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한, 그리고 더 큰 영광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선수들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선수들이 말하는 프로의 삶과 꿈 이야기, ‘플레이어_X’ 인터뷰 시리즈가 돌아왔습니다. ‘펍지 네이션스 컵(PUBG Nations Cup. PNC) 2022’가 열린 태국 방콕에서 플레이어_X가 만난 마지막 선수는 캐나다 대표팀과 ‘YAHO(야호)’ 소속의 ‘Shinboi(신보이)’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프로 선수의 삶에 대해 들어 봤습니다.
※ 이 인터뷰는 PNC 2022 본 대회 시작 전에 진행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Shinboi: 안녕하세요, 저는 Shinboi라고 합니다. YAHO팀 소속으로 뛰고 있고, 캐나다를 대표해 PNC 2022에 참가했습니다.
‘Shinboi’라는 아이디는 무슨 뜻인가요?
Shinboi: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을 시작하기 한참 전부터 원래 ‘Shinobi(시노비)’라는 아이디를 썼었어요. 그런데 배틀그라운드 계정을 만들려고 보니 이 아이디가 이미 선점됐더라고요. 그래서 두 자만 바꿔서 ‘Shinboi’라는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었죠.
프로로서 본인은 어떤 선수라고 스스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Shinboi: 저는 늘 공격적인 스타일의 선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과감한 플레이를 자주 하는 편이죠.
경기 중에 느끼는 스릴을 만끽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긴장감을 컨트롤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인가요?
Shinboi: 배틀그라운드를 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끌렸던 부분이 큰 위험을 무릎 쓰고 과감한 플레이를 시도할 때, 그리고 그것이 성공했을 때 솟구치는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의 느낌이예요. 정말 말도 안 되게 짜릿하죠. 특히 이번 PNC 2022와 같이 오프라인 현장에서 열리는 대회에서라면,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객 여러분들, 그리고 그들의 함성 소리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처음으로 치킨을 먹었던 때가 기억나세요?
Shinboi: 아마 2018년 중반쯤이었던 것 같은데요, 첫 게임에서 5킬인가 6킬인가를 기록했던 걸로 기억해요. 그때 M16A4 한 자루와, 소음기에 대용량 탄창을 장착한 ‘사이가’ S12K를 썼어요.
사이가에 소음기를요? 진심인가요? 정말 독특한 조합이네요. 그걸로 상대를 쓰러뜨렸다고 생각하면 스릴 만점이었을 것 같은데요, 지금도 소음기 사이가를 종종 쓰시나요?
Shinboi: 아뇨, 그럴리가요! 개인방송 중에 미션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이가에 소음기를 끼워서 쓰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 같네요. (웃음)
그럼 Shinboi 선수가 배틀그라운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무기는 무엇인가요?
Shinboi: 지금 제가 제일 좋아하는 무기는 베릴 M762와 SLR입니다.
대미지가 더 높아서 이 무기들을 선호하는 걸까요?
Shinboi: 맞아요. 현재 메타 상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베릴 M762를 선호하는 분들과 M416을 주로 쓰는 분들로 나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베릴을 더 좋아해요. 한 발당 대미지가 더 강하기 때문이예요.
그럼 얼마 전에 새로 업데이트된 7.62mm 돌격소총 ‘ACE32’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Shinboi: 솔직히 아직 충분히 많이 써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괜찮은 총기라고 생각해요. 지금 당장은 아직 베릴 M762보다 더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럴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한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저라면 M416 보다는 ACE32를 쓸 것 같다는 거예요.
그럼 무기 말고 아이템이나 장비 중에서는 어떤 걸 좋아하나요?
Shinboi: 전술 장비 가운데 하나인 ‘드론’을 좋아해요. 정말 재미있는 도구예요. 드론을 쓰면 건물 내부를 샅샅이 수색해서 팀 동료들에게 누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줄 수 있어요. 사람들은 드론을 마주하면 어찌할 줄을 모르고 그냥 쏴서 떨어뜨리기 급급하죠.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재미있어요. (웃음)
프로가 되기 전, 학생 시절에 봤던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대회 가운데 가장 재미있게 본 것은 어떤 것이었나요?
