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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의외의 성공을 거둔 작은 게임들

2020년은 게임 업계에 특별한 해였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바야흐로 대 게임의 시대가 열렸죠.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형 AAA급 게임들이 대거 쏟아졌는데요.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등 대작 게임들이 많은 게이머를 즐겁게 했습니다.

대작이 아니지만 소소한 성공을 거둔 게임들도 있습니다. 기대가 크지 않았지만 의외로 대박을 터트린 숨은 진주들이죠. 오늘은 2020년의 작고 귀여운 명작, 그리고 2021년 기대작들을 함께 소개합니다.

작은 디테일의 성공
어몽어스

‘어몽어스’는 마피아 게임입니다. 세세한 룰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대학교 MT에서 즐겼던 마피아 게임을 기반으로 하죠. 과거에도 마피아 게임을 온라인 버전으로 이식한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몽어스는 온라인 게임의 특징을 마피아 게임에 잘 반영해 대박 성공을 이뤄냈습니다.

이미지 출처. 스팀

누구나 좋아할 만한 작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있고, 단순히 채팅으로 마피아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순발력을 이용해 결정적인 순간에 ‘피지컬’을 발휘하도록 게임이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이런 작은 디테일의 차이가 기존의 마피아 게임과 다른 ‘어몽어스’를 만들었죠. 단 세 명이 운영하는 인디 게임 개발사에서 제작한 게임. 아마 게임 개발자들도 이 정도의 붐을 일으킬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겠죠?

단순한 게임의 힘을 증명한
폴 가이즈
이미지 출처. 스팀

2020년, 많은 게임 방송인들이 ‘폴 가이즈’를 하면서 울고 웃었습니다. 폴 가이즈는 최대 60명이 접속 가능한 파티게임입니다. 귀여운 젤리 덩어리들을 조작해 최후의 1인이 나올때까지 2-7라운드의 미니게임을 즐기게 됩니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경쟁심을 유발해 게이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죠. 처음에는 캐주얼하고 귀여운 겉모습에 속아 가볍게 시작하지만, 곧 1등을 하기 위해 악착같이 애쓰며 게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됩니다.

한 끗 차이로 다른 게이머들에게 밀려서 순위권에 들지 못할 때의 좌절감과 분노는 오직 게임을 플레이해본 유저들만이 알죠. 대단한 그래픽과 스토리가 없어도, 몰입도 높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게임입니다.
 

장점의 적절한 조합
영원회귀: 블랙 서바이벌
이미지 출처. 영원회귀: 블랙 서바이벌 공식 홈페이지

2020년이 끝나갈 무렵, 생각지도 못했던 게임이 인터넷 방송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낯선 게임이었던 ‘영원회귀: 블랙 서바이벌’은 게이머들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했죠. ‘리그 오브 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를 섞어 놓은 듯한 이 게임은 ‘님블뉴런’이라는 생소한 게임사에서 개발한 쿼터뷰 배틀로얄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특징은 다른 게임들의 수많은 장점을 적절히 잘 조합했다는 것입니다. 스킬을 활용해 상대방과 교전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파밍과 생존의 쫄깃함을 느낄 수 있는 배틀그라운드의 장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죠. 플레이타임이 20분 내외로,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흥행의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전략과 운영 면에서도 깊이가 있어 승리했을 때 희열이 무척 큰데요. 아직 얼리엑세스 단계임에도 큰 인기를 얻었기에 앞으로의 발전이 더욱 기대됩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몰랐지만 의외의 성공을 거둔 작은 게임 세 편을 살펴보았습니다. 화려한 그래픽과 큰 볼륨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죠. 이런 게임들이 많아질수록 게임 산업은 더욱 발전할 것 같은데요. 2021년에도 다양한 게임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올해에는 어떤 게임들이 숨은 진주가 될지 함께 살펴보시죠.
 

무모한 도전의 재미
다키스트 던전 2
이미지 출처. 다키스트 던전 2 공식 홈페이지

이제는 인디 게임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다키스트 던전’의 후속작 ‘다키스트 던전2’가 2021년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가볍고 쉬운 게임이 대세가 된 요즘, 살인적인 난이도로 어필해 성공한 다키스트 던전의 후속작인 만큼 2편을 기다리는 게이머가 많은데요. 이번에는 또 어떤 음침하고 우울한 화면으로 게이머들에게 스트레스를 줄지, 이겨냈을 때 또 어떤 짜릿함을 선물할지 기대됩니다.

한국적인 색채를 느낄 수 있는
사망여각
이미지 출처. 스팀

2016년, 텀블벅에서 엄청난 후원을 받으며 기대를 모은 인디 게임이 있습니다. ‘사망여각’은 한국적인 이미지와 언더테일이 연상되는 독특한 게임디자인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는데요. 사망여각은 오랜 개발 기간을 거쳐 이제 완성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이미 2019년에 데모 버전이 나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죠.

사망여각은 저승으로 온 영혼들이 염라대왕의 판결을 받기 전, 저승사자와 마지막 하룻밤을 묵는 곳을 뜻하는데요. 타이틀처럼 한국적인 색채가 강한 인디 게임입니다.
 

따뜻한 도트 그래픽
숲속의 작은 마녀
이미지 출처.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 목표금액 1366%의 전설. ‘숲속의 작은 마녀’는 국내 인디 게임 개발팀 써니사이드업의 기대작입니다. 데모 버전을 공개하고 이제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요.

특히 ‘숲속의 작은 마녀’는 1만 시간 동안 찍은 도트 이미지 콘셉트 아트만으로 1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모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동화 같은 그래픽이 이 게임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죠. 마치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나 스타듀 밸리가 연상됩니다. 화면만 봐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숲속의 작은 마녀, 얼른 만나보고 싶네요.

장금호 PD rookiejang8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