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ON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를 꿈꾸는 Creative Interactive실

우리가 가상세계의 일부가 되고, 가상세계가 우리의 일부가 되는 호접지몽의 세계관을 게임과 캐릭터로서 구현할 수 있을까? Creative Interactive실은 유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를 구현하려 한다. 그럼, Creative Center가 만들고자 하는 세계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으며, 어떤 상상까지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Creative Interactive실 유진우 실장과 Creative Cinematic Lab 정다빈 팀장에게 물었다.

반갑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간단하게 인사 부탁드려요.

유진우(이하 유): 안녕하세요. Creative Interactive실과 Virtual Interactive Lab을 리딩하는 유진우입니다. 크래프톤에 합류하기 전엔 광고대행사에서 시니어 아트 디렉터로서 유저와 소통하고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젝트인 인터랙티브 캠페인을 주로 수행했습니다.

정다빈(이하 정): Creative Cinematic Lab 정다빈입니다. 크래프톤 합류 전에는 영화 VFX 업계에서 오랫동안 있었어요. 국내외 영화 말고도 게임 시네마틱 트레일러,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여러 작품에 참여해 왔습니다.

그럼 Creative Interactive은 어떤 업무를 주로 하나요?

유: 지난 콘텐츠에서 소개된 바 있지만, Creative Center가 하는 일에는 크게 두 축이 있어요. IP 중심의 브랜드 크리에이티브가 하나고요, 다른 한 축이 바로 저희 실이 맡고 있는 Creative Interactive에요. 그리고 저희 실은 다시 Virtual Interactive Lab과 Creative Cinematic Lab의 두 팀으로 나뉘어요. Virtual Interactive Lab은 아까 말씀드린 인터랙티브 프로젝트나 기술 중심(Tech-driven)의 프로젝트, 그리고 새롭게 도전하는 버추얼 휴먼 등 새롭고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주는 크리에이티브를 담당하고 있어요.

정: Creative Cinematic Lab은 영화적인 연출과 퀄리티로 게임 트레일러나 게임 관련 영상을 만들고 있어요. 공감의 내러티브가 있는, 그러니까 게임을 사랑하는 유저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초보적인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일반 트레일러 영상과 시네마틱 영상을 구분하는 기준이 있나요?

정: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스토리텔링이 있는지 여부예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그들이 존재하는 세계관이 연결되는 식이죠. 저희 조직이 왜 시네마틱 ‘팀’이 아니라 ‘랩(Lab)’인지 생각해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수 있겠네요. 하이 퀄리티 그래픽 영상에 내러티브를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꾸준한 R&D가 필요한 일이거든요.

문과와 이과가 대통합을 이루는 복잡한 과정이네요.

유: 맞아요. Creative Interactive실 안에 있는 프로덕션 팀에 Creative Producer분들도 여럿 계시고, 복잡한 스토리텔링에 필요한 콘티 작가와 카피라이터, 콘셉트 아티스트도 계세요. 중요한 건 시네마틱 영상을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모든 인력이 Creative Center 안에 내재화 돼있다는 거예요. R&D부터 기획과 프로세싱, 그리고 파이프라인과 최종 제작까지 다 저희 Creative Center 내부에서 가능하죠.

정: 여기서 ‘내재화’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예요. 데이터가 외주로 가면 쌓이지 못하고 일회용으로 소모될 가능성이 크니까요. 게임과 영상, 엔터테인먼트의 경계가 허물어질 수록 이 프로젝트, 저 프로젝트에서 쌓아 둔 데이터를 꺼내 써야 할 일들이 많아져요. 데이터를 내재화하고 축적하고, 계속 유지·보수하면서 역량을 키울 수 있죠.

여러 분야 전문가가 다 모인 어벤저스 같은데요? 구성원들 배경이 굉장히 다양하겠어요.

유: 유튜브에서 메가 채널을 여럿 만드신 분도 계시고, 글로벌 카피라이터에 광고대행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아트 디렉터까지 너무 다양해요. 물론 게임 개발자 출신도 많이 계시고요.

