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FTON

피부의 땀구멍 하나까지, 모든 것을 리얼하게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크리스 스톤 인터뷰

12월 2일 출시를 앞둔 신작 서바이벌 호러 칼리스토 프로토콜 (The Callisto Protocol)을 만드는 긴 여정 가운데서도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크리스 스톤 (Chris Stone) 님은 특히 모든 것들을 살아 숨쉬는 듯 리얼하게 보이도록 하는, 어쩌면 실제보다도 조금 더 실제 같아 보이도록 만드는 개발진의 노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크리스 님과 개발진은 사내 모션 캡처 스튜디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배우들의 표정 하나, 동작 하나까지 모두 캡처하고 스캔해 냈습니다. 크래프톤 블로그가 크리스 님과 직접 만나,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한층 더 리얼하게 만들기 위한 고민과 노력에 대해 자세히 들어 봤습니다.

※ 12월 2일 칼리스토 프로토콜 글로벌 런칭을 앞두고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의 다섯 리더들을 만나는 인터뷰 시리즈가 이어 연재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크리스 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크리스 스톤 (Chris Stone)이라고 합니다. 이곳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Striking Distance Studios)에서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Chief Creative Officer. 이하 CCO)를 맡고 있어요. CCO로서 저는 우리의 신작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 (The Callisto Protocol)을 만드는 과정에서 크리에이티브와 관련한 것들을 가이드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여기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자인, 시네마틱 디자인, 시네마토그래피 (cinematography), 배경 디자인, VFX 같은 것들이 다 포함되고요. 뭐, 우리 게임에서 제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웃음).

글렌 스코필드 (Glen Schofield) 님이 크리스 님에게 처음으로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초기 콘셉트에 대해 이야기해주던 때를 기억하시나요?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글렌 님이 저에게 연락을 해온 건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가 설립되기도 전이었어요. 러프한 스토리라인을 저에게 보내 주고서는, 저의 의견이 궁금하다며 빨리 읽어보고 말해 달라고 저를 재촉하더라고요. 그 당시 글렌 님은 그걸 ‘메테오 다운’이라는 이름으로 불렀어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목은 완전 달라요. 하지만 그 안에는 지금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뿌리가 되는 내용이 담겨 있었어요. 기이한 일이 벌어지는 음침한 교도소나 정체불명의 전염병 같은 것들이요. 그리고 정말 끌리는 요소가 하나 더 있었는데요, 이곳 캘리포니아에 있는 알카트라즈 같은 느낌의 교도소가 우주 외딴 곳의 한 위성에 있어서 여기에는 최악의 범죄자들이 잔뜩 수감돼 있는, 어떠한 끔찍한 일이라고 벌어질 것 같은 그런 배경이요.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이 스토리 초고는 이후 우리 프로젝트에 수많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줬어요. 당연히 이 초고를 처음 읽자마자 저도 이걸로 뭔가 멋지고 정말 특별한 걸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칼리스토 프로토콜 제작 과정에서 크리스 님은 CCO로서 ‘호러 엔지니어링 (Horror Engineering)’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해석하셨나요?

호러 엔지니어링은 우리가 개발 초기부터 고안한 개념이예요. 이 이야기를 하자면 제가 글렌 님과 함께 데드 스페이스를 만들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 같아요. 맙소사, 그게 벌써 14년 전이네요. 개발 과정에서 우리는 공포스러운, 무서운 무언가를 만든다는 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걸 명확하게 알게 됐어요. 여러가지 요소가 잘 조합되어야 하는, 마치 하나의 독특한 레시피와도 같은 거라는 걸, 서로 다른 요소들이 함께 춤을 추며 호러라는 이름의 끌림이 있는 플레이어 경험을 만드는 거라는 걸 배웠어요.

호러 엔지니어링이란 모든 요소들을 각 상황에 맞도록 완벽하게 엔지니어링해서 플레이어들을 놀라게 하고, 그들이 팔에 소름이 돋도록 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시 말해, 이건 플레이어들을 놀라 나자빠지게 만들어 줄 하나의 완벽한 레시피 같은 것입니다.

