관련 사업 시장이 커졌다곤 하지만, 길거리에서 흔히 길 잃은 동물들을 마주칠 수 있어요. 더불어 동물 학대에 대한 뉴스도 꾸준히 들려오죠. 동물 보호를 위한 첫걸음은 인식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돼요. 조금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모르기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CCF, ALM가 다양한 인식 변화를 가져와 ‘동물 보호’, ‘인간과 동물의 평화로운 공존’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동물 보호를 위한 작은 움직임을 믿는 라이징윙스와 팀 해피 포스는 최근 사단법인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동물 보호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몰라서 그렇다, 알면 사랑한다’라고 말하며 동물권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팀 해피 포스. 그들의 선한 영향력을 응원하며 크래프톤은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피플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