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ON

겉과 속이 다른 반전 매력 게임

비글, 코카스파니엘, 슈나우저는 견종 중에서 3대 악마견으로 꼽힙니다. 겉으로 보기에 굉장히 귀여워서 성격도 순할 것 같지만, 본래 사냥개다 보니 활동량이 왕성하죠. 사고를 자주 치는 탓에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악마견으로 불립니다.

이처럼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른 반전은 다소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색다른 매력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기도 합니다. 이는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캐주얼해 보이지만, 실제로 플레이했을 때 지옥 같은 난이도로 유저들을 고통으로 몰고 가는 게임들이 다수 존재하죠. 물론, 재미는 보장됩니다.

힐링 게임인 줄 알았는데… 앙빅(Angvik)

‘Alastair John Jack’이 지난 2014년 스팀에 출시한 ‘앙빅’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앙빅이 어떤 게임인지 모르고 접한 유저들은 단순한 어드벤처 액션 게임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몬스터를 처치하고, 아이템을 획득해 보스를 물리치는 일반적인 구성의 게임을 떠올렸겠죠.

물론, 틀린 생각은 아닙니다. 게임은 6개로 구성된 스테이지에서 등장하는 적을 처치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방식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비주얼 역시, 아기자기하고 귀엽기 때문에 힐링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극악무도한 난도를 자랑하는 앙빅. 이미지 출처: STEAM 사이트 내 앙빅 판매 페이지 캡처

하지만 앙빅의 극악무도한 난도는 유저를 절망에 빠트립니다. 아이템과 등장하는 몬스터의 배치가 랜덤이다 보니, 판마다 새로운 공략이 필요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캐릭터가 늙어서 사망하기 때문에 시간제한이라는 압박감이 더해집니다.

여기에 미세한 조작도 필요해서 아무 생각 없이 플레이했다간 방어구가 모두 부서져 뼈다귀만 남은 캐릭터를 조우하게 됩니다. 이러한 극악의 난이도로 인해, 앙빅을 구매한 유저들은 게임을 사놓고 수년간 엔딩을 보지 못했다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하죠.

또한 최근에는 유튜브나 트위치 등 각종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앙빅을 플레이하며 고통받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페어커도 포기한 난도, 아이 워너비 더 보시(I Wanna Be The Boshy)

언제나 만나는 GAME OVER 화면.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2010년 출시된 ‘아이 워너비 더 보시’는 앙빅과 마찬가지로 인디게임입니다. 덴마크의 인디게임 제작자 ‘Jesper Solgryn’이 개발한 ‘아이 워너비 더 가이’의 팬 게임이지만, 아이 워너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합니다. 유튜브에 아이 워너를 검색하면 가이보다 보시가 상단에 노출될 정도죠.

게임의 모드는 ‘Ez-mode, Totally Aver-mode, Hardon-mode, You’re gonna get raged-mode’로 구성되며, 난도가 올라갈수록 세이브 포인트가 줄어들고 보스들의 체력이 늘어나는 방식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단순한 미니게임처럼 보이지만, 뜬금없는 곳에서 튀어나오는 가시나 각종 변수로 사망한다면, 키보드를 내리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악랄한 게임이죠.

아이 워너비 더 보시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최고의 선수인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과거 개인 방송에서 큐를 돌리는 중에 틈틈이 플레이한 바 있습니다. 그 역시 끝없는 고통에 빠지면서 게임의 난도가 얼마나 높은지 증명했죠.

귀여운 캐릭터 뒤에 숨겨진 반전, 미스트오버

귀염뽀짝한 게임인 줄 알았는데… 이미지 출처: 크래프톤

크래프톤이 지난 10일 출시한 로그라이크 RPG ‘미스트오버’ 또한 겉과 속이 다른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출시 전 공개된 이미지만 봤을 때 3등신의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소위 말하는 ‘덕후’들의 감성을 자극하죠. 물론, 로그라이크라는 장르와 배경이 풍기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지만, 캐릭터들만 봤을 때 어떤 게임인지 예상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베일을 벗은 미스트오버는 로그라이크를 지향하는 게임답게 상당한 난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생존에만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 결과에 따라 멸망이 앞당겨지거나 늦춰지는 멸망의 시계 시스템이 도입되어 제한된 자원을 유저가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강제했죠.

또한 진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멸망의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던전에 입장해서 최대한 많은 몬스터를 처치하고 보물 상자를 찾아서 여는 것이 핵심적인 플레이죠. 하지만 골드 수급도 어렵고, 식량이나 포션 같은 필수 아이템은 던전에 들어갔다가 남겨 오면 오염됩니다. 소지량을 매우 신중하게 정해야 하죠.

이처럼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하드코어한 게임성을 지니고 있는 게임들은 반전 매력의 재미를 바탕으로 확고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어떤 반전 매력을 지닌 게임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색다른 재미를 전달할지 기대해볼 만합니다.

김동준 게임 인사이트 기자 kimdj@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