이전에 하셨던 인터뷰에서 크리스 님은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근간이 되는 개념 중 하나로 호러 엔지니어링과 함께 ‘디자인된 리얼리즘 (designed realism)’를 언급하셨는데요, 이건 어떤 의미인지 좀 더 자세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디자인된 리얼리즘 또한 저희가 초창기부터 떠올린 개념이었어요.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하면서 그들이 실제와 같은 무언가를 직접 경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할 수 있는 차원으로 리얼한 게임을 우리 모두 만들고 싶었어요. 이런 느낌을 주는 요소에는 게임의 배경, 캐릭터들과 그들의 움직이는 모습과 행동, 그리고 그들이 그 행동을 하는 동기까지 모든 것들이 포함돼야 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디자인된 리얼리즘이란 리얼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 모든 요소들을 내러티브와 경험에 완벽하게 들어 맞도록 디자인하는 것을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우리는 실제로 스캔한 콘텐츠와 실제의 레퍼런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을 활용했어요. 그리고는 이것을 우리가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위해 디자인한 요소들에 녹여냈고요.

칼리스토 프로토콜에서는 적들조차 리얼합니다. 모든 몬스터들이 한 때는 인간이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변하게 됐다는 느낌을 주도록 디자인됐어요. 그들의 생김새는 이런 배경 설정에 더해 좀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죠. 우리는 플레이어들이 매 순간을 직접 함께 하면서, 마치 본인이 블랙 아이언 교도소 (Black Iron Prison)의 죄수가 된 것 같은 체험을 하기를 바랐어요. 그리고 모든 것들이 와 닿고, 또 감정이입 될 수 있다고 느껴서 그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바로 그 순간 더욱 더 그것이 크게 다가오기를 바랐어요. 이것이 바로 칼리스토 프로토콜 제작의 바탕이 된 디자인된 리얼리즘입니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에서 크리에이티브를 이끄는 사람으로서 칼리스토 프로토콜에서 꼭 구현하고 싶었던 포인트는 무엇이었나요?

당연히 차세대 콘솔에서 가장 무서운 게임을 만드는 거였어요. 그리고 이런 목표는 우리가 게임을 만드는데 정말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해 줬어요. 물론, 우리가 만들어낸 건 그냥 좀 무서운 게임 그 이상인 것은 확실 하지만요 (웃음).

예컨대, 스토리라인이 정말 끝내줘요. 제가 오래전에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사람들은 게임을 플레이할 때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하고 싶어한다는 거였어요. 게임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공감하고 싶어하죠. 그렇기에 강력한 내러티브와 그에 뒤따르는 강력한 액션은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만드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었어요. 플레이어들에게 어느 정도 자유를 부여해서 게임을 스스로 원하는 방식대로 풀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무척 중요했어요. 정리해 보자면, 우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길잡이이자 기준점의 역할을 해준 요소가 참 많았던 것 같아요. 당연히 호러가 1순위의 기준이었고, 여기에 훌륭한 스토리텔링과 훌륭한 플레이어 경험을 구현해 낸다는 건 이 프로젝트의 정수와 같은 것이었어요.

차세대 콘솔 플랫폼으로 트리플A 클래스 호러 게임을 만든다는 건 크리스 님에게 어떤 경험이었나요?

정말 대박이었죠 (웃음). 이 이야기를 하자면 우선 제가 글렌 님과 함께 데드 스페이스를 만들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 같아요. 당시에 우리는 구현하고 싶었던 아이디어가 정말 많았어요. 다양한 크리처들과 그들의 행동 방식, 그리고 레벨이나 게임플레이 상 플레이어 경험을 어떻게 구현할지 등에 관한 아이디어들이 가득했죠.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것들을 다 구현하는 건 불가능했어요. 이제 차세대 콘솔 덕분에 우리는 해상도, 라이팅, 비주얼 이펙트 같은 것들을 초현실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됐어요. 게임플레이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완전히 새로운 장이 열린거죠.

그 밖에도 우리는 게임 내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를 디자인하는데 모션 시스템을 적용했어요. 몬스터들이 플레이어를 공격할지, 도망칠지, 아니면 뒤를 노려 기습할지 같은 행동을 결정하는 인공지능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몬스터들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는 모두 그 뒤에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인공지능이 있었어요. 이런 것들은 구세대 콘솔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것들이죠.