정: Creative Cinematic Lab에도 광고,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 계셨던 분들이 모여서 크래프톤만의 파이프라인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요. 각자의 분야에서 하이 레벨을 찍고,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했던 분들이 모이다 보니, 수직적인 워터폴 방식이 아니라 수평적인 애자일 방식으로 일하고 있어요. 각각의 역량이 강하니까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방식으로 액티브하게 움직이고 있죠.

Creative Interactive실에 이렇게 능력자들을 모아 놓은 걸 보면, 크래프톤이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에 꽤 진심인 것 같아요. 이유가 무엇일까요?

유: 당연한 얘기를 하자면,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는 거겠죠. 그런데, 크래프톤은 단순히 트렌드를 쫓는 회사는 아닙니다. 그냥 시대의 흐름이니까 따르는 게 아니라는 거죠. 그런 걸 원했으면 훨씬 먼저 했을 거예요.

저는 저희의 역할은 컨텐츠가 세상에 나왔을 때의 반응 예측, 유저와 소통하는 방식, 크리에이티브의 새로움과 유니크함 등 여러 측면에서 고민하면서 정교하게 다듬어가는 과정을 수행하는 거라고 봐요. 크래프톤이라는 회사 이름 자체가 ‘장인정신’을 뜻하잖아요. 지금도 그런 방향성으로 일하고 있고, 우리가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가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려지진 않아요. 어디까지 확장 가능한 개념인가요?

유: 상호작용 가능한 가상세계를 뜻하는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를 통해 시간과 공간, 거리의 제약을 초월하며 미디어의 경계를 허물고 확장함으로써 그 세계안에서 무엇이든 경험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영화관, 쇼룸, 여행, 콘서트장, 스포츠 경기 등 우리가 흔히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버추얼 월드 안에서 더 생생하고 심리스(Seamless)하게 경험할 수 있게 됐어요.

가령, 버추얼 월드 안에서 버추얼 휴먼의 콘서트를 시청자가 위치한 나라나 환경에 맞는 언어의 노래로 전환되도록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맞춤형 관람을 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이런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를 확장해 나가는 중심에는 우리만의 기술과 크리에이티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래프톤 버추얼 휴먼 데모 영상

크래프톤은 ‘하이퍼 리얼리즘’에 입각해 버추얼 휴먼을 만들고 있다고 들었어요.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정: 언리얼 엔진 툴을 쓸 줄 아는 사람은 모두 비슷한 퀄리티의 버추얼 휴먼을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사실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 살아있는 사람처럼 특유의 성격, 살아가는 공간, 이런 게 전부 하이퍼 리얼리즘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있거든요. 기술적인 것뿐만 아니라 외적인 것을 포함했을 때 우리의 경쟁력이 나온다고 봐요.

유: 첨언하면, 하이퍼 리얼리즘이 그냥 버추얼 휴먼을 위해서 나온 얘기는 아니에요. 게임으로 예로 들게요. 누군가 쫓아오는 발자국 소리,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에 창문 깨지는 소리, 총알을 쏘면 그것이 날아가면서 궤적를 그리는 모습, 스코프를 들여다보면서 몸을 기울였을 때의 각도까지. 이런 게 다 하이퍼 리얼리즘이에요.

똑같은 흰 도화지 안에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그려낼 수 있느냐가 크리에이티브이고, 하이퍼 리얼리즘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기술을 이야기하기 전에 캐릭터가 가진 세계관, 팬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의 제스처, 표정, 행동, 그리고 소품 하나하나까지 주목하고 있어요. 같은 캐릭터라도 작은 디테일 하나의 차이로 완전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캐릭터에 크리에이티브적 관점으로 기믹을 만들어주는 게 일종의 하이퍼 리얼리즘인 거네요.

유: 우리가 흔히 ‘진짜 사람 같아’라고 말할 땐, 기술적으로 사람과 비슷한 피부와 표정 등을 가리키는 걸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완벽하지 않고, 실수도 하는 진짜 사람다운 모습이 하이퍼 리얼리즘이라고 봐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발도 삐끗해가면서 춤 실력이 점점 느는 걸 보면서 ‘사람답다’고 말하죠. 이런 크리에이티브 디테일을 부여하는 데 우리의 역량이 있는 거고요.

