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ON

설 특집! 게임으로 사촌 동생을 현혹하라

일 년에 두 번, 가족 친지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는 바로 그날. ‘설’이 목전으로 다가왔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의 연장으로 많은 가족이 한 번에 모이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인사치레로 잠깐이나마 얼굴을 보고 안부를 묻는 게 오늘날의 명절 모습이겠지요.

그리고, 게이머 여러분에겐 비상이 떨어졌습니다. 명절 하면 함께 따라오는 ‘파괴신’ 한 명이 있기 마련이죠. 조카가 다녀간 장식장은 폐허가 되고, 사촌 동생이 다녀간 컴퓨터는 온갖 프로그램으로 얼룩집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여러분도 10~20년 전에는 똑같았을 테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자들의 운명이라 칩시다.

뉴스에도 등장한 ‘조카몬’ (이미지 출처. SBS 8시 뉴스)

여기서 중요한 건 선택과 집중입니다. 최소 희생을 통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한 공리주의적 명절을 설계해야 하는 거죠. 어차피, 이들을 막는 건 불가능합니다. 차라리, 속 편하게 뭐 하나 내주고, 내내 그것만 붙잡게 하는 게 이것저것 다 들쑤시는 것보단 낫겠지요.
 
오늘 소개할 게임들이 바로 그런 게임입니다. 한 번 시켜 두면 방 밖으로 나올 생각을 못 하게 만드는 게임들. 내 취미를 지키고, 친척 어르신들에게 “너 이 녀석 철들었구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기특한 게임들. 빨리 놀 거리를 내놓으라는 아이들의 눈초리에 대응하기 위한 능동적 방어시스템들을 몇 가지 보여드릴까 합니다.

컴퓨터를 내어주고
평화를 찾는다!

퍼즐 투게더

이미지 출처. 퍼즐 투게더 공식 보도자료

사무용 노트북이나 넷북으로도 구동 가능한 후한 요구사양에 인류 최대의 중독성 물질 중 하나인 직소 퍼즐을 섞어 둔 게임입니다. 게다가 무료라 구매 비용도 없어요. 12 피스로 시작해 맞추는 재미를 알려주고 나서 ‘너무 쉽다’는 말이 나올 즈음 궁극의 2천 피스를 실행해줍시다. 연휴가 끝날 때까지 그들은 아마 나오지 않을 겁니다.

캐슬 크래셔
이미지 출처. 캐슬 크래셔즈 공식 보도자료

어릴 적 오락실에서 흔히 보던 ‘벨트 스크롤’ 게임이 진화를 거듭하면 어떻게 될지 볼 수 있는 게임입니다. 이 작품은 아이들만 갖고 놀라고 주기보단, 껴서 같이 하는 게 더 재미있을 수도 있어요. 그만큼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니 말이죠. 여러 명이 같이하려면 패드가 더 필요하긴 합니다만, 이쯤은 교보재 비용으로 어르신들께 청구합시다. 저가형 패드는 얼마 안 하니까요.
 

오버쿡드2
이미지 출처. 오버쿡드2 공식 보도자료

대표적인 기만형 게임입니다. 10년 전 컴퓨터로도 넉넉한 사양에 협동이 주력이 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관심이 서로의 플레이에 쏠립니다. 게임 자체를 문제 삼기보단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탓하게 만드는 게임이기에, 성장은 투쟁의 연속이라는 깊은 교훈을 줄 수 있습니다. ‘요리’라는 소재상 정서적으로 문제가 될 부분도 전혀 없죠.
 

내 컴퓨터는 비싸니
차라리 콘솔(닌텐도 스위치)을 희생하자!

슈퍼 마리오 파티

이미지 출처. 슈퍼 마리오 파티 공식 보도자료

접대 게임의 근본인 뷔페형 미니게임 모음입니다. 게이머 본인이 약탈자 시절이던 어린 시절을 회상해보면, 아무리 좋은 게임이라도 금방 질렸다는 사실을 기억할 겁니다. 수십 개의 게임이 들어찬 에뮬레이터만큼 행복한 기억이 없었죠. ‘슈퍼 마리오 파티’가 그렇습니다. 무려 84종의 미니 게임을 모아둔 궁극의 게임 뷔페입니다.


스플래툰 2

이미지 출처. 스플래툰2 공식 보도자료

약간 나이가 있는, 중학생 이상의 동생들을 상대할 때 아주 좋은 선택지입니다. 이 친구들은 무분별한 파괴자는 아니지만, 적당히 퀄리티 있는 물건을 찾기 마련이죠. ‘스플래툰2’는 팀 단위 슈팅 게임이지만, 피가 튀고 총알을 쏘는 폭력적 게임은 아닙니다. 밀대와 페인트건으로 얼마나 더 넓은 영역을 우리 색으로 칠하냐가 승부의 관건이죠.

마리오 카트 라이브: 홈 서킷
이미지 출처. 마리오 카트 라이브 공식 보도자료

아이들을 방구석의 맹수로 놔두지 않고, 명절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고 싶다면, 이 게임에 주목하시면 됩니다. 일단 비용이 많이 듭니다. 무려 11만 원이나 해요. 하지만 그 돈이면, 온 집안을 레이스 서킷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게임을 하듯 자동차를 조작하면, 실제로 카메라 달린 자동차가 온 집안을 누비고 다니거든요.

전 부치는 어머니 발밑이 체크포인트가 되고, 담소를 나누는 아버지의 무릎이 결승선이 됩니다. 플레이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세상에 이런 것도 있구나’ 싶은 신개념 AR 게임입니다. 물론, 아이들을 과흥분상태로 몰아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 결과로 일회용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늘 상기해야 합니다. 본인의 지갑에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조카몬, 사촌몬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게임들. 그들의 몰려온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위 게임들을 미리 설치해 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문이 열리면 이날이 오길 기다렸다는 듯, 보고 싶었다는 듯이 그들을 게임의 세계로 함께 안내합시다.

정재훈 인벤 기자 invenlaff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