캐릭터 애셋 전반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싶어요. 우리 개발진은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를 직접 다 스캔해서 만들었어요. 주인공 뿐만 아니라 몬스터들까지도 모두 실제 사람을 스캔해서 만든 거예요.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주인공 제이콥 리 (Jacob Lee) 역을 맡은 배우 조쉬 더하멜 (Josh Duhamel) 님을 모시고 그의 표정 하나, 피부의 모공 하나, 그리고 그의 얼굴과 몸 구석구석에 빛이 비칠 때 반사되는 모습까지 모든 걸 다 스캔했어요. 그리고 그걸 실제 게임안에 다 구현했기 때문에 게임 속에서 제이콥이 움직이는 모습은 조쉬가 움직이는 모습 그대로예요. 제이콥이 얼굴을 찡그리면 그것도 조쉬의 얼굴 표정 그대로를 옮긴 거고요. 제이콥의 피부에 빛이 비치는 장면도 조쉬의 피부에 빛이 비치고, 혹은 빛이 흡수되는 모습을 그대로 본따서 만들었어요.

이렇듯 과거에는 할 수 없었지만 이제 차세대 콘솔 덕분에 할 수 있게 된 것이 아주 많아요. 그래서 차세대 콘솔 플랫폼에서 개발하는 건 정말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아, 또 한가지 더 있어요. 차세대 콘솔의 컨트롤러에 내장된 스피커 덕분에 게임의 긴장감을 더할 수 있었어요. 이 스피커를 활용하면 캐릭터가 걸어가는 중이거나 다른 캐릭터와 대화하는 중에도 주변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컨트롤러의 진동 기능도 플레이어 경험에 몰입감을 더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과거에는 하나같이 다 불가능한 것들이었죠. 차세대 콘솔의 강력함 덕분에 그 모든 걸 할 수 있게 돼서 정말 좋았어요.

조쉬 더하멜이나 카렌 후쿠하라 (Karen Fukuhara)와 같은 유명 배우들의 연기를 더한 내러티브 중심의 게임으로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만들겠다는 것은 어떻게 결정하게 되었나요?

글렌 님과 제가 이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이제 막 시작하던 단계부터 우리는 함께 칼리스토 프로토콜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제이콥과 대니 (Dani)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것들을 써내려 갔어요. 그리고는 이 캐릭터들을 어떤 사람이 연기하면 좋을지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저는 과거에 조쉬 님과 함께 다른 프로젝트에서 일해본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이콥이 어떤 사람인지 읽자 마자 저는 이것이 조쉬 님에게 딱 맞는 역할일 거라는 걸 바로 알았어요. 조쉬 님에게는 본인이 맡은 배역에 녹아들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보면 이내 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느낄 수 있게 되죠.

조쉬 님은 수퍼히어로 상은 아니예요. 하지만 그는 정말 훌륭한 배우고, 주변에 있는 다른 배우들을 더 멋지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예요. 그런 점 때문에 제가 그를 정말 좋아하고 또 감사하고 있고요. 조쉬 님은 정말 크리에이티브 한 사람이기도 해요. 그래서 언젠가 조쉬 님과 제가 촬영장에서 다음 장면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함께 잠깐 걷던 중에 그가 저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이봐 크리스, 이 장면에서 제이콥이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 내가 제이콥이라면 그렇게가 아니고 이렇게 할 것 같은데?”라고 제안하기도 했죠. 물론 우리가 정말 허물없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만큼 가깝게 지내고 있기에 그런 이야기를 해준 것일 거고요. 어쨌든, 조쉬 님은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제이콥이 있기 까지 큰 역할을 해 주셨어요.

저는 카렌 님과는 같이 일해본 적은 없지만, 그 분이 멋진 연기를 보여준 더 보이즈 (The Boys)는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캐스팅을 할 때 우리는 호감이 가는 동시에 어두운 면모를 지닌, 보는 사람들이 어쩌면 약간은 무서워할 것 같은 그런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카렌 님을 모시고 대니라는 배역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을 때 그 분이 완벽한 캐스팅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사실 촬영장에서 배우들 간의 케미라는 건 실제로 현장에 가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약간의 도박 같은 면이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조쉬 님과 카렌 님을 촬영장에서 만나 두 분이 단번에 연기에 몰입하며 멋진 모습을 보여주시는 걸 보고 우리는 앞서 느꼈던 걱정이 환희로 바뀌는 걸 느낄 수 있었죠. 두 분이 함께 보여준 연기는 정말 훌륭했어요. 훌륭한 배우이기에 촬영장에서 디렉팅을 하기도 정말 수월했고, 두 분 각자의 창의성을 마음껏 뽐내 주셨어요.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던 건 말할 나위도 없겠네요. 때로는 한 씬을 여러 번 다시 찍어야 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어요. 글렌 님과 저, 스티브 파푸트시스 (Steve Papoutsis) 님, 그리고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의 모든 구성원들이 우리의 목표를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처럼, 조쉬 님과 카렌 님, 그리고 저는 촬영장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대니와 제이콥, 그리고 그들이 블랙 아이언 교도소 (Black Iron Prison)에서 경험하는 멋진 이야기를 훌륭하게 전달하는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있기 때문이었죠.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오피스에는 모션 캡처 스튜디오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이런 시설을 만들게 됐는지, 그리고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이런 시설이 꼭 필요할거라는 걸 프로젝트 시작 단계부터 알고 있었어요. 게임플레이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프로토타입 제작을 빠르게 만들고 그걸 반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인간의 음직임을 바탕으로 한 완전히 리얼한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모션 캡처 스튜디오를 필수였어요.

