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ON

처음 만나는 호러, 칼리스토 프로토콜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글렌 스코필드 대표 인터뷰

글렌 스코필드 님은 평생을 아티스트로서 살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이후 그는 게임 업계에 입문해 배경 아티스트, 아트 디렉터, 그리고 프로듀서로서 데드 스페이스 프랜차이츠를 만들고 콜오브듀티 시리즈 개발을 함께하는 등 오랜 시간 굵직한 프로젝트에 몸담아 왔습니다. 현재 크래프톤의 독립 스튜디오인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Striking Distance Studios)의 창립자이자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오는 12월 2일 신작 서바이벌 호러 칼리스토 프로토콜 (The Callisto Protocol)의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크래프톤 블로그가 글렌 님과 만나, 새로운 개발 스튜디오를 설립해 전에 없던 새로운 호러 경험을 만들어 낸 지난 3년 여의 이야기에 대해 들어 봤습니다.

※ 12월 2일 칼리스토 프로토콜 글로벌 런칭을 앞두고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의 다섯 리더들을 만나는 인터뷰 시리즈가 이어 연재 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글렌 스코필드 (Glen Schofield)라고 하고요,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Striking Distance Studios)의 창립자이자 CEO를 맡고 있습니다. 저는 또 한가지 재미있는 일도 하고 있는데요,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 (The Callisto Protocol)의 게임 디렉터를 맡고 있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이 일을 즐기고 있어요 (웃음).

새로운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동시에 새로운 지식재산권 (Intellectual Property. IP) 기반의 콘텐츠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여기까지 이끌어 오신 건 글렌 님 처럼 게임 업계에서도 잔뼈가 굵은 베테랑에게도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을 것 같아요.

네, 사실 쉽지만은 않았어요. 하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제가 스튜디오를 설립해 본 경험이 전에 있었다는 거예요. 덕분에 많은 것들을 사전에 예상할 수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예상 밖의 것들에 직면했던 것도 사실이었고요. 저희가 지금까지 해온 건 새로 개발팀을 조직해 새로운 IP 기반 게임을 만드는 거였는데, 여기에 새로운 게임 엔진을 써서 새로운 차세대 게임 콘솔을 기반으로 개발을 했어요. 그리고 그 뿐만 아니라 이 모든 것들을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이라는 상황 하에서 해야만 했어요.

하지만 저는 그 모든 것들이 다 난관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건 저희가 이겨내야 할 도전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운 좋게도 최고 개발 책임자 (Chief Development Officer) 스티브 파푸트시스 (Steve Papoutsis) 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Chief Creative Officer) 크리스 스톤 (Chris Stone) 님, 최고 기술 책임자 (Chief Technical Officer) 마크 제임스 (Mark James) 님, 그리고 최고 운영 책임자 (Chief Operating Officer) 스테이시 히라타 (Stacey Hirata) 님으로 구성된 훌륭한 동료 리더들과 함께할 수 있었어요. 우리는 함께 힘을 합쳐 앞서 말한 도전을 헤쳐 나갈 수 있었어요.

그리고 또 우리는 크래프톤과 김창한 대표님으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어요. 저는 크래프톤 Game Production & Media Expansion의 남영선 본부장님과 우리 프로젝트에 대해 매주 대화를 나눴어요. 우리가 많은 도전들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크래프톤의 많은 분들이 대응하고 도움을 주셨어요. 최근 몇 개월간은 크래프톤의 개발자 여러분들로부터 직접 개발에 도움을 받기도 했는데요, 정말 큰 힘이 됐어요. 그 동안 크래프톤의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협업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개선할 수 있었어요.

저는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의 일원이기도 하지만, 크래프톤의 구성원이기도 해요. 저는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와 크래프톤 모두를 위해 도전하고,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왜냐하면 크래프톤의 지원 덕분에 이렇게 멋진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제가 꿈꾸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돌아보면 정말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지만, 우리는 함께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그 사실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처음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함께하신 리더십을 어떻게 구성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스티브 님은 제가 알고 지낸 지 25년 정도 됐어요. 그래서 저희의 첫 미팅에서 그를 만났을 때 우리가 함께하게 될 거라는 걸 바로 알았죠. 그때 우리는 어느 공원에서 만났었는데, 그때 저는, “이봐 스티브, 우리 한번 더 같이 일해보는 게 어때?”라고 툭 던지듯이 말했어요. 그러고는 우리는 바로 프로젝트의 초기 회의를 함께하기 시작할 수 있었죠.

