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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지 직원은 매주 회사에서 게임 방송을 한다?

매주 금요일, 모 펍지 직원이 사내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무려 2시간 30분 동안 전 직원이 함께 자유롭게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를 플레이하고, 중계방송도 진행된다는데. 닉네임 욜로쫑식, 플레이데이의 BJ 최정식 님을 만났다. 아니, 업무 시간에 왜 방송하는 거죠?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Connect본부 Workplace팀 소속 최정식입니다. 현재 펍지에서 총무 업무를 기본적으로 하고 있고요. 매주 금요일에는 ‘펍지 플레이데이’ BJ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펍지 플레이데이 BJ 최정식 님

플레이데이가 무엇인가요?
플레이데이는2017년 말부터 매주 금요일 전 직원이 배틀그라운드를 함께 즐기고 자사 프로덕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자는 취지로 시작됐어요. 매주 금요일에 점심을 30분 일찍 먹고 오후 시간에 과자도 먹고, 맥주도 마시면서 게임을 즐겨요.펍지 직원들은 본인 자리에서 자유롭게 게임에 참여하고, 저는 중계를 하는 BJ 역할을 맡고 있죠.

주로 개발 중인 것들을 테스트하기 때문에, 일반 라이브 서버가 아닌 테스트 환경 서버에서 게임이 진행되고 방송도 사내 직원들만 접속할 수 있게 비공개로 열리죠. 업데이트 전에 함께 게임을 테스트해보고, 직원들이 팬의 입장이 되어 개선점을 찾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즐겁게 게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펍지 직원들은 본인 자리에서 자유롭게 플레이데이에 참여한다

원래 총무 업무를 담당한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펍지의 사내 BJ가 되신 건지.
플레이데이를 저희 팀에서 담당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팀원이 BJ의 역할을 했어요. 저는 18년 6월에 입사해서 바로 BJ로 데뷔했습니다. (웃음) 기존에 하고 있던 분들이 있었고, 저는 2대 BJ예요. 면접 볼 때 ‘우리 팀에는 BJ 업무도 있다. 할 수 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조금 당황했지만,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대답했죠. (웃음) 처음부터 실전을 경험하며 강하게 큰 케이스죠.
 
첫방은 어땠나요?
방송을 통해 전사에 제 소개를 했죠. (웃음) 그리고 당시에는 방송 플랫폼이 아프리카tv였어요. 그런데 직원분들이 자꾸 천 원 이천 원씩 후원을 하시는 거예요… 같이 방송하시는 분께서 리액션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셔서, ‘아이고~ 감사합니다!’라고 리액션했던 기억이 나네요. 다행히 지금은 플랫폼이 바뀌어서 리액션할 일은 없습니다. (웃음)
 
부담스럽진 않았나요? 원래 방송 체질인지.
라방이나 스트리머 경험은 전무한데, 제가 원래 말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대학에서 과 MT 가면 MC 보는 정도? 막상 입사해서 방송 진행하니까 재밌고 적성에 맞더라고요. 조금 있던 끼가 펍지 와서 더 발휘된 것 같아요. 그리고 2년 정도 BJ를 하다 보니, 사내에서 펍지 BJ로도 많이들 기억해주셔서 좋아요.
 
방송 닉네임은 무엇인가요?
저는 ‘BJ 욜로쫑식’입니다. 줄여서 ‘욜쫑’이라고 많이들 부르세요.
 
사내에서 욜쫑님을 모르시는 분이 없을 것 같아요.
펍지 분들은 거의 아시는 것 같아요.
 
펍지의 유재석 같은 느낌인가요?
유재석까진 아니죠. 음… 조세호? 정도인 것 같습니다. (웃음) 플레이데이 BJ를 맡고 있기에 종종 사내 행사가 있으면 진행을 맡기도 해요. 얼마 전에는 KDC(크래프톤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온라인 경품 추첨을 진행하기도 했죠.

방송 욕심 있는 직원들이 많을 것 같은데, 입지가 흔들린 적은 없나요?
사내 분위기가 워낙 자유롭고 끼가 넘치는 분들도 많아서 방송 욕심내는 분들이 꽤 있으세요. 그래서 2~3달 동안 스페셜 게스트로 직원분들과 함께 방송을 진행한 적도 있어요. 그럴 때면 제가 게스트에게 개인기를 요구하기도 하고… 제 자리 뺏기지 않기 위해 노력했죠. (웃음)
 
정식 님의 배그 실력이 궁금해요. 중계만큼 게임도 잘하시나요?
처음엔 굉장히 못 했어요. 입사하고 게임이 조금 늘었죠. 그런데 중계할 때 게임 실력이 크게 중요하지 않아서 괜찮아요. 방송 진행할 때 대부분 중계만 하지만, 가끔 게임에 참여할 때도 있어요. 욕심이 나서 한두 판씩 하는데, 잘하시는 분들 만나서 버스 타고 치킨 몇 번 먹어 봤습니다. (웃음)