사실 이곳은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 몇 안되는 우리 모션 캡처 스튜디오예요. 만약 우리가 이렇게 사내에 모션 캡처 스튜디오를 만들지 않았다면 아마 우리 개발자들은 로스앤젤레스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을 거고, 그래서 아마 한달에 한두번쯤 밖에 촬영을 할 수 없었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여기에 모션 캡처 스튜디오를 만든 덕분에 우리는 손쉽게 매일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밤에 제가 무서운 악몽을 꾸며 뒤척이다 일어나면, 곧장 그 꿈에 대해 메모를 해 두고, 다음날 아침 출근하면 모션 캡처 스튜디오에서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함께 써 놔요. 이렇게 계속 반복해서 시도하는 노력들이 결국은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거든요. 그리고 모션 캡처 스튜디오가 여기 없었다면 이런 것들을 불가능했을 거예요.

그리고 앞서 제가 우리 게임에 등장하는 몬스터들도 굉장히 인간같이 리얼하게 움직인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우리 개발진은 이 모션 캡처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션 기술도 개발해 수백, 수천 번 촬영을 통해 모든 캐릭터의 애니메이션을 촬영했고, 이를 기반으로 몬스터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관한 아주 리얼한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었어요. 그리고는 만든 애니메이션을 완벽하게 버무려 내 플레이어들이 그 몬스터들이 다가오는 모습을 봤을 때 어색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만들었어요. 정말 리얼하게 보이고 느껴지도록 했죠. 마치 여러분이 어젯밤에 꾼 악몽에서 바로 뛰쳐나온 것 같은 그런 모습으로요.

다음 질문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배경 세계에 관한 것입니다. 태양계에 위성을 지닌 다른 행성도 있는데, 왜 하필 목성의 위성인 칼리스토로 배경을 설정하셨나요?

칼리스토는 실제로 있는 위성이예요. 어딘가 있을 법한 가상의 위성이나 행성을 지어내고 싶지 않았거든요. 우리 개발진이 칼리스토 프로토콜이라는 게임의 전반이 리얼함에 기반을 두도록 만들고 있는 것처럼, 그 배경도 실제에 바탕을 두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 배경을 어디로 해야할지 찾고 고민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글렌 님이 쓴 스토리 초고에 따르면 이 이야기의 배경은 어느 한 황량한 위성이어야 했어요. 그리고 결국 우리가 칼리스토라는 곳을 찾았을 때, 이곳이 실제로 ‘죽은 달 (dead moon)’이라고 불린다는 것도 알게 됐죠. 별명처럼요. 그리고 우리 모두 이렇게 말했어요. “와, 이거 뭐 이보다 완벽할 수는 없겠는데?”

다음 단계로 우리는 칼리스토라는 위성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살펴봤어요. 얼음으로 뒤덮여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었는데, 그 깊숙한 곳에는 바다가 있어요. 한편으로 보면, 교도소가 들어설 법한 그런 황량한 곳이었어요. 실제 칼리스토라는 위성이 그래요. 싸늘하게 죽어있는 달과 같은 곳이죠. 만약에 누군가 교도소를 탈출해서 지표면으로 나올 수 있다고 해도 사실 의미 없어요. 아무데도 갈 데가 없거든요. 그냥 거기서 그렇게 죽어가는 수 밖에요. 그러니 블랙 아이언 교도소 같은 최고 수준의 보안을 자랑하는 교도소가 들어서기에 최적의 조건이었어요.