저는 크리스 님도 한 25년 알고 지냈어요. 제가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설립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을 즈음에 크리스 님은 오레곤 주로 이사를 갔어요. 그런데 제가 새로운 개발 스튜디오를 만들 거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바로 다시 이 동네로 이사를 오겠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그리고 스튜디오를 준비하고 있던 저에게 한 지인이 전화를 걸어 스튜디오의 운영 총괄을 맡아 줄 훌륭한 인재를 추천해 줬어요. 스테이시 님의 이름은 그 전에도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이미 우리 업계에서 유명한 분이었으니까요. 첫 면접을 보고 저는 바로 이 분이여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마크 님도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잘 알고 있었어요. 특히 2K에 계실 때 유명하셨었거든요. 그래서 망설임 없이 섭외에 나섰죠.

스튜디오 설립 초기부터 우리는 함께 일하고 소통하며 그 모든 도전에 함께 대응했어요. 저는 우리 동료 리더 분들에게 의지하고 있어요. 언제나 그 분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고요. 사실 우리 다섯 명 중에 몇몇은 조금 더 보수적인 타입이예요. 아, 물론 제가 그렇다는 건 절대 아니고요. 그래서 그 분들이 가끔 저를 말리기도 해요 (웃음).

과거 한 인터뷰에서 글렌 님은 개발 스튜디오의 리더로서 개발자들이 최고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최선의 환경을 제공하는 사명에 대해 말씀하신 바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저는 한 사람의 배경 아티스트로서 게임 업계에 입문해 아트 디렉터와 프로듀서라는 포지션을 거쳐 이 자리까지 왔어요. 그렇기에 개발자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대우를 받고 싶었는지 기억하고 있죠. 과거에 저는 상사들이 투명하게 업무 관련 정보를 공유해주기를 바랐어요. 그리고 그 분들이 저의 생각에 귀 기울여 주시기를 바랐죠. 저도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받아들여 지기를 바랐어요. 또, 업무하기 좋은 환경이 주어지기를 원했고요. 이제 한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저는 그런 것들을 이루어 주고 싶어요. 저 스스로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만약 개발자들이 저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그냥 저에게 와서 그렇게 하면 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고요. 리더들이 작을 부분들을 더 살피고 챙겨서 현업의 개발자들이 걱정할 필요 없도록, 그리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그냥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게임을 만들지만 생각하면 되도록 말이죠.

사실 어떤 기업들은 소속 구성원들에게 그저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만 요구하는 곳도 있어요. 하지만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에서 우리는 개발자들에게 ‘매일 가능한 최선을 다해주세요’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게 우리가 실제로 동료들에게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죠. 우리 아티스트들은 그냥 출근해서 자리에 앉은 다음 아무렇게 마구잡이로 만든 결과물을 내기를 원치는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들도 가능한 최고의 결과물을 도출하는 걸 원할거예요. 그건 엔지니어나 게임 디자이너 등 다른 직군의 구성원들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우리는 우리 개발자들이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렇기에,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와 우리 프로젝트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우리는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투명하게 열린 마음으로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우리 구성원들도 그런 환경을 바랄 거라고 믿고 있고요.

이곳 스튜디오의 위치에 대해 여쭤보고 싶은데요, 샌 라몬 (San Ramon)이 글렌 님의 고향이라고 들었어요. 혹시 이곳을 새 스튜디오의 입지로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아, 물론이죠. 샌 라몬이 저의 고향이라서 이 곳을 선택한 건 당연히 아닙니다. 가까운 실리콘 밸리는 이미 포화상태라 개발자들이 인근에 거주할 집을 구하기가 어려워요. 땅값이 너무 비싸거든요. 지난 수년간 저는 그곳의 많은 개발자들이 이쪽 동네로 옮겨오는 추세를 지켜봐 왔어요. 이 부근은 가격도 더 저렴하고 교육 환경도 좋거든요.