매주 직원분들끼리 게임을 하다 보면, 사내 탑티어도 정해져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중계할 때 보면, 20% 정도는 정말 잘하세요. 제 인턴 동기 중에는 입사 전 스쿼드 200등까지 찍은 분도 있고요. 마지막에 탑티어끼리 남는 경우가 많죠. 2019년까지는 탑티어 생존자가 굳건했는데, 올해는 신규 입사자분들이 너무 잘하셔서 열 분 정도가 돋보여요. 가끔 그런 분들 킬 당하면 방송 중에 흥분해서 소리 지르기도 해요. ‘ㅇㅇ님 잡았다’ 하고. (웃음)

방송 진행하면서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게임 레전드 장면은 정말 많이 나와요. 게임 내용은 아니고 방송 사고 같은 에피소드라면 생각 나는 게 있네요. 모바일 배그로 방송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모바일 배그는 한글로 닉네임이 가능하다 보니 정말 재밌는 닉네임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1라운드에 닉네임을 쭉 소개하는데, 게스트가 닉네임을 듣고 음료수를 뿜으시더라고요. (웃음) 1라운드다 보니, 그 뒤로 진행할 게 많아서 끈적끈적한 키보드로 방송했던 게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펍지 해외 지사 중 중국 상해 지사, 미국 산타모니카 지사에서도 종종 플레이데이에 참여하죠. 특히 산타모니카 지사는 플레이데이 방송할 때 늦은 밤인데도 참여하시더라고요. 영어로 댓글도 남겨 주시죠. 오늘 진행한 방송에도 해외 지사 분들이 들어오셔서 댓글도 달아주고 하셨죠.
 
종종 펍지 대표님도 플레이데이에 참여하시나요?
초반에 종종 참여하셨다고 들었는데, 최근에는 못 뵌 것 같아요. 그런데 예전에는 방송할 때 누가 들어오면 ‘ㅇㅇㅇ님이 들어오셨습니다’라는 알람이 떴거든요. 가끔 ‘김창한 님이 들어오셨습니다’라고 뜨면 순간 긴장이 되긴 했지만 방송 더 열심히 했죠. (웃음) 배틀그라운드 총괄 PD인 장태석 님도 플레이데이에 종종 참여하세요. 다른 직원분들이 가차 없이 킬하시더라고요. 물론 알고 죽이진 않았겠지만요. (웃음)
 
스페셜 방송도 있을 것 같은데.
종종 스페셜 방송도 진행해요. 이벤트도 진행하는데, 특정 인물 등수 맞히기나 게임 참여 횟수 많으신 분께 선물을 드리죠. 이번 추석에는 명절 선물 세트, 기계식 키보드, 애플 워치도 드렸어요.

그리고 세 명이 군복을 맞춰 입고 방송한 적도 있어요. 세 명의 입대 시기가 다 달라서 군복이 다르더라고요. 그 당시 배그 맵이 에란겔, 미라마, 사녹, 3개였는데 이 맵들 색과 군복색이 맞아떨어져서 재밌게 방송했죠.

군복 특집 방송 진행 중인 펍지 직원들

작년에는 프로게이머분들을 초청하기도 했어요. OGN 엔투스 네 분이 오셔서, 세 분은 사무실에 흩어져서 게임 참여하시고, 한 분은 함께 방송 진행했죠. 싸인 있는 헤드셋을 직원분들께 경품으로 드렸어요. 방송 끝난 후에는 피지랑 치킨 주문해서 사내 카페에서 직원들과 함께 만났는데, 다들 되게 좋아하셔서 뿌듯했어요.

펍지 사무실에서 배그를 플레이하는 OGN 엔투스 선수

앞으로 플레이데이 BJ로서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사실 매주 루틴하게 방송이 진행되어서 큰 변화를 주는 게 어려워요. 그래도 방법을 찾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프로게이머분들을 다시 초청하고 싶고요. 유명 스트리머 분들을 섭외해서 함께 방송해보고 싶어요. 최근에는 테스트가 많아서 외부인 공개가 어려운 상황이 많아 조심스럽긴 해요. 

앞으로 펍지에서 더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천년만년 펍지 공식 BJ로 플레이데이 방송 진행하고 싶어요. 3대 BJ는 없어요! (웃음) 그리고 더욱 공부해서, 총무 업무의 꽃이라고 불리는 부동산 관련 업무를 담당해보고 싶어요.

정말 상반된 일을 동시에 하시는 느낌이에요.
그렇죠. 진지한 업무와 구성원들을 즐겁게 하는 업무, 숫자를 보는 업무와 말을 하는 업무를 동시에 맡고 있어요. 두 개 다 적성에 잘 맞고, 가끔 어려울 때는 있지만 힘들지는 않아요. 재밌어요. 그리고 펍지라는 회사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할 수 있게 기회도 많이 열어 두는 것 같아 더욱 만족하면서 회사생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함께 게임을 만들어간다는 기조로, 업데이트 전 게임 테스트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즐겁게 진행하는 펍지 직원들. 배그가 세계적인 게임이 된 건, 제작자들이 먼저 즐거움과 재미를 꾸준히 좇았기 때문이 아닐까. 앞으로도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의 다양한 즐거움을 [피플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