아까 말씀하신 디자인된 리얼리즘과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네요?

네 맞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리얼하게 느껴지도록 만들고자 했어요. 만약 여러분이 칼리스토라는 곳이 실제로 어떤 곳인지 아는 분이 있다면, 우리 게임에 그 핵심적인 요소가 다 담겨있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거예요. 제이콥이 칼리스토의 표면으로 나오는 레벨이 있는데요, 그 곳이 아주 춥다고 느껴지기를 바랐어요. 그래서 얼음 폭풍 같은 요소를 더했어요. 칼리스토에서 실제로 얼음 폭풍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어요. 하지만 그건 게임의 리얼함을 더하기 위해 추가한 요소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디자인된 리얼리즘이란 리얼하게 느껴지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지만, 실제보다 조금 더 리얼하게 느껴지는 것을 만든다는 걸 뜻하기도 하니까요.

크리스 님에게 크리에이티브함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영감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사실 크리에이티브함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 새로운 방식을 찾는 거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개발자 분들도 정말 많고,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며 자란 사람들도 많아요. 모든 것이 다 변했어요. 게임의 전반도 완전히 바뀌었고, 미디어도 바뀌었고, 호러 또한 변했어요. 그런 만큼 이 모든 것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최신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렇게 해야 요즘 사람들이 어떤 것을 원하고 무엇을 재미있어 하는지에 대한 감을 유지할 수 있어요. 예전에 생각하던 방식을 새로운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기도 하고요. 저는 우리 개발진이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만들면서 이런 노력을 많이 해왔다고 생각해요. 우리 개발자들이 오랫동안 지녀왔던 생각들을 돌아보고, 그것을 차세대 콘솔과 차세대 플레이어들의 문법에 맞도록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요. 다시 말해, 크리에이티브함을 유지하는 것 자체는 어려운 것이 아니예요. 하지만 전에 없던 방식으로 무언가를 해내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게 바로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칼리스토 프로토콜에 등장하는 여러 요소와 스토리 가운데 크리스 님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아, 이거 정말 곤란하네요. 마치 자녀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아이를 하나만 골라야 하는 것 같은 느낌이예요. 그럼에도 한 가지를 골라보자면, 아마 주인공 제이콥이 죽는 장면들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게임의 한 부분이고,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었기 때문이예요.

이 이야기를 하니 다시 옛날에 글렌 님과 데드 스페이스 만들던 시절이 생각이 나는데요, 어느 날 제가 자정 즈음 의자에 앉아 호러 영화를 보고 있었어요. 영화에 나오는 정신나간 것 같은 죽음의 장면을 다른 도구 없이 손으로 연출해보곤 했어요. 거의 20년이 지난 요즘도 그렇게 손으로 장면을 이리저리 연출해보곤 하지만, 이제는 제가 그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훨씬 더 많아졌어요. 그만큼 플레이어들을 몰입시킬 더 멋진 경험을 만들 수 있게 됐죠.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플레이하실 여러분 모두 명심하세요. 아마 정말 많이 게임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실 겁니다. 결코 쉬운 게임은 아니거든요.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통해 호러라는 장르의 게임에 처음으로 경험하게 될 초보 유저들이 게임플레이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팁을 하나 주신다면?

칼리스토 프로토콜 같은 게임을 최대한으로 즐기는 방법은 사실 여러분의 배짱이 얼마나 좋은가에 달려 있을 것 같은데요 (웃음). 만약 진정한 공포를 맛보고 싶으시다면 밤이 되기를 기다리세요. 자정 정도가 좋을 것 같아요. 때가 되면 집안의 전등을 다 끄고 헤드폰을 쓰세요. 자리를 잡고 앉아서 게임에 몰입할 준비를 하게요. 이제 여러분은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제대로 즐길 준비가 되셨습니다. 게임 속 여러분 주변에서 나는 모든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스스로를 방해하는 어떤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게임에 빠져들 수 있죠. 긴장하지 마시고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모쪼록 별 탈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고대하고 있을 전세계 호러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여러분이 전세계 어디에 계시더라도, 이것이야 말로 호러팬들을 위한 게임입니다. 여러분이 지금껏 본 가장 무서운 공포 영화를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여러분이 그 영화 속으로 들어가서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그것이 바로 저희가 여러분께 선사하고자 하는 경험입니다. 호러팬이시라면, 망설이지 말고 플레이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2022년 12월 2일 글로벌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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