물론,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한 선택이었다는 건 인정합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희가 당시에 목표로 하고 있었던 건 트리플A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개발 스튜디오였는데 이 부근에는 그런 곳이 없었기 때문에 인재를 구하는 부분에서 조금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예요. 하지만 감사하게도 많은 개발자들이 이 곳으로 옮겨와 우리와 함께 일하기 위해 지원해 줬어요. 저의 걱정은 정말 빠르게 해결됐죠. 이제 우리 스튜디오는 완전이 이 지역의 일원이 됐어요. 이 지역 상공회의소에 가입했거든요. 그 분들이 지역에 하이테크 기업이 입주한다는 사실에 기뻐하시던 것이 기억나네요 (웃음).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만드는 이 프로젝트에 임하면서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이었나요?

떠오르는 장면들이 몇 있는데요. 그 중 하나는 우리가 데모 버전을 만들어 차세대 콘솔 플랫폼을 만드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처음 선보였던 순간이예요. 물론 두 곳 모두 무척 마음에 들어 했고요. 기억에 남는 또 하나의 순간은 마침내 미국 전역에 내려졌던 봉쇄령이 해제되고 우리 구성원 중 많은 분들이 스튜디오로 출근할 수 있게 된 날이예요. 우리 프로젝트와 같이 크리에이티브한 노력이 필요한 곳에는 사람들이 서로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댈 수 있는 그런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예요.

과거 스튜디오를 처음 설립할 때,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라는 이름을 어떻게 지었는지 기억하고 계시나요?

아마 그게… 스티브 님, 크리스 님과 함께 컨퍼런스 콜을 하던 중이었을 거예요. 아직 우리가 함께 만드는 이 스튜디오에 맞는 이름을 찾지 못했던 때였죠. 그때 우리는 이 스튜디오가 지향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고 있었어요. 그때 제가 둘에게 말했죠, 우리가 항상 훌륭함을 달성할 수 있는 ‘사정권 (striking distance)’ 내에 있기를 바라고, 언제나 수준 높은 양질의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요. 그 순간 스티브 님이 말했죠. “어 잠깐, 그거 괜찮은 이름인데?”라고요. 그리고는 우리 모두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로 이름 짓는 데 동의하게 됐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무엇이었나요?

이번 과정에서 제가 얻은 것들 중 하나는 우리가 게임을 만드는 일을 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팬데믹과 봉쇄령 때문에 우리 구성원들의 대부분이 재택근무를 해야만 했어요. 그리고 우리 모두 그것에 익숙해져야만 했죠.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는 모습 중 하나가 될 방식이었기 때문이예요. 그래서 우리는 재택근무를 하는 구성원들과 스튜디오에 출근해서 일하는 구성원들이 서로 함께 더 원활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했어요.

그리고 크래프톤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통해 크래프톤의 동료들과 더 잘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고, 또 실제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기도 했어요. 크래프톤과 그곳의 개발자 동료들에게 대해 알아가면서 저는 어떻게 하면 함께 더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지, 어떻게 더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지 깨달을 수 있었어요.

‘호러 엔지니어링’이라는 컨셉트는 어떻게 처음 고안하게 되었나요?

저는 과거에 세상에 있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호러를 리스트로 정리를 해뒀어요. 여기에는 유령, 악마, 잔혹함, 무서운 귀신의 집 같은 것들이 포함돼 있었죠. 그리고 칼리스토 프로토콜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우리 마케팅과 홍보 부서의 동료들과 논의를 하던 중 그들이 이걸 좀 더 입에 부는, 좀 더 쓸 만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고 이야기했죠. 그들의 도움을 받아 내용을 다듬었고, 우리가 만드는 게임에 딱 맞도록 정리할 수 있었죠.