PUBG: 배틀그라운드 시네마틱 영상 ‘A Lucky Day’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지난 1월에 공개하신 ‘A Lucky Day’라는 이름의 PUBG: 배틀그라운드 시네마틱 영상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캐릭터 표현도 재밌고요.

정: 기술적으로 하이 퀄리티를 표현하기보다는 어떤 스토리텔링으로 유저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연출했어요. 실제로 신규 유저들이 입을 만한 조끼나 헬멧을 입히고, 어리버리한 표정을 짓게 하거나 동작도 어색하게 만드는 등 뉴비를 섬세하게 표현했죠. 이런 영상이 반응을 얻으면 새롭게 게임을 시작하는 사람도 생기고, 그동안 멀어졌던 유저도 다시 유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시네마틱 영상이 중요하다고 봐요.

좋은 시네마틱 영상이 좋은 역할을 하네요.

유: 좋은 시네마틱을 만들기 위해서는 항상 R&D가 필요해요.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당연히 R&D를 시도하죠. 거기서 끝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괜찮으면 시도한 영상이 바로 온에어 되는 경우도 있어요. 2022 이스포츠 트레일러 영상이 그런 경우예요. 시작은 우리도 버추얼 프로덕션을 한번 시도해보자는 R&D 관점에서 준비했고요.

2022 이스포츠 트레일러 영상

이제 채용 이야기를 해 볼까요? 어떤 포지션에서 채용을 진행 중인가요?

정: 현재는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맞는 고퀄리티 캐릭터 모델링 제작을 담당할 시네마틱 모델러, 그리고 3D 애니메이션(Keyframe, Motion Capture) 제작을 담당할 시네마틱 애니메이터 포지션에서 동료를 구하고 있어요. 수동적인 분보다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분들이 와 주셨으면 해요. 지금까지 영상 업계는 보통 외주 입장이다 보니까 수동적인 경향이 있었어요. 하지만 저희 조직은 그런 자세로는 일하기 힘들어요.

워낙 다양성이 있는 조직이라서 목소리가 작으면 묻힐 수도 있겠어요.

정: 맞아요. 자신이 회사의 톱니 바퀴라는 생각으로 안주하기 보다 뭔가를 계속 주도하고, 시도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해요. 아까 얘기한 장인정신이나 하이퍼 리얼리즘이 담긴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거나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어 가고 싶은 욕구가 있는 분이라면 언제든 환영이에요.

특정 툴을 잘 써야 하거나 이런 식의 기술적인 조건보다 더 까다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에요.

정: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감독 중에 존 래시터(John Lasseter)라는 분이 있어요. 그 분이 한 말씀 중에 ‘예술은 기술에 도전하고, 기술은 예술에 영감을 준다. (The art challenges the technology, and the technology inspires the art.)’라는 말이 있어요. 예술과 기술은 계속해서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기술이 워낙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이니까, 새로운 변화에 거부감이 없고, 시대 흐름에 자신을 맞출 수 있고, 고립되어 정체되지 않는 분이면 좋겠어요.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각자가 생각하시는 크리에이티브는 무엇일까요?

유: 경험이요. 유저나 뷰어가 크리에이티브를 접했을 때 ‘처음 경험해 본다.’라는 느낌을 받으면 성공이라고 봐요. 우리가 국내보다 해외여행을 더 좋아하는 건 보다 새로운 경험 때문이거든요.
정: 저는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도전, 새로운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도전, 공감을 얻기 위한 도전, 소통을 위한 도전 등 모든 도전의 총집합이라고 생각합니다.

Creative Interactive실은 유저와 뷰어의 새로운 경험을 위해 계속 도전하고 있다. 장인정신으로 정교하게 깎아내는 하이퍼 리얼리즘과 새로운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시네마틱 영상으로 계속해서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앞으로도 기술과 이야기를 통해 유저와 소통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피플온]에서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


[Creative] 시네마틱 캐릭터 모델러 (3년 이상)

[Creative] 시네마틱 애니메이터 (3년 이상)

[Creative] Cinematic FX Artist (3년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