Shinboi: PNC 2019요. 솔직히 말해 제가 지금까지 본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대회를 통틀어서 가장 재미있었다고 생각해요. 자기 나라를 응원하는 수많은 함성소리들, 16개국을 대표해 참가한 선수들과 대표팀들을 보면서 정말 즐거웠어요. 각 팀들이 어떤 경기를 펼쳤는지 아직까지도 기억이 생생해요. 특히 브라질, 베트남, 한국 대표팀이요. 그런 장면들은 일반적인 메이저 대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것들이었다고 생각해요.
훌륭한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선수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Shinboi: 많은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받으면 뛰어난 피지컬이나 뇌지컬을 이야기할 것 같다고 생각되는데요, 제가 꼽는 1번 자질은 태도예요. 태도가 갖춰지지 않은 선수에게 다른 건 다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 훌륭한 태도는 프로 선수로서 성공을 만드는 주춧돌과 같다고 생각해요. 피지컬이 좋고 게임 지능이 뛰어나면 많은 걸 이룰 수 있을지 모르지만, 태도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그 다음단계로 결코 나아갈 수 없을 거예요.
훌륭한 무언가를 이루는 선수가 되는 데 스탯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배틀그라운드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요소들이 있거든요. 게임을 직접 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걸 알 수가 없어요. 사람들은 “와, 이 선수 기술 좋다, 대미지도 저렇게 많이 넣었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그 이면에는, 하나의 팀이 작동하게 만드는 많은 일들이 있어요.
프로 생활을 하면서 오는 스트레스를 푸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요?
Shinboi: 솔직히 저는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받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정말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면 저는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해요. 그럼 아주 빠르게 문젯거리들을 머리속에서 날려버릴 수 있죠.
‘Shinboi’ 선수로서가 아니라, ‘놀란 버딕’이라는 한 사람으로서 본인은 어떤 사람인가요?
Shinboi: 게임 안과 밖에서 저는 크게 다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느긋한 편이고, 외향적인 편이예요. 때로는 조용히 있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장난을 치거나 농담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게임하는 것 말고 본인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건 무엇인가요?
Shinboi: 친구들과 가족들이요. 게임이나 스트리밍을 하면서 온라인에서 만나는 사람들, 가족들,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 모두 제가 가장 필요할 때 제 곁에 있어 주시는 사람들이 저를 가장 행복하게 한다고 생각해요.
가족과 친구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평소에 뭐하고 노는 걸 좋아하세요?
Shinboi: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때면 쉬는 걸 좋아해요. 친구들과 놀 때는 여행을 떠나 인생을 즐기죠.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주어지는 많지 않은 자유시간을 어떻게 잘 보내냐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이 귀한 시간을 잘 써야만 해요. 제 경우는 이 시간을 친구들, 가족들과 함께 보내요.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면서요.
배틀그라운드 이스포츠 프로 선수가 되기 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나요?
Shinboi: 그때는 고등학교 학생이었어요. 제가 열 여섯, 열 일곱쯤 됐을 때 배틀그라운드를 처음 접했죠. 시간이가면서 제 실력도 점점 늘었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 되어서는 프로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본격적으로 했어요. 그만큼 배틀그라운드를 좋아했으니까요.
그보다 더 전에, 더 어렸을 시절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Shinboi: 정말 어렸을 때, 그러니까 아홉 살, 열 살쯤 되었을 때 저는 유튜버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아홉 살 때 유튜버면 꽤 이른 나이였던 것 같은데, 그런 꿈을 갖게 된 이유가 있었을까요?
Shinboi: 어려서부터 유튜브에 있는 콘텐츠를 참 좋아했어요. 재미를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좋아하는 걸 매일 하는 일을 하고 싶었던 거죠. 생각해보면 그 꿈과 지금의 제 모습이 그렇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는 걸 매일 하고 있으니까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이런 기분을 계속해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걸 매일 하는 꿈을 이루셨는데, 그럼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Shinboi; 프로로서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우리 팀이 1등 하는게 목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1등이 안된다면 적어도 대회가 끝나고 상을 받으러 단상에 오르는 높은 순위를 기록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