호러 엔지니어링은 우리 게임에서 호러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로 분위기, 긴장감, 잔혹함, 인간성, 그리고 무력감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리가 이 게임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인 셈이죠. 거기에 그냥 이름을 붙인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만드는 과정은 작은 구성 요소들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거였어요. 정말 애정 없이는 할 수 없는, 하나하나 직접 해야만 하는 일이었어요. 그리고 우리는 호러 엔지니어링이라는 개념을 길잡이 삼아 우리가 좋은 게임을 만드는 멋진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했어요.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메인 포스터 가운데 하나인 이 이미지를 보면, 주인공인 제이콥 리 (Jacob Lee)가 절망에 빠진 채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앞서 크래프톤 블로그에서 말씀하신 바에 따르면, 이 이미지야 말로 호러 엔지니어링에서 말하는 ‘인간성’이라는 요소를 잘 보여주는 것인데요. 여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이 포스터는 호러 엔지니어링을 전반적으로 표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인간성이라는 요소를 잘 담고 있어요. 마치 제이콥이, “나 지쳤어. 너무 절망적이야. 너무 외로워”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죠. 그리고 여러분이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이 제이콥의 눈입니다. 잘 보시면 그가 살짝 왼쪽편을 곁눈질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는데요, 그가 마치 무언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아직 이야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담고 있는 하나의 작은 디테일인 셈이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가 이 사실에 절망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에서 글렌 님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 하나를 꼽아본다면?

사실 꽤 됩니다. 우선 저는 전투를 좋아해요. 저는 우리 개발진이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통해 전투라는 것을 진일보 시켰다고 생각합니다. 메커니즘 측면에서나 기능적인 측면에서 전투를 정말 좋아해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제이콥이 죽는 장면, 즉 ‘데스 씬 (death scene)’입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괴물들 중 하나인 ‘빅 마우스 (Big Mouth)’가 제이콥의 머리를 뜯어 먹는 장면이 있는데요, 이때 머리를 완전히 뜯는 것이 아니라 절반만 먹어요. 그래서 자세히 보시면 남은 부분에 혀가 남아 있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 디테일이 저는 좋아요. 그리고 또 다른 데스 씬 가운데 하나는, 기생충이 몸 속으로 들어가서 입으로 나오면서 안면이 아예 폭발하는 장면입니다. 네, 정말 끔찍한 이야기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장면들이 좋더라고요.

마지막으로, 게임 곳곳에 들어가 있는 시네마틱 영상도 정말 아름답게 잘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글렌 님이 미래에 언젠가 꼭 만들어 보기를 꿈꾸는 게임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그런 것이 가능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저는 SF물 작업하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물론 오해는 하지 마세요. 지금 만들고 있는 칼리스토 프로토콜도 정말 완벽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저는 언제나 한층 더 광대한 규모의 SF 세상을 구현하고자 하는 꿈이 있어요. 매스 이펙트나 스타워즈에 나오는 것처럼 행성을 여행하는 그런 거요. 한 행성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온 우주를 누비는 거죠. 제가 꿈꾸는 건 항상 더 큰 무언가 였어요.

여가 시간에 개인적으로 플레이하기를 좋아하는 게임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저는 액션 게임을 무척 좋아합니다. 물론 최근에는 여가 시간이 거의 없었는데요,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정말 여러가지 게임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제가 게임에 다시 몰두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정말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론 그때 저는 호러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을 것 같아요 (웃음). 제가 지금까지 해본 게임 중 손꼽는 것은 사일런트 힐 (Silent Hill)입니다. 또 바이오하자드 4 (Resident Evil 4)도 빼놓을 수 없고요. 리메이크 된다고 하던데 정말 고대하고 있어요. 컨트롤 (Control)도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했어요.

좀 더 과거를 돌이켜 보면, 저는 세가 (Sega)에서 만든 콘솔로 일본 게임 하는걸 정말 좋아했던 것 같아요. 협동 (co-op) 모드로 플레이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저는 액션을 좋아하는 것 만큼이나 멋진 스토리도 좋아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엔딩까지 볼 수 있는 그런 게임을 좋아해요.

글렌 님에게 창의력이 원천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다섯 살 때부터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훈련을 해 왔어요. 그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색을 입히는 그런 것들을 하면서요. 그러면서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되려면 뭔가 달라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죠. 그래서 저는 그야말로 모든 것들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요. 책을 읽거나 연구를 하기도 하고, TV도 보고, 게임도 하고 영화도 많이 봐요. 영감을 줄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다 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브레인스토밍 하는 것도 좋아해요. 특히 그 중에 다른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순간을 좋아해요. 왜냐하면 제가 지금 하는 일들 가운데 하나는 동료들에게, “오, 그거 정말 좋은 아이디어인데요?”라고 말해주는 거기 때문이예요. 저는 그게 정말 좋아요. 격려를 해주면서 이렇게 말하는 거죠, “계속 해보세요. 진짜 멋진 발상이예요.” 동료들과 더불어 함께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순간, 저에게는 그것이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이예요.

과거에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셨고, 이후 배경 아티스트, 아트 디렉터 포지션에 일하셨다고 하셨는데요, 그런 경험이 지금 게임을 만드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맞아요. 저는 뉴욕시에 있는 프랫 인스티튜트 (Pratt Institute)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어요. 제가 처음 일을 시작하던 과거에는, 아티스트들은 게임 디자이너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저는 게임 디자이너의 일도 쭉 경험할 수 있었죠. 물론 아트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저는 언제나 최고의 아티스트들를 채용해 함께 일하는 편이예요. 최고의 실력자들이 함께 모이면, 우선 함께 전체적인 게임 아트의 톤을 정해요. 아티스트들에게 가능한 최고 퀄리티의 결과물을 내도록 요청하죠. 그리고 우리가 개발 초기에 하는 또다른 것은 아트 바이블을 만드는 거예요. 이를 통해 아티스트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예시를 들어 보여주고, 높은 목표치에 맞는 최고의 사례가 어떤 것인지 보여줄 수 있어요.

요즘도 가끔 그림을 직접 그리시나요?

네. 좀 웃기게 들릴 수도 있는데요, 제가 거기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요. 팬데믹 이전에는 정말 매일 그림을 그렸어요. 후에 시간이 좀 생겨서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기를 고대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제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예요. 또, 아트 디렉팅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화가로서, 그리고 아티스트로서 제가 스스로를 더 갈고 닦을수록 제가 우리 아트 디렉터들을 더 잘 도울 수 있게 돼요.

가장 좋아하는 SF 영화는 무엇인가요?

오 이런, SF 영화 이야기까지 왔군요. 일단 에이리언 (Alien) 시리즈는 40번도 넘게 본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벤트 호라이즌도 있죠. 정말 좋아해요. 이벤트 호라이즌에서 영감을 참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의심할 여지가 없죠. 그리고 피치 블랙 (Pitch Black)도 좋아하고 세레니티 (Serenity)도 좋아해요. 하나만 꼽는다는 건 너무 힘드는데요. 피치 블랙을 처음 봤을 때, 실제로 “우와! 진짜 엄청난데?!”라고 외쳤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오는 12월 2일에 출시되는데요, 게임이 출시되는 주말에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요. 아마 올라오는 후기에서 눈을 못 떼고 있을 거예요. 그 모든 후기를 하나씩 다 읽어보고 우리가 잘 했는지 알아보고 싶을 것 같아요 (웃음).

하지만 그러고 나서는 일단 좀 쉴 것 같아요. 우리 개발자들 모두 휴식이 필요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는 우리 식구들과 시간을 좀 더 보내고 싶어요. 우리 가족은 벌써 하와이로 휴가 갈 계획도 짜고 있어요. 사실 지난 몇년간 팬데믹 때문에 전혀 할 수 없었던 것들이 있었으니까요.

전세계 각지의 호러 게임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신다면?

호러 팬 여러분, 이 게임이야 말로 호러를 여러가지 면에서 진일보 시킨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단계 더 나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한 가지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건 진짜 색다른 호러라는 사실입니다. 또 한편으로 이 게임은 샌드박스 형식으로 자유도 높은 전투 경험을 선사할 겁니다. 다른 어떤 호러 게임과도 다른 그런 게임이예요. 여러분들이 정말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게임은 정말 저 스스로가 플레이하고 싶은 그런 게임입니다. 그리고 그건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고요. 그리고 이 게임에는 오디오나 시각적인 부분, 그리고 잔혹한 연출 등 영화 업계에서 최근 시도되고 있는 정말 다양한 새로운 요소들이 담겨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점은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SF 호러를 한 단계 진보시킨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이건 한 편의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예요. 데드스페이스 4 아니고요, 칼리스토 프로토콜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앞으로 저희가 여러분들에게 선사할 새로운 게임 프랜차이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2년 12월 2일 글로벌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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